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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오늘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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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화 멸종의 목록이 적힌 달력이 있다

    [시로 읽는 오늘] 이지호 '멸종 달력'

    이지호 시인의 '멸종의 목록이 적힌 달력이 있다'는 사라지는 동식물과 인간의 위기를 담은 작품이다. 광릉요강꽃, 동물원 곰 등 멸종 위기 생명들의 모습을 통해 빼앗긴 서식지와 파괴된 생태계를 그린다. 시인은 "씨앗은 먼 미래이고 꽃은 멸종의 이름으로 만개"했다며, 이상 기후와 서식지 파괴 앞에서 인간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을 "생일이 없는 두발짐승"으로 표현한다. 정미주 시인은 추천글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텅 빈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 평했다....
    26.05.14 11:36 ㅣ 정미주(hanjak1118)
  • 61화 해마다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시로 읽는 오늘] 변윤제 '5월'

    시인 변윤제가 신작 시집 '반국가세력'에서 5.18 광주를 산목련에 비유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기억한다. 1980년 5월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지만, 시인은 "5월의 살과 피와 꽃잎에 속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캄캄하다와 환하다가 동시에 말이 되는 꽃나무숲"의 감각으로 5월을 호명하며, "달래주는 사람의 곁을 달래주는 사람"이 되어 광주의 아픔을 함께 감당하려 한다. 김근 시인은 추천글에서 5월이 참상을 겪은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의미로 되새길 때 완성되어간다고 평했다....
    26.05.11 09:02 ㅣ 김근 (hanjak1118)
  • 60화 느가부지 술 당궈 줄라고 따지

    [시로 읽는 오늘] 정동철 '엄마는 꽃등을 달고 - 모롱지 설화·23'

    정동철 시인의 시 '꽃찰메'는 봄날 진달래를 따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다. 술 많이 먹는다고 잔소리하던 엄마가 해 질 녘까지 꽃을 따서 남편을 위해 두견주를 담그던 헌신적 사랑이 담겨 있다. 전남 방언 '꽃찰메'는 산모퉁이를 뜻하는 모롱이를 말하며, 황방산 아래 서곡마을의 정겨운 풍경이 설화처럼 펼쳐진다. 이지호 시인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며, 진달래꽃처럼 화사한 엄마들의 사랑을 떠올린다....
    26.05.07 09:00 ㅣ 이지호(hanjak1118)
  • 59화 엄마는 막냇동생을 뼈다귀 사 오라 보냈다

    [시로 읽는 오늘] 김안녕 '뼈 심부름'

    김안녕 시인의 시 '대신'은 초등학교 5학년 막내가 아픈 엄마를 위해 뼈다귀를 사러 가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았다. 140cm도 안 되는 아이가 노란 양동이를 들고 휘청거리며 심부름을 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삶에는 저마다 병이 있고 누군가를 대신해 고통을 짊어지는 사람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시인은 "나는 누구의 대신일까"라고 묻으며, 핏물 머금은 뼈다귀처럼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 짊어진 삶의 의미를 성찰한다....
    26.05.04 09:01 ㅣ 이병일(hanjak1118)
  • 58화 아직은 밤의 개가 짖는 시간

    [시로 읽는 오늘] 신준영 '소리의 장례'

    신준영 시인의 '귀는 소리들의 장지'는 소리가 단순히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축적되며 불안과 고통을 불러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벌들이 귓속에 불을 지르고, 밤의 개가 짖는 분열의 시간 속에서 시인은 납작해진 마음으로 변방의 소리를 마주한다. 특히 "발각될 수 없는 말들로 귀를 앓는다"는 표현은 말하지 못한 것일수록 더 깊은 통증으로 남는다는 것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2020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신준영 시인의 시집 '나는 불이었고 한숨이었다'에 수록된 작품이다....
    26.04.30 09:00 ㅣ 백애송 (hanjak1118)
  • 57화 악마들이 검은 피로 쓴 그 "많은 헛소리들"

    [시로 읽는 오늘] 김해자 '검은 눈물'

    김해자 시인이 계간 웹진 '평등과 공정' 4호에 발표한 시 '무덤학교'는 전쟁으로 희생된 아이들의 참상을 그린다. "날마다 자라요 갓 태어난 무덤들은"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폭탄이 터질 때마다 환해지는 무덤, 교실이 된 공동묘지, 비닐가방에 담겨 김밥처럼 싸여진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설야 시인은 추천글에서 "지도 위로 번져 나오는 검은 피"를 밟고 가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평화라는 단어가 거대한 호흡기를 매단 채 숨을 헐떡이고 있다고 평했다....
    26.04.27 09:02 ㅣ 이설야(hanjak1118)
  • 56화 장군들은 사라지고 좋은 날은 왔다지만

