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06 17:32최종 업데이트 25.08.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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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5일부터 인터넷에 확산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관련 허위정보. 실제 한 달 치가 아닌 소급분을 포함한 5개월 치 급여였다. ⓒ 스레드


"매달 530만 원 받는 기초수급자(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통장"이라는 허위 정보가 최근 다시 확산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5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처음 퍼질 때부터 허위 조작 정보라는 의심을 받았는데 , 최근 이른바 '짤' 형태로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5년 1월 한 수급자 통장에 입금된 'OO구 생계급여 3,617,890원'과 'OO구 주거급여 1,716,000원'(합계 5,333,890원) 내역을 갈무리한 화면이 근거로 활용되고 있고, 심지어 그 당사자가 '자녀가 4명인 미혼모'라는 주장도 확산했다.

담당 구청 "530만 원은 한 달치 급여 아닌 몇 개월 치 소급분 합산 금액"

<오마이뉴스>가 6일 서울시 OO구청에 직접 확인했더니, 530만 원이 입금된 통장 내역은 사실이었지만, 한 달 치 급여가 아닌 몇 개월 치 소급분이 합산된 금액이었다.


해당 구청 기초생활보장 업무 담당자는 "소급분을 포함해 정상적으로 지급된 것"이라면서 "입금액만 맞고, 한 달에 그렇게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미혼모 포함 5인 가구 등) 나머지 내용은 모두 허위 정보"라고 밝혔다.

생계급여나 주거급여 대상자가 거주지 주민센터 등에 처음 신청하면 심사하는 데 1~3개월 정도 걸리고, 수급권자로 선정되면 신청일 기준으로 심사 기간까지 포함한 몇 개월 치 급여가 첫 달에 한꺼번에 입금된다.

다만, 해당 구청 담당자는 그 수급자가 몇 인 가구인지, 몇 개월 치 소급분이 합산된 것인지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며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수급자 "5개월 치 한꺼번에 받았는데, 매달 받는 것처럼 왜곡"... 5인 가구 아닌 1인 가구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지난 2월 5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기초생활수급자' 마이너 갤러리에 해당 통장 내역을 처음 올린 A씨는 당시 "그거 5개월 치를 한꺼번에 받은 것"이라면서 "정확히는 3개월 20일 걸렸는데 양쪽 달에 걸쳐서 5달 치 받은 거. 실제로는 생계·주거 합쳐서 월 106만 원 꼴인데 마치 매달 저 금액을 받는 것처럼 왜곡해서 퍼 나름"이라고 밝혔다.

실제 A씨 증언이 맞다면, 2024년 9월에 1인 가구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신청해 1월에 5개월 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생계급여는 2024년 9~12월(2024년 1인 가구 기준 월 71만 3천 원) 4개월 치 소급분 285만 2천 원과 2025년 1월분(2025년 1인 가구 기준 월 76만 5천 원)을 합쳐 약 361만 7천 원이다. 주거급여는 1급지인 서울 기준 2024년 9~12월(2024년 1인 가구 기준 월 34만 1천 원) 4개월 치 소급분 136만 4천 원과 올해 1월분(2025년 1인 가구 기준 35만 2천 원)을 합쳐 171만 6천 원으로 통장 내역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2025년도 생계급여 최저보장수준 및 선정기준(자료 : 보건복지부, '2025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 안내') ⓒ 보건복지부

2025년도 주거급여 최저보장수준에 따른 기준임대료(자료, 국토교통부 '2025년 주거급여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 ⓒ 국토교통부


그런데 허위 정보 최초 유포자로 추정되는 B씨는 지난 2월 5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A씨의 통장 내역만 옮긴 뒤 마치 한 달에 530만 원을 받는 것처럼 왜곡했다. 5인 가구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다른 스레드 이용자가 해당 게시글에 "5인 가구에 미혼모, 애 4명이라네요. 애 넷에 기초수급자면 저 정도 나옵니다"라는 허위 댓글을 달았는데, 이를 기정사실처럼 만들었다.

생계급여는 소득인정금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2%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에게 급여 기준에서 소득인정액을 차감한 뒤 지급한다. 5인 가구 수급자가 소득인정액 없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는 월 227만 원 정도(2025년도 기준)이고, 1급지로 분류되는 서울시 주거급여 56만 4천 원을 합쳐도 월 283만 원 정도다.

직접 사실 확인 나선 누리꾼, '자정 작용'에 한몫

한 현직 의사도 지난달 30일 자신의 X 계정에 "월액이 아닌 분기 합계를 월로 착각했거나, 다양한 수당을 모두 합쳐 기초급여인 양 포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혹은 아예 조작된 이미지일 수도 있다"라면서 "실제 미혼모 2인 가구가 받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는 서울 기준 165만 원 내외, 4인 가구도 250만 원 선"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허위 정보를 바로잡으려는 일부 누리꾼의 자정 노력도 활발하다. 허위 정보가 확산하면 복지 정책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켜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어서다.

에펨코리아 이용자도 지난 2월 5일 허위 정보 최초 유포 당시 A씨가 처음 올린 원문을 직접 확인해 B씨가 올린 짤 내용이 거짓임을 조목조목 반박했고, 그 뒤 해당 커뮤니티에서 퍼졌던 허위 정보 게시물이 대부분 사라졌다.

최근에도 "현직 복지대상자 책정하는 일 합니다"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7월 31일 '사커라인' 게시판에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기준표를 근거로 짤 내용을 사실 확인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한 달에 530만 원 받는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5.02.05
  • 출처
    스레드 계정 및 다수 인터넷 커뮤니티출처링크
  • 근거자료
    보건복지부, 2025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안내자료링크 국토교통부 고시, 2025년 주거급여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자료링크 서울시 OO구청 기초생활보장 업무 담당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5.8.6.)자료링크 찾기쉬운 생활법률정보, 기초생활보장 - 생계급여 대상 및 지급(법제처)자료링크 찾기쉬운 생활법률정보, 기초생활보장 - 주거급여 대상 및 지급(법제처)자료링크 Angina Pectoris(@yeoulabba) X계정 게시글(2025.7.30.)자료링크 사커라인 게시글, '현직 복지대상자 책정하는 일 합니다. 실베 기초수급 533만원 팩트'(2025.7.31.)자료링크 에펨코리아 게시글, '포텐간 기초수급자 530만원에 대한 이야기 (+정보)'(2025.2.5.)자료링크 디시인사이드 기초생활수급자 마이너 갤러리 게시글 댓글(2025.2.5.)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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