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심규상
이곳은 명품마을로 알려지며 방송 3사와 수많은 언론이 '꼭 가봐야 할 힐링 명품마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여수시 역시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정작 방문객과 주민들이 곡예운전을 감수해야 하는 1.4km 진입로의 아찔한 위험이 외면받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외지 사람들이 멋모르고 들어왔다가 후진도 못 하고 차 안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라며 "추락을 막아줄 가드레일 하나 없이 플라스틱 봉 몇 개 세워둔 게 전부라 특히 밤길이나 빗길에는 주민들도 다니기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어 "명품마을이라고 소문만 내면 뭐 하나. 큰 사고라도 나야 도로를 넓히고 가드레일을 설치해 줄 거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사고나 응급환자 발생 시도 우려된다. 폭 3m의 비좁은 진입로는 대형 소방차가 진입하기조차 어렵고, 구급차 역시 진입하더라도 맞은편 차량을 만나면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날릴 수밖에 없다. 마을 주민의 기본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은 여수시의 극심한 예산 투입 불균형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여수시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9.5~11.4)와 관련 순수 박람회 사업비만 700억 원대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이중 정작 매일같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동고지 명품마을 진입로의 확장 및 가드레일 등 안전 시설물 설치 예산은 '0원'으로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청 섬발전지원과 도서개발팀 관계자는 "우선 위험도가 매우 높은 구간에 한해 교행이 가능하도록 정비하는 공사를 위한 설계를 진행 중"이라며 "대략 9곳 300미터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토지소유주 동의절차가 필요해 소유주 동의가 있을 경우 내년 사업으로 추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수시청 도로과 관계자는 "해당 마을 진입로는 법정도로가 아니여서 섬발전지원과 도서개발팀을 통한 부분 정비 외에 전 구간에 대한 도로확장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굽은 길에서 맞은 편에서 오는 다른 승용차와 마주칠 경우 진퇴양난이다. 차를 피할 수 있는 비상 교행지가 뒤쪽에 있긴 했으나 100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데다, 백미러만 보며 비좁고 꼬불꼬불한 낭떠러지 길을 후진해 돌아가는 것은 양쪽 모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운전’이었기 때문이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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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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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울먹이는 관광객..." 목숨 걸고 가야하는 여수 '힐링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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