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포토] “또 신규원전? 핵발전추진부 장관 해임하라” ⓒ 김보성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난타전을 하더라도 따로 헤어져 싸우지 말고 모여서 논쟁하게 하라."
신규 원전을 둘러싼 갈등을 놓고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같이 주문했지만, 불과 일주일만인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탈원전 이탈' 논란이 인다.
윤석열 정부 시기 확정한 이 계획에는 앞으로 2.8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대형 원전 2기, 0.7GW 규모의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 반영돼 있다.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김 장관은 이재명 임기 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이를 이어가겠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7일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2개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민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기후부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1월 12일~16일, ARS방식, 국민 3024명 대상)에서는 각각 89.5%, 82%의 응답자가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11차 전기본상 신규 원전 추진에 대해서도 69.6%(한국갤럽), 61.9%(리얼미터)가 계속 추진에 손을 들었다.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은 각각 22.5%, 30.8%에 불과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발전을 고려할 때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진보정당, 시민사회, 환경단체 등은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2호기 연장과 마찬가지로 '핵 발전 확대 정책'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용주의로 포장해 이재명 정부도 결국은 윤석열표 친원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앞서 12.3 내란으로 물러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공론화를 통한 탈원전 방침을 뒤집고 '원전 부흥'을 내걸었다.
27일 수도권인 서울을 비롯해 원전 밀집 지역인 부산, 울산, 경주, 등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김 장관을 핵발전추진부 장관으로 부를 정도로 발언의 강도가 거셌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등은 "진정 탈탄소 녹색문명 사회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기후부를 핵발전추진부로 전락시킨 김 장관을 해임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서울 한복판에 원전을 짓겠다고 했다면, 이런 결정이 나왔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박상현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용인에 전기가 필요한데 그럼 용인에 핵발전소를 지을 수 있나? 핵발전소 밀집에 따라 핵사고의 위험성이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라고 규탄했다.
"위험을 지방에, 약자에게 떠넘기는 전환은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핵발전으로 절대 해결될 수 없다. 핵발전(필요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우리는 거부한다." -노동해방 마중 남영란 활동가
이재명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방침에 박상현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이 27일 부산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김보성
부산의 수십 개 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27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신규 원전 건설 반대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보성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 설계수명이 다해 영구 정지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와 재가동을 위해 계속운전 절차를 밟고 있는 고리2호기의 모습. 부산은 세계적으로도 원전이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 중 하나다. ⓒ 김보성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설계수명이 다해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와 계속운전 절차를 밟고 있는 2호기, 그 옆으로 3·4호기의 모습이 보인다. 원전 지역에선 수도권이 대부분의 전력을 사용하면서 정작 지방으로 핵사고 위험과 문제를 떠넘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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