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교섭단체 대표연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소연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면서 한 말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안한 개헌 논의를 일축한 것.
그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으나 '연임 안 한다', '재판 받겠다'는 말은 절대 안하고 있다.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민암장(暗葬)정부", "잼데믹(이재명 대통령+팬데믹)" 등 현 정부를 향한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여야 모두 전날 차분하게 연설을 경청했던 것과 달리 이날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으로 뒤덮였다.
"최악의 기업 약탈은 바로 호남 반도체... 손대는 것마다 재앙"
정 원내대표가 미리 배포한 A4용지 29장 분량의 연설문 제목은 '암장의 시대에 맞서 국민을 지키겠다'였다.
그는 "정부가 저지른 최악의 기업약탈은 바로 호남 반도체였다", "노란봉투법 같은 악법으로 기업을 때린다"며 이재명 정부가 중국의 공산당 정부와 같거나 "더 왼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손대는 것마다 재앙을 불러온다. 건국 이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많은 걸 처참히 붕괴시킨 정권은 없었다"며 이를 '잼데믹'이라고도 했다.
정 원내대표가 "부패한 경찰이 사건을 암장하듯이 대통령은 자기 재판을 암장하려고 한다"며 "'국민주권정부'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고 '국민암장정부'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 좌석에서 즉각 항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측은 "한 문장도 귀담아들을 게 없다", "국민들은 힘들어 죽겠다는데 이런 연설이나 하느냐"는 등 항의했고, 노종면 의원은 아예 손을 들어 정 원내대표를 손가락질 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서도 "재판이나 재개하라", "암장 정부"라 맞서며 양측 고성이 1분 넘게 지속됐다.
"국가가 주적에게 교태를 떨면서 안보까지 암장하고 있다"는 연설에 민주당 측은 "암장 같은 소리하고 있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게 누구냐"고 반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가 나라 빚 위에 또 다른 빚을 쌓아가며 그야말로 '빚의 혁명'을 진행 중"이라고 하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빛의 혁명까지 조롱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란은 연설 말미 안보 관련 언급 부분에서였다. '국가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문구가 쓰인 전광판 화면을 띄우자 민주당 측은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던 놈들이 무슨 (안보냐)", "국가 안보를 지키긴 누가 지키느냐"며 반발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얻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라는 지시를 했던 것을 가리킨 것. 범여권 측에선 "적당히 좀 하시라"는 고성이 나왔고, 일부 의원들은 항의 표시로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전쟁 일으키려고 했던 놈들이"... 여야 고성 이어져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남소연

▲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항의의 표시로 퇴장하고 있다.
남소연
계속 이어지던 소란은 결국 조정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마무리됐다. 양측 간 고성이 1분 넘게 이어지자, 조 의장은 마이크를 켜고 "여야 모두 자중해 달라", "원만한 진행에 협조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보완수사권 부활 ▲부부간 상속세·증여세 전면 폐지 ▲사전선거제도 전면 폐지 등을 국민에 약속했다. 이어 연설 종료 직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 당은 109석 소수정당이다. 저희가 힘차게 싸울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도 함께 싸워달라"고 말했다. 사전 연설문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본회의장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수가 약 45번 나왔다. 여야 양측은 산회가 선포되자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정 원내대표도 전날 연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던 김민석 대표와 다르게 민주당 측으로 향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 당 의원들의 환대 속에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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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일축한 정점식 "이 대통령, 자기 재판 암장하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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