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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오늘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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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화 지갑 속에 신의 명함을 넣어두고

    [시로 읽는 오늘] 김재희 '세족'

    2026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김재희 시인의 신작 시가 공개됐다. 가자지구의 전쟁 참상을 담은 이 시는 총알이 스치는 먼지 속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시인은 "늙은 지도자여, 진실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고, 맨발로 눈 위를 걷는 소년의 발을 씻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피와 물이 스며든 자리마다 "주여, 사랑은 위대했습니다"라고 기도하며, 전쟁으로 죽어간 수많은 이들을 애도한다. 맹재범 시인은 추천글에서 자본과 이익을 위해 죽음을 교환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26.04.20 09:01 ㅣ 맹재범(hanjak1118)
  • 54화 이번 생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

    [시로 읽는 오늘] 안현미 '깊은 일'

    안현미 시인의 시 '깊은 일'은 상실 이후 삶을 견디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인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며 현재의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역설적으로 살아남으려는 결의를 보여준다. 오래 방치된 마음과 미움을 더 붙들지 않기로 하고, 혼자 밥 먹고 울고 죽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통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겠다고 각오한다. 우은주 시인은 추천글에서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지만 침묵해서는 안 되는" 경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는 이들 곁에 조용히 함께하는 시라고 평했다....
    26.04.16 09:00 ㅣ 우은주(hanjak1118)
  • 53화 아흔이 넘은 자식은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시로 읽는 오늘] 김주대 '백 년 동안 이어지는 전쟁'

    김주대 시인의 시집 '모든 흔들리는 눈망울 위에'에 수록된 시 '전쟁'은 일제강점기 징용 간 아버지를 91년째 기다리는 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산소호흡기를 끼고도 아버지를 기다리다 참을 수 없어 일본과의 전쟁에 돌입한 노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상흔이 얼마나 질기게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이지호 시인은 추천글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슬픔이 지속된다면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며, 전쟁은 피해자와 피해자만 낳는다고 강조했다....
    26.04.13 09:00 ㅣ 이지호(hanjak1118)
  • 52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만발한 '꽃밭'

    [시로 읽는 오늘] 이설야 '벽 속의 또다른 벽돌'

    이설야 시인의 '벽 속의 또다른 벽돌'은 경계를 넘어서는 일의 의미를 탐구한다. 한 손에 꽃을, 한 손에 죽은 물고기를 들고 벽을 미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시인은 물리적 이동을 넘어선 진정한 경계 넘기를 이야기한다. 우리 안에 쌓인 반목과 증오의 벽돌들을 발견하고, 납작하게 눌린 그림자의 시간을 수습하며, 각자의 얼굴을 깨는 고통스러운 과정. 김근 시인은 이것이 새로운 평화의 세계로 이행하는 길이며,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만발한 꽃밭을 열어젖히는 일이라고 평한다....
    26.04.09 09:01 ㅣ 김근(hanjak1118)
  • 51화 눈물도 마르는 사막을 기어가는 그 아이

    [시로 읽는 오늘] 문동만 '사탕과 꽃잎'

    문동만 시인이 DMZ 세계문학 페스타 평화기원제에서 낭송한 시 '사탕과 꽃잎'은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희생된 9살 소녀 파티메 자레를 추모한다. 시인은 76년 전 한국전쟁의 비극과 현재 전쟁 희생자들의 모습을 겹쳐 보며, "우리도 죽으며 태어나던 그 아이들"이었다고 고백한다. "덜 미워하고 더 사랑하기 위하여" 평화의 파편을 모으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전쟁의 참상 앞에서 연대와 애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6.04.06 09:03 ㅣ 정은기(hanjak1118)
  • 50화 우연히 물 한 모금 얻으러 들어간 집이었는데

    [시로 읽는 오늘] 김수열 '폐가'

