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도 없이 수업하는 방과후강사, 법의 보호 밖에 있다

[특고플랫폼 노동자는 폭염이 피해가나요 4] 강사 보호하는 산업안전보호법 시행 절실

등록 2026.08.10 11:19수정 2026.08.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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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이라는 말이 해마다 반복된다. 기후위기 시대의 폭염은 더 이상 무더위가 아니라 재난이다. 재난으로서의 폭염 속에도 동분서주 비지땀을 흘리며 일손을 놓을 수 없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마땅히 더위를 피할 공간도 시간도 없다. 똑똑한 보냉장치도 구비하기 어렵다. 그런데, 법 마저 이들을 폭염 속에 방치한다. 바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다. 폭염은 고용형태를 구분하여 노출되는 게 아닐텐데, 왜 한국의 폭염조치 관련 법제도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않을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이번 여름, 다양한 직종의 특고플랫폼노동자들이 폭염 속에 어떻게 노동하는지 생생한 현장기고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기자말]
여름이 되면 10년 전 은평구 모 초등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하던 생각이납니다. 화,목 일주일에 2일씩 수업을 할 정도로 수강생이 많고 아이들이 저를 많이 따랐습니다. 북한산이 한 눈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뉴타운에 신축된 학교는 매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름이 되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방과후가 시작되는 2시가 되면 학교는 에어컨을 꺼버렸습니다. 제가 방과후수업을 하던 교실은 일반교실의 반 정도 되는 크기였습니다. 학생 수는 거의 15명이 넘었기 때문에 매우 비좁았는데 여름이 되어 에어컨이 나오지 않자 지옥이 되어버렸습니다.

학교에 방과후수업 시간에 에어컨을 틀어줄 것을 요구 했지만 방과후수업할 때 에어컨을 틀면 전기세가 많이 나와 틀어줄 수 없다 하였습니다. 방과후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다른 학교 아이들도 아니고 모두 해당 초등학교 아이들인데, 심지어는 아이들은 학교에 프로그램 당 월별 약 2천원 가량의 학교 사용료를 내고 있었는데 학교는 방과후수업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겐 에어컨을 아꼈습니다.

학부모들의 강력한 항의전화가 이어지자 결국 학교는 두 손을 들고 방과후수업시간에 에어컨을 틀어주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공교육의 현장인 초등학교에서 자기 학교 아이들이 정규수업할 때는 자기 학교 아이, 방과후수업을 할 때는 우리 학교 아이가 아닌 차별이 존재했습니다. 아니 그 차별은 현재도 존재합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축구선생님이 지난해 한여름 낮 기온이 34도가 넘자 운동장에서 수업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위험하다 판단해 에어컨이 있는 대강당이 수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이들을 이동시켰습니다. 그러나 대강당에선 교사 배드민턴 동호회가 예정되어 있었고 동호회 담당자인 교감선생님이 방과후축구는 대강당 쓸 수 없으니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라고 아이들을 야단 쳤다고 합니다.

그 일 이후 축구선생님은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방과후학기 중간에 10년 넘게 방과후축구를 운영해왔던 학교에서 쫓겨났고 배드민턴 치기 위해 아이들을 폭염 속 운동장으로 쫓아낸 교감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교장선생님으로 영전하여 일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학교는 방과후강사 산업안전이 아닌 방과후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안전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학교는 저희에게 안전교육 자료를 잔뜩 안기고 만약 아이가 다치면 강사 책임이다, 애가 다치면 너 짤린다 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3개월 마다 계약이 연장되어야 일할 수 있는 저희에겐 일종의 협박이자 폭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저희가 보호받을 수 있었다면 아이들은 폭염을 피해 시원한 곳에서 수업하고 축구선생님도 실직하지 않을수 있을거 같습니다.

학부모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저희 방과후강사에게 산업안전보호법은 재해로부터 보호를 받는 거 이상의 문제입니다.


