▲햄버거집 주변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
김아연
오늘도 어린이집이 끝난 후 집에 곧장 가기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쇼핑몰에 방문해 햄버거 세트를 하나 시켰다. 한국처럼 아이를 의자에 억지로 앉히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로보카 폴리'를 일부러 틀어주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에게는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10분이 어른들의 한 시간처럼 긴 시간이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는 테이블 주변에 앉아 아이를 풀어 놓는다.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뛰어놀지만, 다른 테이블에 방해를 끼칠 염려가 없다. 땀을 쭉 흘리며 친구들과 놀던 아이가 식탁 위에 도착한 햄버거 세트를 보자 반갑게 뛰어온다.
"엄마, 나 이제 배고파요. 나도 감자튀김 먹을래!"
그제야 아이의 허리를 잡고 들어 유아 의자에 앉히고 식사를 시작한다. 누군가에게는 전쟁과 같은 아이와의 외식 시간. 이곳에서는 아무도 상처받지 않았고, 아무도 방해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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