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복당한 용혜인 2020년 5월 13일 21대 총선에서 당선한 용혜인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본소득당 복당 기자회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입당원서를 받는 남성은 용혜인 의원의 배우자인 박기홍 현 최고위원(2020년 당시 사무총장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다.
남소연
그간 고군분투해온 소수정당들의 염원을 담은 선거제도를 악용해 의석을 얻었으면서도 '소수정당이니 양해해달라'는 말로 비례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보도가 나왔다. 주된 보도는 바로 정당에 주어지는 국고보조금에 대한 내용이었다. 의원직에서 사퇴하게 되면 기본소득당에 지급되던 국고보조금이 중단되니 사퇴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내가 볼 때 기본소득당의 운영은 용혜인 의원이 소속되어 있었던 비공개 '언더조직'의 운영방식과 유사해 보였다. 용혜인을 비롯한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이 속했던 수도권 학생운동 언더조직에는 어림잡아 30명 이상은 가입해 있었고, 이들은 방학 때마다 일주일 넘게 합숙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용혜인과 함께 '가만히 있으라' 운동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
나는 언더조직에 소속된 채 2016년 당시 알바노조 집행부를 하면서 월급을 계좌가 아닌 봉투로 받았다. 월급은 조합원들의 조합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월급을 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활동가들의 임금을 조직의 수장인 기업가 남성 한 명이 지급하는 구조이다 보니, 사실상 자립, 자생하지 못하는 조직이었고 실제 조합비 재정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상근자를 두었다.
단순히 후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돈을 주는 자가 싫다고 하면 채용하려던 활동가를 뽑을 수 없었고, 그의 의중에 맞춰서 운동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돈을 주는 자는 대장 노릇을 하면서 청년활동가들이 만든 활동에 이래저래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참견을 하기도 했다.
가령 2030여성들 150명이 모이는 페미니스트 캠프에서 노동당의 당명개정을 위해 '노동당을 평등당으로' 피켓을 들고 다 같이 사진을 찍으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했다. 그 외에도 활동에 돈을 대는 남자는 젊은 여성 활동가들과 한 방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거나, 몸을 좀 만졌다고 너무 불쾌해 하지 말라든가, 술상을 차려오라고 명령하는 등 기괴하고 성차별적인 행각을 지속했다(해당 내용은 언더조직 안팎에서 성차별 문화를 경험한 활동가 21명의 증언을 담은 <언더조직 조직문화 인터뷰집>에도 실려 있다).
그럼에도 그의 조직 내에서의 권위는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이런 행각을 당한 대부분 20대였던 젊은 여성 활동가들은 문제제기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활동가들 모두의 생계를 책임지는 한 사람이 사회운동을 장악하고 활동가들을 마음대로 가스라이팅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2018년 일부 여성 활동가들이 폭로했으나, 용혜인은 사람보다 '조직' 옹위에 나섰다.
지금 기본소득당이 과거 언더조직의 사례와 겹쳐 보이는 것은, 당원들의 당비만으로는 현재 규모를 유지할 수 없고, 용혜인 의원의 특별당비나 국고보조금이 필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 정치활동을 잘하기 위해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닌, 당직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용혜인 의원이 의석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언더조직보다 기본소득당의 경우가 더 문제적이다. 사회운동을 후원하는 기업가는 이윤을 내 마음대로 처분할 재산권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기본소득당이 위성정당을 통해 도둑질한 의석으로 인해서 받는 돈은 국민들이 한푼 두푼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당직자들의 생계비가 중요하면 장관직을 고사하면 되는데, 장관도 하고 싶고 당직자들 생계도 챙겨줘야 하는 상황에서 또 한 번 관례를 깨며 나쁜 선례를 남기는 중이다. 더 이상 이들을 추동하던 명분과 대의는 사라졌다.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의 욕심이 어디까지 향하는지 지켜보겠다.
*언더조직 논란과 관련 기본소득당은 7일 "기본소득당과 해당 조직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라고 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도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본소득당이 창당되고 나서 비밀조직이 당의 여러 결정·가치를 훼손하는 일들은 있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혜인 후보자와 언더조직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는 "용혜인 후보가 직접 관련이 있다는 그런 말은 (언론 보도에서도) 못 본 것 같다"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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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조직 빠져나온 내가, 용혜인을 '양심 없다' 말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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