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 스위치> 표지
한국경제신문
최영석 저자가 <킬 스위치>에서 파헤친 테슬라의 정보 독점과 과장 광고의 행태는 비단 미국과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진행형으로 전 세계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FSD 승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과장한 자체 통계를 네덜란드 도로교통청(RDW)과 스웨덴 등 유럽 규제기관에 제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머스크와 테슬라 경영진은 FSD가 인간 운전자보다 최대 10배 안전하다고 주장했으나, 독립적인 교통안전 연구자들과 유럽 교통안전위원회(ETSC) 등은 이 통계가 심각하게 왜곡된 부적절한 비교의 산물이라고 비판한다.
테슬라는 FSD 사용 차량의 사고율을 계산할 때 에어백이 전개된 심각한 사고만 집계한 반면, 비교 대상으로 삼은 미국 전체 차량 사고 통계에는 경미한 접촉 사고까지 포함했다. 나아가 미국 도로를 달리는 평균적인 노후 차량과 최신 충돌 방지 시스템을 갖춘 테슬라 차량을 단순 비교하고, 미국 내 모든 교통수단이 FSD를 장착한 테슬라로 교체된다는 비현실적 전제를 깔아 안전 효과를 천문학적으로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극우 정당 우호 태도로 인한 유럽 내 브랜드 이미지 타격, 그리고 급부상하는 중국 전기차 공세 속에서 유럽 시장 판매 회복의 돌파구로 FSD 승인을 노리는 테슬라가, 기술적 검증과 투명한 데이터 공개 대신 허술하고 왜곡된 통계를 무기로 규제 장벽을 넘으려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황은 <킬 스위치>가 고발한 기업 탐욕의 본질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RDW는 이러한 자체 홍보 통계가 승인 판단의 근거가 아니었으며, 실제 승인은 독립적인 도로시험과 자체 검증을 토대로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자율주행 시대의 올바른 기준 세우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발한 배경에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위원회 최영석 위원장의 철저한 추적과 공익적 고발이 있었다. 저자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FSD 환불 공동소송이 단순한 개별 소비자의 구제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자율주행 시대의 글로벌 기준을 세우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제시하고 책 전체가 향하는 요구 사항은 자율주행 시대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이정표로 보인다. 저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환불 소송에서의 승소와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비자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FSD 옵션이 광고된 성능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원금의 반환은 당연한 출발점이며, 여기에 장기간 자금이 묶여야 했던 시간에 대한 법정 이자와 허위 광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적절한 위자료가 함께 검토되는 정당한 보상이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로, 전 세계 FSD 환불 보상의 기준을 한국에서 먼저 확립해야 한다. 머스크가 HW3에서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구현이 어렵다고 인정한 이상, HW3 차량 소유자에 대해서는 FSD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리콜 또는 HW4 등 상응하는 성능의 하드웨어 교체가 검토되어야 한다(머스크가 FSD 구매 HW3 고객에게 HW4 차량 할인 교환 또는 컴퓨터·카메라 업그레이드를 약속한 만큼, 이제 쟁점은 그 조치의 실제 이행과 대상 범위, 그리고 FSD를 구매하지 않은 HW3 소유자까지 어떤 구제가 필요한가로 이동한다).
나아가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이 실제로 구현되는 시점까지 'FSD 감독형'이 모든 차량 구매자에게 무상 제공되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차량 구매계약 전체에 대한 환불 문제까지 실질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셋째로, 한국에서 세워진 이 기준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야 한다. 미국 본안 판결보다 한국의 판결이 먼저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한국의 사법 절차와 판결은 사실상 세계 최초의 FSD 환불 관련 정식 본안 판결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은 단순한 환불이 아니라 잘못된 광고에 대한 책임, 미구현 기능에 대한 보상, 그리고 자율주행 시대의 올바른 소비자 보호 기준이며, 바로 이 세 가지를 실현하는 것이 테슬라의 탐욕과 자율주행의 허상에 맞서는 가장 확실한 승리가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킬 스위치
최영석 (지은이), 이호근, 조민제 (감수),
한국경제신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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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화 등 예술을 평론하고, 다음 세상을 사유한다.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과 세계문학과 인문학 고전을 함께 읽고 대화한다. 나이 들어 신학을 공부했다. 사회적으로는 지속가능성과 사회책임 의제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ESG연구소장.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영화평론가협회/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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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우리 생각보다 위험하다" 어느 교수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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