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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위에서도 보고, 하늘에서도 내려다 본 서울

    [도시여행 ② ] 유람선 한강버스와 롯데월드타워

    등록 2026.08.27 08:27수정 2026.08.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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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풍경. 강변의 짙은 녹음 너머로 63빌딩이 우뚝 솟아 있다.
    ▲여의도 풍경. 강변의 짙은 녹음 너머로 63빌딩이 우뚝 솟아 있다. 문운주

    한강 배위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넓은 강 너머로 빌딩 숲이 이어지고, 멀리 남산과 서울타워가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낸다.
    ▲한강 배위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넓은 강 너머로 빌딩 숲이 이어지고, 멀리 남산과 서울타워가 아스라히 모습을 드러낸다. 문운주

    20일 오후, 서소문의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여의나루로 향했다. 빌딩 숲을 벗어나자 넓은 한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강변에는 산책하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오가고, 선착장에는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하늘은 잔뜩 흐렸다. 낮게 내려앉은 구름 탓에 강 건너 풍경도 희미하다. 서울의 다리와 스카이라인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물 위에서 만날 서울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유람선 한강버스가 선착장을 떠나 잠실 쪽으로 향한다. 강변의 아파트와 빌딩, 공원과 다리가 긴 그림처럼 이어진다. 흐린 날씨에 먼 풍경은 희미하지만, 물 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먼저 여의도가 시선을 붙잡는다. 빌딩 숲 사이로 황금빛 63빌딩이 솟아 있고, 멀리 남산과 서울타워가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배가 멀어질수록 여의도는 조금씩 뒤로 밀려난다. 넓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빌딩과 산이 겹쳐지는 서울 풍경이 펼쳐진다.

    한강 다리가 품은 아픈 역사의 현장

    한강철교
    ▲한강철교 문운주

    성수대교 한강 위로 붉은빛 성수대교가 길게 이어지고, 강물에는 주변 빌딩과 다리의 모습이 잔잔하게 비친다.
    ▲성수대교 한강 위로 붉은빛 성수대교가 길게 이어지고, 강물에는 주변 빌딩과 다리의 모습이 잔잔하게 비친다. 문운주

    배는 한강철교를 지나 한강대교로 향한다. 두 다리 모두 6·25전쟁의 아픈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1950년 6월 28일,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한강철교 일부와 당시 한강인도교였던 한강대교가 폭파됐다. 특히 한강인도교에서는 미처 피란하지 못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참화가 빚어졌다. 평온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니 그날의 아픔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배는 다시 탁 트인 강으로 나선다. 강바람이 불어오고 물살은 배 옆으로 하얗게 갈라진다. 동작대교를 뒤로하고 반포대교 아래로 들어서자 머리 위가 순간 어두워졌다가 다시 환한 강이 열린다. 한남대교와 동호대교도 어느새 뒤로 멀어진다.


    강변을 바라보다 붉은빛 성수대교와 마주한다. 1994년 붕괴 사고가 떠오른다. 지금은 다리 위로 자동차가 쉴 새 없이 오가고 그 아래로 한강이 유유히 흐른다. 이듬해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함께,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현장이다.

    성수동 쪽으로 접어들자 풍경이 달라진다. 서울숲과 뚝섬이 가까워지고 강변에는 고층 건물이 촘촘하게 늘어선다. 영동대교와 청담대교를 차례로 지나자 강 너머로 잠실의 스카이라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강 흐린 하늘 아래 한강의 다리들이 겹겹이 이어지고, 멀리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안개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한강 흐린 하늘 아래 한강의 다리들이 겹겹이 이어지고, 멀리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안개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문운주

    한강에서 바라본 잠실 한강 너머로 아파트 숲과 롯데월드타워
    ▲한강에서 바라본 잠실 한강 너머로 아파트 숲과 롯데월드타워 문운주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롯데월드타워다. 처음에는 빌딩 숲 위로 가늘게 솟아 있던 타워가 배가 나아갈수록 점점 크고 또렷해진다. 555m 높이의 거대한 건물이 한강 풍경 위로 우뚝 솟고, 강변의 아파트와 빌딩도 한층 가까워진다. 목적지인 잠실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어느새 잠실선착장이다. 여의도에서 출발해 수많은 다리 아래를 지나며 만난 서울은 육지에서 보아온 모습과 또 달랐다. 다리마다 서울의 역사와 기억이 남아 있다. 그 사이를 흐르는 한강은 오래된 도시와 오늘의 서울을 이어주고 있었다.

