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 가자,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 혐오 폭력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5.18 민주묘지를 찾아 광주제일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
유성호
5.18과 노무현을 조롱과 혐오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정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인과관계로 엮인 역사를 분절적으로 기억하는 관성과 인물의 공과조차도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논리로 해석하는 이념적 양극화를 극복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무지가 그들의 윤리의식마저 무디게 만들었다.
당장 5.18을 광주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는 관행부터 타파하면 좋겠다. 5.18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16 부마 민주항쟁부터 박정희가 피살된 10.26 사태와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을 지나 광주 학살에 이르는 일련의 민주화 과정을 통칭하는 사건으로 이해하는 게 옳다. 범주를 넓히면, 1987년 6월 민주항쟁 역시 5.18의 연장선에 있다.
불의한 전두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1980년대 민주화운동은 기실 '5.18 알리기'였다. 유가족들의 침묵을 강요하고 지역의 고립과 소외를 획책한 권력의 만행을 성토하며 대학생을 비롯한 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싸웠다. 6월 민주항쟁 당시 '호헌 철폐', '독재 타도'라는 구호와 함께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지금 5.18의 공식 명칭에서도 광주는 빠져 있다. 곧,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이다. 당시 유신 독재정권과 신군부의 집권 야욕에 맞선 민주화운동이 마치 광주에서만 전개된 것처럼 오해할 우려가 있을뿐더러 4.19 혁명으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자랑스러운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광주가 독점해서도 안 될 일이다.
한편, 노무현의 경우, 그의 파란만장했던 정치 이력을 참고 자료의 형식을 빌려 교과서에 수록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맨 마지막에 부록처럼 16대 대통령인 그부터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20대 윤석열까지 '여야의 정권 교체'라는 주제로 당시에 일어난 사건과 업적을 거의 같은 분량으로 무미건조하게 소개하는 서술이 전부다. 물론, 그의 비극적인 죽음에 관한 내용은 없다.
재임 기간 중 그들의 공과에 관한 서술은 사실상 반반씩이다. 정치적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테지만, 정작 교과서만 봐서는 누가 좋은 정치인인지 알 수 없다. '양시론'에 입각한 밋밋한 서술도 문제이지만, 그마저 수업 시간에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하물며 이를 시험에 출제하는 건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섣불리 말 꺼냈다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민원이 들끓을 수 있다. 수능과 모의평가에서도 거의 출제되지 않는 내용이니 아예 '패싱'하는 편이 낫다. 지금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 교사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가 강제되는 한, 대한민국 현대사는 교사에게 영원히 '뜨거운 감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조롱과 혐오의 놀이화는 무지에서 비롯된 병리 현상이다. 경험상, 5.18의 진실과 노무현의 생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아이들은 조롱과 혐오의 대열에 끼지 않았다. 그들의 숫자가 하나둘 늘어날 때 일베 용어에 길든 아이들의 목소리도 시나브로 잦아들 것이다. 현대사를 공부한다는 건 우리 사회에 팽배한 조롱과 혐오에 맞서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조롱과 혐오의 놀이화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의 강화를 첫손에 꼽았다. 노파심에 한마디 얹자면, 교육의 주체는 교사가 아닌 아이들이어야 한다. 그들의 문제 인식과 토론을 통한 자정 작용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민주시민교육이 또 하나의 수험 과목이 되어선 곤란하다는 뜻이다. 현대사 교육 또한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토론 방식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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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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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조롱', '5.18 혐오' 대열에 끼지 않은 아이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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