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노동자 A씨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계절노동자의 숙소 방문에 흉기로 만든 자국이 선명하다.
제보영상 캡처
최근 충남 보령시에서 사업장을 이탈한 외국인 계절노동자 A씨의 신원이 인터넷에 공개돼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A씨가 관리자로부터 '흉기로 위협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보령시와 출입 국관리소에서도 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지난 7월 21일 A씨가 일했던 보령시 모 수산업체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흉기 위협 당사자로 지목된 관리자 B씨는 '술을 먹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국한 지 한 달 만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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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보 영상 피해자가 지난 5월 찍은 영상. 영상에는 그는 "(관리자) 물청소 기계를 밖으로 통째로 버렸다. 유리병이 다 깨졌다. (관리자가) 기숙사로 들어 오면서 화장실 쪽부터 벽을 흉기로 찍었다. 필리핀 사람이 거주하던 방문도 흉기로 찍었다. 이 방은 원래 흉기의 흔적이 없이 깔끔했다"라고 말했다. ⓒ 독자제공
피해자 A씨는 결혼이민자 가족으로, 지난 4월 계절근로자 비자(E-8)로 입국해 보령시의 한 수산업체에서 일했다. A씨 측은 관리자 B씨가 폭언을 하는 등 신변에 위협을 느껴 부득이하게 사업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이주노동자운동협회를 비롯한 이주민 인권단체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는 지난 6월 중순 일터에서 나와 인권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자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피해자 A씨는 '너무 무서웠고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그 때문에 작업장을 이탈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령시나 법무부(출입국관리소), 경찰 등의 기관에서 인지를 하고 수사를 하길 바란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이유도 인지 수사를 원했기 때문이다. 관련 영상(흉기 자국)도 전달했다. 만약 인지 수사를 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영상에는 해당 수산업체 기숙사의 벽면과 기숙사 방문엔 흉기 자국으로 추정되는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은 피해 당사자인 A씨가 지난 5월 직접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관리자 B씨가 기숙사 벽면 등을 흉기로 찍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덧칠된 흉기 자국... 업체 대표 "그런 일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 지난 7월 24일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한 수산업체. 누군가 흉기 자국이 있는 기숙사 벽면에 도색을 해 놓은 상태였다.
이재환
이런 가운데 기자는 지난 24일 보령시청 수산과 공무원과 동행해 A씨가 살았던 기숙사를 찾아갔다. A씨가 흉기로 위협 당했다고 주장한 바로 그 장소이다.
'흉기 자국'은 누군가 도색을 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자국은 남아 있었다. 업체 대표 김아무개씨는 "기숙사는 거의 와보지 않았다. 흉기로 위협한 사실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면 (사실 관계를) 확인을 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전혀 몰랐다"라고 주장했다. 색이 덧칠돼 있는 것에 대해선 "누가 지웠는지에 전혀 모른다. 다만 영상은 여기(우리 회사 기숙사)가 맞다"라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리자 B씨는 현재 금어기라서 일을 쉬고 있다고 한다. 이날 현장에서 김 대표의 휴대전화로 B씨와 통화를 했다.
관리자 B씨는 기자에게 "술을 많이 먹어서 기억이 없다. (그날이 언제인지) 날짜도 기억이 안 난다"라고 주장했다. 기숙사의 흉기 자국에 대해서도 "뭘 했는지 기억이 없다. 그들(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어떤 감정도 없다"라고 말했다.
보령시 "강력한 조치 취할 것" - 보령 경찰 "철저한 조사 필요한 사안"
기자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보령시 관계자는 "지난 7월 21일 출입국관리소 조사관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을 때 B씨를 만났다. 그때도 술을 먹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었다"라며 "현장(흉기 자국)을 확인한 이상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흉기 위협 관련) 고발 조치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A씨에게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 만약 보령시에서 계절 근로를 원할 경우 (행정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수산업체와 관련해서는 "8월 계절 근로자 배정에 대한 취소를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피해자 A씨 측은 현재 '신상 정보'가 공개된 사안에 대해서만 경찰에 고발 조치를 한 상태다.
'흉기 위협 의혹'과 관련해 보령경찰서 관계자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흉기 위협 건은) 신상 공개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인지 수사로 전환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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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한 달 만에 이탈한 외국인노동자... 기숙사 방문엔 흉기 자국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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