    김수열 시인이 신작 시집 '날혼'에서 30년 전 제주 대천동 폐가에서 목격한 4·3의 상흔을 증언했다. 1980년대 해직 교사로 제주 곳곳을 다니며 문화운동을 하던 시인은 물을 얻으러 들어간 초가에서 마루 틈새마다 시퍼런 족대가 가득한 광경을 목격했다. 4·3 진상규명이 요원하고 제주도민들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던 시절, 시인은 문학으로 4·3을 증언하며 표현했다. 현택훈 시인은 추천글에서 특별법 제정과 유네스코 등재까지 이르는 과정에 이런 증언들이 있었다고 평했다....
    26.04.02 09:01 ㅣ 현택훈(hanjak1118)
  • 49화 누군가 발을 헛디뎌 얼굴을 잃어버렸다는 바위

    [시로 읽는 오늘] 장미도 '실족'

    시는 얼굴을 잃어버린 바위, 파도, 따개비, 그리고 사라진 봉돌을 통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박규현 시인은 추천글에서 "가라앉으면서 차오르는 생각"을 그만두지 않는 시적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수평선 너머 닿지 않는 곳들, 사라진 것들의 무게를 감각적 언어로 포착한 작품이다....
    26.03.30 09:02 ㅣ 박규현(hanjak1118)
  • 48화 엄마가 아빠에게 죽도록 얻어맞던 날

    [시로 읽는 오늘] 문경수 '승희 미용실'

    문경수 시인의 시 '미용실'은 가정폭력 속에서 동네 미용실이 엄마의 대피처가 되었던 기억을 그린다. 아빠에게 국수 그릇을 뒤집어쓴 엄마는 미용실로 향하고, 소년은 식칼을 쥐고 아빠가 쫓아가지 못하게 길목을 지킨다. 미용실은 머리에 뒤엉킨 국수 가락을 풀어내고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는 안식처였다. 정미주 시인은 "24시간 편의점보다 가까운 곳에 우리를 지켜주던 미용실이 거기 있었다"며 추천했다....
    26.03.26 06:50 ㅣ 정미주(hanjak1118)
  • 47화 풀숲에서 오줌을 누다가... 뱀이 나갔다

    [시로 읽는 오늘] 장유정 '뱀이 나갔다'

    장유정 시인의 '뱀이 나갔다'는 풀숲에서 오줌 누다 사타구니로 빠져나간 뱀의 이미지를 통해 상실된 원초적 생명력을 그린다. 뱀이 나간 후 뼈마디가 쑤시고 몸속 허물이 꿈틀거리는 화자는 안마사의 손끝으로 뱀을 다시 불러들이고 싶어 한다. 단정한 질서 이면에서 꿈틀대던 날것의 에너지가 사라지면서 느끼는 결핍과 무기력, 그리고 산책길에서 다시 만난 뱀을 통해 야성을 되찾고자 하는 간절한 충동을 서늘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26.03.23 09:21 ㅣ 정은기(hanjak1118)
  • 46화 왜 통조림 공장에는 의자가 없을까

    [시로 읽는 오늘] 허유미 '소라 통조림 공장'

    어머니의 소라 채취와 언니의 공장 노동을 통해 노동하는 삶의 고통과 희망을 그린 시. 의자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니는 물소리를 리듬 삼아 노래를 남기고, 어머니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건져낸다. 바다와 공장, 낮과 밤의 이미지가 겹치며 노동의 의미를 깊게 드러낸다....
    26.03.19 09:03 ㅣ 우은주(hanjak1118)
  • 45화 소쇄원의 바람 소리가 배어 있는 글

    [시로 읽는 오늘] 고재종 '저문 바람의 노래'

    시집 '독각'에 수록된 고재종의 시 '저문 바람의 노래'는 저물녘의 바람, 노을빛, 휘파람소리 등 소박한 사물들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것들의 세계를 노래한다. 관조적 순간을 향유하는 시인의 존재의 평온이 드러나며, 코로의 풍경화처럼 탁 트인 느낌의 풍경의 음악을 선사한다....
    26.03.16 09:03 ㅣ 이병일(hanjak1118)
  • 44화 어떤 깊은 어둠 속에서도

    [시로 읽는 오늘] 이영주 '작업반장'

