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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시원은 국정원을 어떻게 대북송금 사건에 끌어들였나

    [국정원 2급 비밀 입수 6] 국정원 통해 쌍방울 돈 받은 북한 기관 '외환거래법상 제재대상' 만들기 시도

    등록 2026.09.11 07:14수정 2026.09.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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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오마이뉴스>는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최초 공개한다.

    '국정원 2급 비밀 입수' 글 싣는 순서

    1.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2. [단독] 윤석열 취임 두 달 뒤, 수상한 국정원 TF 가동
    3. [단독] 북한 공작원에 줬다는 이재명 뇌물, 그런데 국정원 판단은
    4. [단독] 이재명 뇌물이라는 그것... 북한 훑었지만 없었다
    5. [단독] 국정원 미공개 자료엔 "쌍방울,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6. [단독] 이시원은 국정원을 어떻게 대북송금 사건에 끌어들였나[편집자말]

     국정원 2급 비밀 문서
    ▲ 국정원 2급 비밀 문서 봉주영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국정원 비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그 중심에는 검사 출신인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있었다.

    대북송금 사건 1심 재판 당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800만 달러를 받은 북한 기관 두 곳이 외국환거래법상 금융거래 제재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획재정부(기재부)가 두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다.

    쌍방울이 건넨 돈의 최종 수령처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면, 이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유죄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당시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던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이 전 비서관은 대북송금 사건 외국환거래법 위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쟁점에서 기재부와 상반된 견해를 담은 국정원 보고서를 받아내려 했다. 인사 검증과 공직 감찰을 담당하는 이 전 비서관이 기재부의 기존 판단을 뒤집을 논리를 국정원에 요구한 셈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국가안보실까지 끌어들이려 했다.

    앞서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4월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비서관의 이 같은 전횡을 폭로하고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 수사로도 이어졌는데,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정원 2급 비밀 문건에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문건에서 국정원은 "직무범위를 이탈한 타 부처 고유 업무 개입 시도"라고 규정했다.

    이시원, 공소장과 배치된 자료에 "납득 안 돼" 국정원 압박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정민

    국정원 감사부서가 2025년 10월 9일 생산한 '대북송금 사건 재판 관련 전 정부 대통령실 개입시도 의혹'이라는 제목의 2급 비밀 문건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기재부가 검찰 공소 사실과 배치되는 자료를 1심 재판부에 제출하자 개입하기 시작했다.

    당초 수원지방검찰청은 ① 북한의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가 외국환거래법상 금융제재대상에 포함되는데도 ② 당시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의 승인을 득한 후 ③ 김성태 쌍방울 회장으로 하여금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이재명 방북비용 대납금(300만 달러)을 보내게 했다고 이화영을 기소했다(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 없이는 금융제재 대상에 외화를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한 외국환거래법 제15조 제2항 등을 위반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었다.

    그런데 정작 기재부는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부장판사)에 북한 통전부와 조선아태위가 외환거래법에 따른 금융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 중 '대북송금 사건 재판 관련 전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시도 의혹' 문건의 내용 중 일부
    ▲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 중 '대북송금 사건 재판 관련 전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시도 의혹' 문건의 내용 중 일부 오마이뉴스

    이 전 비서관은 이 같은 기재부 유권해석에 "납득이 안 된다"라고 반발하며 사실상 국정원에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국정원장이 주관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대북제재 해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은 국정원 협조가 여의치 않자, '해석 기준을 국가안보실(안보실)에 맡기자'거나 '안보실 관계비서관도 (800만 달러를 받은 북한 기관이) 노동당 산하인 것을 아는 이상 제재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냐는 취지'라고 언급하면서 안보실을 통해 (검찰에 유리한) 대북제재 관련 광의의 해석 기준을 마련하려고 했다. 이 정황은 비밀 문건에 고스란히 담겼다.

    국정원은 이를 두고 "공직기강비서관실 직무범위를 이탈한 타 부처 고유 업무 개입 시도"라고 규정했다. 비밀 문건에는 조 전 원장이 해외 출장 중(2024.2.27~3.3) 이 전 비서관의 언급을 보고 받고 부정적 반응을 표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태용은 제동 걸어... '재판에 영향 미칠 가능성에 부담'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서 중 대북송금 사건 재판 관련 전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시도 의혹 문건 내용 중 일부
    ▲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서 중 대북송금 사건 재판 관련 전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시도 의혹 문건 내용 중 일부 오마이뉴스

    이 전 비서관은 황원진 전 국정원 2차장을 통해 '통전부와 조선아태위가 북한 노동당의 일부이며 두 기관이 진행한 대남 거래는 노동당이 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보고서를 전달 받았다. 사실상 800만 달러를 받은 두 곳을 외국환거래법상 금융제재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뒤늦게 파악한 조 전 원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했다.

    국정원은 "공직기강비서관실 국정원 파견관 임아무개(4급)가 기재부 유권해석과 관련해 국정원에 서면으로 의견 회신을 요청했다"라며 "이에 황 전 2차장이 (2024년) 3월 1일 (국정원의) 해외수집·대북전략 담당 부부서장에게 ▲ 노동당 대북제재 지정 경과 ▲ 노동당·통전부 관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국정원의 대북전략 담당 부부서장인 오아무개가 같은 해 3월 4일 황 전 차장 검토를 마친 보고서를 공직기관비서관실에 전송했는데, 오씨는 뒤늦게 별도의 '조태용 수정본'이 있음을 인지하고 보고서를 회수했다. 국정원은 "조태용 수정본은 통전부·노동당 관계 부분이 삭제된 문서"라며 "대북제재 대상에 대한 해석내용을 일체 적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황 전 차장이 조 전 원장에게 질책당한 대목도 확인됐다. 황 전 차장이 임씨(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 국정원 파견관)에게 전화를 걸어 "원장이 그걸(자신이 검토한 보고서) 왜 보냈냐고 하신다"라며 "이미 보고드렸다면 그냥 두라"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에 의하면 임씨는 '(통전부와 조선아태위가) 제재대상에 포함된다(황 전 차장 검토본)'는 취지로 이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전반적인 상황을 재구성하면 조태용 원장이 출장에서 귀국 후 황 전 차장 주도 하에 작성된 보고서를 뒤늦게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해석내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관련 내용 전부 삭제를 지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처음이 아니다... 채해병 수사외압부터 증거조작 연루까지

    이 전 비서관이 직무범위를 벗어난 타 부처 업무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종합특검은 이 전 비서관이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과정에서 경북경찰청으로부터 해병대 압수수색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임기훈 당시 안보실 국방비서관에게 누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이 경북청에 처음 이첩될 때 임 전 비서관과 11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게 드러나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도 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검사 시절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돼 정직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국정원 #대통령실 #이시원 #대북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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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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