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눈물리지샹 위안소 유적 진열관에 전시된 위안부 할머니의 마르지 않는 눈물, 아무리 닦아드려도 할머니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김종훈
살아남은 자들의 역할
1937년 12월 중국이 일본에 패한 뒤 난징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일본은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학살했고, 그 숫자가 30만 명에 이른다고 중국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일본은 보다 효과적인 전쟁을 위해 중국 전역에 위안소를 세웁니다. 그 숫자가 40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곳을 채운 위안부들은 나라를 잃은 소녀들. 나라를 잃었다는 이유로, 정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만 리를 끌려와 갖은 모욕을 당했습니다. 안타깝고 뼈아픈 역사입니다. 정부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 이런 참상이 벌어진 겁니다.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난징에서 패하자 급히 충칭으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버티기에도 급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임시정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창사로, 광저우로, 류저우로, 다시 치장을 거쳐 충칭으로 가게 됩니다.
그 후에 중요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일제가 패망하고 중국은 어떤 대처를 했습니까?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최대한 듣고, 시민들에게 '잊어선 안 된다'며 의무적으로 가르치고 강조합니다. 시민들은 이런 현장을 찾아 끊임없이 배우고 나눕니다.
반면 과거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위안부 관련 진열관 하나 없이, 소녀상 하나 세우는 것도 일본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2015년 12월에는 말도 안되는 협상안 들고와 할머니들을 모욕했습니다. 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된 날부터 현재까지 구 일본대사관 소녀상 옆에서 뜻있는 대학생들이 모여 2년 6개월이 넘도록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켜주지 않으니 학생들이 나서서 할머니들을 지키겠다고 나선 겁니다.
<How are you 임정> 취재팀이 가장 안타깝고 아쉬웠던 지점입니다. 감추고 없앤다고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아픈 기억일수록 더 기억하고 기록해야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는 겁니다. 할머니들의 시간이 얼마나 남지 않았다는 걸, 이대로 할머니들이 가버리면 다 끝 아니냐고 당시 정부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2017년 7월 6일 기준으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7명에 불과합니다. 불과 며칠 전 22세 때 고향 통영에서 필리핀 등으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했습니다. 할머니들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기억하려했고 우리는 잊으려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중국에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한 가지입니다. 고 김복득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1화] 대한민국이 시작된 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2화] 임시정부 기초 닦은 신규식, 세 번 자살 기도한 사연
[3화] 윤봉길 '폭탄 의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몇 가지 사실들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난징 리지샹 위안소 유적진열관 임정투어 정보 |
1. 찾아가는 법
난징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동시에 통과하는 대행궁(Daxinggong/大行宫)역 1번 출구로 나와야 한다. 출구를 나와 뒤를 돌면 100m 앞에 1935년 김구 선생과 장개석 총통이 회담했던 중앙반점(中央饭店/CENTRE HOTEL)이 있다. 그곳에 서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Bank of China'가 있고 그 골목길 끝에 리지샹 위안소 유적진열관이 있다.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에 박영심 할머니의 동상과 위안부할머니들의 사진을 모아놓은 벽면을 확인할 수 있다. 입장시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다. 여권을 미리 준비하자.
2. 구글지도 활용법
'南京喜相逢婚礼主题会馆'를 입력하면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김구 선생이 회담한 중앙반점(中央饭店)을 지도에 입력한 뒤 이동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두 곳이 바로 지척이다. 리지샹 위안소에 들어가면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중국 관리인이 나오는데, 앱을 통해 현장에서 한국어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3.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t1GZV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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