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평소처럼 놀면서 자연스럽게 발달상태를 체크한다
김아연
어느 정기검진 날이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아이에게 장난감을 꺼내어주고 바닥에 놀게 하면서 담당 간호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늘 그랬듯 담당 간호사인 민나는 검진 때마다 단순히 아이의 건강상태만 체크하지 않고, 주양육자인 나의 정신건강까지도 늘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너의 기분은 어떠니?"
"친구는 사귀었니?"
가볍고 일상적인 질문이었다. 출산 후 모든 삶이 달라진 나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질문이었다. 어쩌면 한 아이가 건강한 양육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기도 했다.
네우볼라는 산모들의 산후 정신 건강을 위해서 필요 시 심리상담사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또, 핀란드인들 대부분 영어를 잘하지만 검진 및 상담 과정에서 통역이 필요한 경우에는 통역 서비스를 갖고 있어 전화나 출장 등으로 언어지원도 가능하다.
엄마가 되고 나선 아이를 낳은 친구에게 "축하해!"라는 말보다 "고생했어"라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아이에게만 관심을 갖고 안부를 먼저 묻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도 그 못지 않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다. '아이건강검진' 못지않게, '엄마검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핀란드 네우볼라의 세심한 시스템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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