    [시로 읽는 오늘] 정지민 '동원탄좌에서 불어온 검은 바람'

    정지민 시인의 시 '사북'은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동원탄좌 사북영업소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노동항쟁을 다룬다. 작업복을 입은 비구들이 철로 위에 줄지어 눕던 날, 아홉 살 소녀의 가슴에 '분노의 화석'이 새겨졌다. 46년이 지난 지금, 90개 시민단체는 청와대에 사북사건의 국가 사과를 요청했다. 장군들은 사라지고 좋은 날이 왔다지만, 시인은 말한다. 싸움은 오늘도 진행 중이라고....
    26.04.23 09:00 ㅣ 신준영(hanjak1118)
  • 55화 지갑 속에 신의 명함을 넣어두고

    [시로 읽는 오늘] 김재희 '세족'

    2026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한 김재희 시인의 신작 시가 공개됐다. 가자지구의 전쟁 참상을 담은 이 시는 총알이 스치는 먼지 속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시인은 "늙은 지도자여, 진실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고, 맨발로 눈 위를 걷는 소년의 발을 씻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피와 물이 스며든 자리마다 "주여, 사랑은 위대했습니다"라고 기도하며, 전쟁으로 죽어간 수많은 이들을 애도한다. 맹재범 시인은 추천글에서 자본과 이익을 위해 죽음을 교환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26.04.20 09:01 ㅣ 맹재범(hanjak1118)
  • 54화 이번 생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

    [시로 읽는 오늘] 안현미 '깊은 일'

    안현미 시인의 시 '깊은 일'은 상실 이후 삶을 견디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인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며 현재의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역설적으로 살아남으려는 결의를 보여준다. 오래 방치된 마음과 미움을 더 붙들지 않기로 하고, 혼자 밥 먹고 울고 죽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통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겠다고 각오한다. 우은주 시인은 추천글에서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지만 침묵해서는 안 되는" 경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는 이들 곁에 조용히 함께하는 시라고 평했다....
    26.04.16 09:00 ㅣ 우은주(hanjak1118)
  • 53화 아흔이 넘은 자식은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시로 읽는 오늘] 김주대 '백 년 동안 이어지는 전쟁'

    김주대 시인의 시집 '모든 흔들리는 눈망울 위에'에 수록된 시 '전쟁'은 일제강점기 징용 간 아버지를 91년째 기다리는 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산소호흡기를 끼고도 아버지를 기다리다 참을 수 없어 일본과의 전쟁에 돌입한 노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상흔이 얼마나 질기게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이지호 시인은 추천글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슬픔이 지속된다면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며, 전쟁은 피해자와 피해자만 낳는다고 강조했다....
    26.04.13 09:00 ㅣ 이지호(hanjak1118)
  • 52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만발한 '꽃밭'

    [시로 읽는 오늘] 이설야 '벽 속의 또다른 벽돌'

    이설야 시인의 '벽 속의 또다른 벽돌'은 경계를 넘어서는 일의 의미를 탐구한다. 한 손에 꽃을, 한 손에 죽은 물고기를 들고 벽을 미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시인은 물리적 이동을 넘어선 진정한 경계 넘기를 이야기한다. 우리 안에 쌓인 반목과 증오의 벽돌들을 발견하고, 납작하게 눌린 그림자의 시간을 수습하며, 각자의 얼굴을 깨는 고통스러운 과정. 김근 시인은 이것이 새로운 평화의 세계로 이행하는 길이며, 한번도 가보지 못한 만발한 꽃밭을 열어젖히는 일이라고 평한다....
    26.04.09 09:01 ㅣ 김근(hanjak1118)
  • 51화 눈물도 마르는 사막을 기어가는 그 아이

    [시로 읽는 오늘] 문동만 '사탕과 꽃잎'

    문동만 시인이 DMZ 세계문학 페스타 평화기원제에서 낭송한 시 '사탕과 꽃잎'은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희생된 9살 소녀 파티메 자레를 추모한다. 시인은 76년 전 한국전쟁의 비극과 현재 전쟁 희생자들의 모습을 겹쳐 보며, "우리도 죽으며 태어나던 그 아이들"이었다고 고백한다. "덜 미워하고 더 사랑하기 위하여" 평화의 파편을 모으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전쟁의 참상 앞에서 연대와 애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6.04.06 09:03 ㅣ 정은기(hanjak1118)
  • 50화 우연히 물 한 모금 얻으러 들어간 집이었는데

