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구의회(자료사진).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 달 넘도록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대전 대덕구의회가 10일 다시 의장 선출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석씩을 차지한 '4대4' 구도에서 양당이 의장 자리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면서 민생 관련 추가경정예산안과 조직개편 등 주요 현안 처리가 줄줄이 미뤄지는 가운데, 의원들은 지난달 3600여만 원의 세비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아 지역사회의 비판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덕구의회는 이날 오전 제29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제10대 전반기 의장 선거를 실시했다. 후보 등록에는 더불어민주당 서미경 의원 1명만 참여했으며, 재적의원 8명 모두가 이날 투표에 참여했다.
1차 투표 결과는 서미경 의원 찬성 4표, 무효 4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곧바로 2차 투표가 진행됐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차 투표에서도 찬성 4표, 무효 4표가 나오면서 결국 의장 선출은 또다시 무산됐다.
대덕구의회 기본조례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선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덕구의회는 앞으로 선거일을 다시 지정하고 후보 등록 절차부터 새로 진행한 뒤 의장 선출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이번 실패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10대 대덕구의회는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의장단과 상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6일부터 시작된 첫 원구성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두 차례 본회의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이후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서미경 의원을 단독 후보로 놓고 진행한 투표 역시 찬성 4표, 무효 4표로 끝나면서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한 달째 '개점휴업'인데 세비는 3655만 원 지급
원구성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대덕구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상임위원회조차 꾸려지지 않으면서 조례안과 공유재산 관리계획, 각종 동의안 심사는 물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사실상 멈춰 있고, 민선 9기 출범에 맞춰 추진해야 할 조직개편과 정책사업, 주민 숙원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이 포함될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의원들의 세비는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대덕구의원 8명에게 지난 7월 지급된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1인당 456만9360원, 모두 3655만4880원에 이른다. 원구성조차 하지 못해 의회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상황에서도 세비는 그대로 지급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세비만 받아간다", "원구성 파행에 책임을 지고 의정활동비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약 한 달 동안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책임은 특정 정당이 아니라 양당 모두에 있다"며 "대덕구의회는 지금이라도 정당 간 이해관계를 접고 원구성을 즉시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원구성 지연 기간 동안 지급된 의정활동비 사용 내역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원구성조차 스스로 매듭짓지 못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마저 내놓지 못한다면 대덕구의회의 존재 이유를 주민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더욱 비판받는 이유는 대덕구의회의 원구성 파행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9대 의회에서도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간 이어졌고, 당시에도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제10대 의회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대덕구의회가 과거의 파행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국민의힘도 후보 내고 표결하자"... 국민의힘은 "의장은 우리가"

▲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구의회 의원들이 10일 본회의가 끝난 후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상현
의장 선거가 다시 무산된 뒤 민주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한 달 넘는 원구성 파행에 대해 구민들에게 사과하면서 국민의힘에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구민께서 8명의 의원에게 부여한 권한은 자리를 차지하라는 권한이 아니라 일하라는 명령"이라며 국민의힘도 의장 후보를 등록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서 표결하고 결과에 승복하자고 촉구했다.
특히 국민의힘 7석, 민주당 7석으로 여야 동수인 충북 제천시의회가 양당 합의를 통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원구성을 마친 사례를 거론하며 "제천시의회 협치의 본질은 어느 당이 의장을 맡았느냐가 아니라 여야 모두 회의장에 들어와 대화하고 투표해 원구성을 완성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덕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민주당은 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민주당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국민의힘이 맡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행 대덕구의회 기본조례에 단독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선거일을 다시 지정해 후보등록과 투표를 반복하도록 할 뿐, 몇 차례까지 선거를 반복할 수 있는지 또는 언제까지 원구성을 완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4대4 투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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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의장 못 뽑은 대전 대덕구의회, 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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