학교에선 방과후강사를 선생님이 아니고 사업자라고 말하지만 저희 본질은 아이들 교육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충청지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강사분이 고학년 남학생을 교육상 야단을 쳤습니다. 머리가 큰 고학년 교실에선 늘상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얼마 뒤 그 학생의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방과후강사를 고소하였습니다. 방과후강사가 아이의 등을 때렸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 강사님은 몇 날 며칠 기억을 짜내었다고 합니다. 혹시 하교 지도할 때 아이들 줄 세우다 그 아이의 등이나 배에 손이 갔을까? 도저히 기억이 안 났다고 합니다.

학부모는 사과를 요구하였지만 강사는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사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이 강사커뮤니티에 알려지자 강사들은 "아이를 때리는 게 가능해?"라는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저희는 3개월마다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 조사로 재계약 되기 때문에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절대로 때리지 않습니다. 항상 좋은 말로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활지도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고 교사들은 방과후강사는 아이들 야단 안친다고 뭐라고 하시는데 한 명의 아이라도 자기 야단치는 선생님에게 만족도를 제일 낮은 점수를 주면 저희는 직장을 잃게 됩니다.

학부모가 아동학대 등으로 교사를 고소, 즉 무고하면 학교와 교육청은 교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행동합니다. 교육감은 1주일 동안 전면 조사를 하고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병가를 이용하여 쉬게 됩니다. 그러나 그 학교는 그저 강사에게 1학기엔 나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해고 당한거나 마찬가지죠. 최근에 있었던 일을 보면 학교가 방과후강사를 얼마나 보호하지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방과후강사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던 학부모가 방과후 공개수업에 와서 강사에게 폭언을 하여도, 제주에서 일하던 방과후강사가 고학년 아이에게 폭행을 당하여도 학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뒤로 강사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종용할 뿐이죠.

물론 저희 강사가 실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로부터 발생한 민원 하나로 확인 절차를 거치치도 않고 강사를 자를 수 있는 점, 또 학부모 학생이 만족도 점수를 낮게 주면 강사가 해고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폭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저희도 하루라도 빨리 산업안전보호법으로 보호받고 싶습니다. 강사는 교사 휴게시설을 사용할 수 없고 대부분 학교에선 강사 휴게시설이 없다보니 수업 전 학교가 요구한대로 30분 일찍 가서 복도에서, 또는 자차 안에서 김밥을 먹으며 정규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방학엔 아리수를 다 잠궈버려서 물조차 마실 수 없습니다, 요즘 2차시가 연속 진행되는 방과후수업시간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이 있으면 아이들이 단체로 나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한 명씩 화장실을 갈 수 있는데 아이들을 지도해야하는 저희는 갈 수 없습니다. 저학년 반이 끝나고 쉬는 시간 10분이 주어지지만 저학년들은 교문으로 학부모에게 인계하는 대면귀가를 시켜야 합니다. 학부모가 안 오시면 아이와 함께 기다려야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고학년 반 아이들이 이미 입실해 있고 고학년 방과후 시간이 시작되어 고학년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데 그저 아이들이 사고만 안치길 기도합니다. 사고라도 치면 저희가 짤리게 됩니다. 화장실은 당연히 갈 수 없습니다. 여성 강사들은 생리용품을 교체할 시간도 없어 곤란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 인간적인 삶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합니까?

방과후강사가 산업안전보호법 대상이 되면 귀찮다는 이유로 반대 댓글을 국민입법참여센터에 다신 분들이 계십니다.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인간답게, 차별받지 않게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법이 누군가에겐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시행되지 않으면 이 세상에 모든 법은 다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방과후가 학교에, 아이들에게, 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면 그 일을 하는 강사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호법을 제대로 꼭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방과후강사분과 전국분과장입니다.
#학교비정규직 #방과후강사 #방과후교실 #특수고용노동자 #특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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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들어 갑니다. 돌봄노동자, 유통 판매직, 모빌리티 플랫폼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택배 물류 노동자, 생활가전 설치점검 노동자, 관광레저산업 노동자 등 서비스업종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는 노동조합 연맹입니다. 서비스노동자의 권리 시장 및 처우개선에 힘쓰고, 민주노조 운동에 복무하며, 노동자 직접정치시대를 열고자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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