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포토] "전두환 유골 오면 온몸으로 막겠다"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유족들 파주 안장 희망 밝혀... 파주 시민단체들 반대

등록23.11.30 14:11 수정 23.11.30 14:11 권우성(kws21)

[오마이포토] ⓒ 권우성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겨레하나 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 파주지부,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등 파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파주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장소이자,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그 의미가 파주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다.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탄압, 남북대결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며 "만약 유족이 유골함을 들고 올 경우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겨레하나 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 파주지부,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등 파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겨레하나 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 파주지부,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등 파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겨레하나 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 파주지부,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파주노동희망센터 등 파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기자회견문]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

지난 11월 23일은 전두환이 사망한 지 2년이 지난 날이었다. 죽어서도 유골조차 묻힐 곳을 찾지 못했던 그 유가족들이 최근 언론을 통해 파주 장산리에 안장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전두환의 유골함은 2년째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되어 있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파주땅에 묻히고 싶다고 하는 이유는 전두환의 생전 유언이 있어서라고 한다. 회고록에서 "저 반민족적·반역사적·반문명적 집단인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이다. 그날이 가까왔음을 느낀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이 바라다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파주 시민들은 전두환과 그 유가족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전두환이 문명적이고, 역사적이었으며, 통일을 간절히 바라던 인물이었던가? 전두환은 1979년 12.12 쿠데타의 명분으로 '북한의 남침 위협'을 이유로 삼았고, 뒤이어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의 무장 진압도 정당화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민주화운동으로 정권의 입지가 좁아지던 1986년 10월 '북한 수공설'로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남북 대결을 정권 유지 수단으로 악용했다.

우리 파주 시민들은 지난 70여년 동안 분단의 아픔이 극복되고, 남북 화해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을 뜨겁게 환영해 왔다. 특히 파주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 땅 개성이 내려다 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장소이자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그 의미가 파주 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다.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탄압' '남북대결'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 더 나아가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고 선언한다.

이미 장산리 주민들은 "학살범 전두환 여기 오지마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정 국회의원도 "단식을 해서라도 막겠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 전두한 유골의 파주 장산리 매장을 반드시 막아내자. 

파주시장에게 요구한다.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전두환의 파주 매장에 결코 동의해서는 안된다. 지금 당장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1사단에 요구한다. 국민을 지키지 않았던 군부독재라는 오명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전두한의 파주 매장에 결코 동의해서는 안된다. 지금 당장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파주 장산리는 '평화누리길 8코스'로 평소 많은 시민들이 걷고 쉬는 공간이다. 결코 그 어떤 개인의 것도 아니며 역사적·평화적 공간이다. 파주시민사회단체들은 40만 파주 시민과 평화의 땅 장산리를 죽은 전두환으로부터 반드시 지켜낼 것을 약속한다.

2023년 11월 30일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반대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겨레하나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고양파주지부, 민주노총고양파주지부, 예술평화씨알사회적협동조합, 진보당파주지역위원회, 파주노동희망센터, 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파주DMZ에코뮤지엄연구모임, DMZ생물다양성연구소, DMZ생태평화학교,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이상 11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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