    [시로 읽는 오늘] 김수열 '폐가'

    김수열 시인이 신작 시집 '날혼'에서 30년 전 제주 대천동 폐가에서 목격한 4·3의 상흔을 증언했다. 1980년대 해직 교사로 제주 곳곳을 다니며 문화운동을 하던 시인은 물을 얻으러 들어간 초가에서 마루 틈새마다 시퍼런 족대가 가득한 광경을 목격했다. 4·3 진상규명이 요원하고 제주도민들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던 시절, 시인은 문학으로 4·3을 증언하며 표현했다. 현택훈 시인은 추천글에서 특별법 제정과 유네스코 등재까지 이르는 과정에 이런 증언들이 있었다고 평했다....
    26.04.02 09:01 ㅣ 현택훈(hanjak1118)
  • 49화 누군가 발을 헛디뎌 얼굴을 잃어버렸다는 바위

    [시로 읽는 오늘] 장미도 '실족'

    시는 얼굴을 잃어버린 바위, 파도, 따개비, 그리고 사라진 봉돌을 통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박규현 시인은 추천글에서 "가라앉으면서 차오르는 생각"을 그만두지 않는 시적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수평선 너머 닿지 않는 곳들, 사라진 것들의 무게를 감각적 언어로 포착한 작품이다....
    26.03.30 09:02 ㅣ 박규현(hanjak1118)
  • 48화 엄마가 아빠에게 죽도록 얻어맞던 날

    [시로 읽는 오늘] 문경수 '승희 미용실'

    문경수 시인의 시 '미용실'은 가정폭력 속에서 동네 미용실이 엄마의 대피처가 되었던 기억을 그린다. 아빠에게 국수 그릇을 뒤집어쓴 엄마는 미용실로 향하고, 소년은 식칼을 쥐고 아빠가 쫓아가지 못하게 길목을 지킨다. 미용실은 머리에 뒤엉킨 국수 가락을 풀어내고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는 안식처였다. 정미주 시인은 "24시간 편의점보다 가까운 곳에 우리를 지켜주던 미용실이 거기 있었다"며 추천했다....
    26.03.26 06:50 ㅣ 정미주(hanjak1118)
  • 47화 풀숲에서 오줌을 누다가... 뱀이 나갔다

    [시로 읽는 오늘] 장유정 '뱀이 나갔다'

    장유정 시인의 '뱀이 나갔다'는 풀숲에서 오줌 누다 사타구니로 빠져나간 뱀의 이미지를 통해 상실된 원초적 생명력을 그린다. 뱀이 나간 후 뼈마디가 쑤시고 몸속 허물이 꿈틀거리는 화자는 안마사의 손끝으로 뱀을 다시 불러들이고 싶어 한다. 단정한 질서 이면에서 꿈틀대던 날것의 에너지가 사라지면서 느끼는 결핍과 무기력, 그리고 산책길에서 다시 만난 뱀을 통해 야성을 되찾고자 하는 간절한 충동을 서늘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26.03.23 09:21 ㅣ 정은기(hanjak1118)
  • 46화 왜 통조림 공장에는 의자가 없을까

    [시로 읽는 오늘] 허유미 '소라 통조림 공장'

    어머니의 소라 채취와 언니의 공장 노동을 통해 노동하는 삶의 고통과 희망을 그린 시. 의자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니는 물소리를 리듬 삼아 노래를 남기고, 어머니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건져낸다. 바다와 공장, 낮과 밤의 이미지가 겹치며 노동의 의미를 깊게 드러낸다....
    26.03.19 09:03 ㅣ 우은주(hanjak1118)
  • 45화 소쇄원의 바람 소리가 배어 있는 글

    [시로 읽는 오늘] 고재종 '저문 바람의 노래'

    시집 '독각'에 수록된 고재종의 시 '저문 바람의 노래'는 저물녘의 바람, 노을빛, 휘파람소리 등 소박한 사물들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것들의 세계를 노래한다. 관조적 순간을 향유하는 시인의 존재의 평온이 드러나며, 코로의 풍경화처럼 탁 트인 느낌의 풍경의 음악을 선사한다....
    26.03.16 09:03 ㅣ 이병일(hanjak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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