    이영주 시인의 시는 하수구 깊숙한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인간의 멸종을 바라며 바닥에 누운 화자보다 더 낮은 곳에서 전기 건설 기사가 떨어뜨린 플래시를 찾으며 작업을 이어간다. 그는 사해의 소금을 먹고 녹슨 철판 위에서도 죽지 않은 사람으로, 어둠 속에서 전선을 이어 인간들에게 빛을 제공한다. 시인은 가장 낮은 곳에서의 헌신이 어떤 깊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꺼지지 않게 한다는 진리를 담아낸다....
    26.03.12 09:01 ㅣ 배수연(hanjak1118)
  • 43화 동굴 속 같은 시간을 함께 지나오지 않았다면

    [시로 읽는 오늘] 김정환 '도미 대가리 매운탕'

    아내가 끓여놓고 간 도미 대가리 매운탕을 혼자 먹는 화자의 상상력은 백악기까지 이른다. 음식을 먹는 행위를 통해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며, 아내와 함께한 세월의 무게를 지질 연대의 뼈에 비유한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커다란 사랑과 그리움의 크기를 표현한 시....
    26.03.09 09:49 ㅣ 김근(hanjak1118)
  • 42화 살아가는 일이 사랑하는 일과 멀지 않아서

    [시로 읽는 오늘] 박광배 '오솔길'

    박광배 시인의 시 "바람이 다니는 길"은 자연의 모든 것들이 함께 걷는 삶을 그린다. 바람, 풀씨, 나무, 들꽃, 벌, 나비, 산새, 다람쥐, 노루, 돼지 등 모든 생명이 하나의 길 위에서 살아간다. 엄마와 막내가 강낭콩을 까는 오두막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살아가는 일 자체이며, 그것이 곧 사랑하는 일임을 보여준다....
    26.03.05 09:10 ㅣ 맹재범(hanjak1118)
  • 41화 그 끝에서 봄은 새 아침을 데리고 올 것

    [시로 읽는 오늘] 박인하 '들어 봐요'

    박인하 시인의 신작 시는 당신이 사랑했던 마을 그린칭에서 비 내리는 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낡고 병든 화자의 마음은 빗소리라는 '대지의 음악'을 통해 생명의 기척을 느낀다. 응답 없는 부재 속에서도 봄의 알람처럼 울려 퍼지는 빗소리는 새 아침을 예감하게 하며, 조용히 끌어안은 작은 희망을 전한다....
    26.03.02 17:12 ㅣ 백애송(hanjak1118)
  • 40화 먹고살기 위해 목숨을 건다

    [시로 읽는 오늘] 손석호 '스파이더맨'

    시인 손석호의 신작 시집 <스파이더맨>에 수록된 시는 십 년 만에 만난 형의 변화를 통해 생계를 위해 위험한 일을 감수하는 현대인의 삶을 표현한다. 거미줄에 갇힌 잠자리와 줄을 타고 도망치는 거미의 이미지로 생존의 처절함과 필연성을 드러낸다....
    26.02.26 09:01 ㅣ 문경수(hanjak1118)
  • 39화 여전히 알 수 없는 벼라별 것들 천지

    [시로 읽는 오늘] 고명자 '벼라별 것들은 정말 별이 되었다'

    고명자 시인의 시집 '나무 되기 연습'에 수록된 작품으로, 집시와 유령, 철거된 공가들을 통해 집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표현한다. 묘지에서 태어나 별자리로 옮겨 앉는 유령 같은 삶, 붉은 엑스 마크로 지워지는 것들, 그리고 밤하늘 아래 울음을 터뜨리는 집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명상적 시편이다....
    26.02.23 09:00 ㅣ 신준영 (hanjak1118)
  • 38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농락당하기엔

    [시로 읽는 오늘] 이은규 '터키 아이스크림'

    이은규 시인의 시 '밀고 당김'은 반복되는 밀고 당김의 움직임을 통해 세계와 자신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삶을 표현한다. 시인은 온 힘을 다해 하찮아지는 순간, 고요하게 치열해지는 정신에 대해 성찰하며, 세계를 향해 몸을 던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반복 속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이 '쫀득하게 완성된' 자신임을 깨닫게 한다....
    26.02.19 09:20 ㅣ 연정모(hanjak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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