    하늘 가까이에서 내려다본 서울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한강과 서울 도심. 강줄기를 따라 여러 다리가 이어지고 빌딩과 아파트가 빼곡하게 펼쳐진다.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한강과 서울 도심. 강줄기를 따라 여러 다리가 이어지고 빌딩과 아파트가 빼곡하게 펼쳐진다. 문운주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 서울스카이 전망대로 올랐다.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순식간에 100층을 훌쩍 넘긴다. 전망대에 서자 발아래로 서울이 한눈에 펼쳐진다. 조금 전 한강버스를 타고 지나온 한강이 길게 몸을 휘며 흐르고,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강변을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빌딩은 작은 모형처럼 내려다보인다.

    시선을 가까이 돌리자 석촌호수가 발아래 펼쳐진다. 동호와 서호의 윤곽이 또렷하다. 롯데월드와 주변 도로, 빼곡한 건물들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멀리 남한산성과 서울을 둘러싼 산줄기도 희미하게 이어진다. 한강버스에서는 강 위에서 서울을 올려다봤다. 지금은 하늘 가까운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본다. 같은 도시인데 높이가 달라지니 풍경도 새롭다.

    석촌호숫길에서 마주한 삼전도의 기억

    심전도비 정식 명칭은 대청황제공덕비
    ▲심전도비 정식 명칭은 대청황제공덕비 문운주

    삼전도비 귀부 처음 제작했다가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귀부
    ▲삼전도비 귀부 처음 제작했다가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귀부 문운주

    전망대를 내려와 석촌호수로 향했다. 조금 전 발아래 내려다보던 호수를 이제 두 발로 걷는다. 산책로에는 걷는 사람과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고층 빌딩이 빼곡한 잠실 한복판에 이런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특별하게 다가온다.

    호숫길을 따라 걷다 삼전도비 앞에 섰다. 정식 명칭은 대청황제공덕비다. 병자호란에서 패한 인조가 1637년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항복한 뒤 세운 비석이다. 왕이 청 황제 앞에 머리를 조아린 것도 모자라 그의 공덕까지 돌에 새겨야 했다. 조선으로서는 씻기 어려운 굴욕이었다.

    삼전도비 옆에는 처음 제작했다가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귀부가 남아 있다. 청나라 사신이 크기와 형태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선은 훨씬 크고 웅장한 귀부를 다시 만들었다. 두 귀부를 나란히 보면 패전국 조선이 감당해야 했던 굴욕의 무게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비석의 운명도 기구했다. 청의 힘이 약해지자 땅에 묻혔고, 일제강점기에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해방 이후에는 또다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삼전도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치욕의 흔적이라며 감추려 했고, 역사의 증거라며 다시 세우기도 했다.

    거대한 삼전도비와 주변에 남은 옛 흔적을 번갈아 바라본다. 세월이 흐르며 비석에 새겨진 글씨는 닳고 흐려졌지만, 그 또한 지나간 시간을 말해준다. 작은 돌 하나에도 역사가 남는데, 눈앞의 거대한 비석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감추고 지운다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대로 남겨 두고 왜 그런 치욕을 겪어야 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라를 지킬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게 한다. 삼전도비는 치욕의 흔적이기에 오히려 더 오래 기억해야 할 역사의 증거인지도 모른다.

    비석 앞에서 고개를 들자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눈앞에 우뚝 서 있다. 그 아래 석촌호수는 잔잔하고, 한쪽에는 삼전도비가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화려한 초고층 빌딩과 400년 가까운 역사의 흔적이 불과 몇 걸음 사이에서 마주한다.

    조금 전 서울스카이에서 화려한 서울을 내려다봤다면, 이제 그 발아래에서 아픈 역사를 만났다. 높은 빌딩과 석촌호수만 보이던 잠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의 서울과 오래된 역사가 한곳에 함께 있었다.
    #서울여행 #한강버스 #삼전도 #서울스카이 #롯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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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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