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비교해 보라는 오세훈 후보 신통기획으로 2031년까지 8.7만 호가 순증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진실은? 2031년까지는 철거가 준공보다 더 많다. 순증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무리 빨라야 2035년이다. 이것은 과대 광고인가, 허위사실인가?
최경호 (오세훈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순증량이 현실이 되는 것은 공사가 끝난 다음입니다. 8.7만 호 순증은 2035년쯤의 일입니다.
2031년 시점에서는 신통기획으로 12.6만 호가 줄어든 상태입니다. 위 사진처럼 2031년까지 주택이 8.7만 호 순증한다고 하는 건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합니다.
알고 그러시나 모르고 그러시나 어안이 벙벙해지는 대목입니다. 알고 그러면 사기요, 모르고 그랬어도 서울 시민으로서 망연자실입니다. 아니 주택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도 모르고 지금 공약하시는 건가요?
12만 6천 가구가 새롭게 집을 구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2017년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었을 때와 비교해 봅시다. 6천 가구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6월에는 67.6%였던 강동구 전세가율이 8월에는 75.1%로 7.5%p가 뛰었습니다. 서울 평균이 떨어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강동구만 올랐답니다(
"서울 '둔촌 주공' 이주 수요 봇물...강동 '뛰는 전셋값"- 헤럴드경제2017.9.3).
신통기획으로 철거되는 집은 둔촌주공의 21배입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이 상황이 똑같지야 않겠지요. 네, 12만 6천 가구가 6년에 걸쳐 서울시 전역에 걸쳐 몰려나오면, 이번엔 강동구 전셋값만 오르는 게 아니겠지요.
상황이 이러면 서울시장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국토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서울시가 더 많이 하거든요! 공공은 무능하고 민간이 더 잘하거든요'라며 마치 양자택일로 선택하라는 듯이 나올 일일까요?(서울시가 더 많이 하는지 그 자체도 의문입니다만) 아니면 '감사합니다! 신통기획 때문에 집이 철거된
이주민들이 이사갈 수 있는 집이 생기네요'라고 환영하며 협력을 요청해야 할까요?
서울시와 국토부는 경쟁이 아니라 협조해야 한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정비사업은 신통기획만 있는 게 아니라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들도 줄지어 있습니다. 국토부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몰려있는 대도시권이라면 각 지자체와 협조해서 정비사업으로 쏟아져 나올 사람들이 이사 갈 곳이 있는지
권역별로 챙겨야 합니다. 가령, 하남시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서울 은평구나 고양시의 정비 이주민들에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단
절대량 자체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2025.9.7.)이나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2026.1.29.)에서 제시한 물량은 '착공'기준입니다. 따라서 2031년까지 완공되는 물량은 많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도 재건축에서는 신통기획과 마찬가지로 정비이주민이 생깁니다. 유휴부지 정비나 공공택지에서의 공급물량 등 기존 주택의 멸실이 없는 순증 물량만 생각하면, 공급 효과는 더 줄어듭니다(자세한 내용은 다음 회차에서 분석합니다).
아파트 정비사업이 아닌 '기타 주택사업(민간 비아파트 등)'이 매년 1.6만 호로 잡혀 있긴합니다. 이 역시 '착공' 기준이며, 지난 3년간의 평균치를 연장해서 적용한 것인데,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시의 인허가나 착공 물량이 급감하였기에, 이런 단순 추세 연장은 과대 집계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를 봐 주십시오.

▲서울시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물량 오세훈 후보는 자신의 임기 중 주택공급 부족이 모두 전임 시장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그래프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을 따지는 건 오늘의 주제가 아니다. 2026년부터 2029년 사이의 주택 준공량이 점선보다 더 낮을 것이기에 공급 절벽이 다가오고 있다는 '미래의 문제'가 오늘의 주제다. (수치출처: 국토교통통계누리 지역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및 착공 준공 실적)
최경호
주택은 '인허가'를 받아야 '착공' 할 수 있고 그래야 언젠가 준공을 하겠지요. 국토부나 서울시 자료를 보면 대개 착공 후 4년 뒤 준공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물량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4년 전 착공량이 준공되면 어느 정도일까를 보고 싶어서 점선으로 추가해 봤습니다. 이렇게 해봤더니, 실제 준공량은 항상 점선을 밑돕니다.
즉, 서울시나 국토부가 말하는, '착공 후 4년 정도면 준공'이라는 가정은 70~80% 정도만 현실이 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허가와 착공 물량 자체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2026~2029년 사이 준공량은 연평균 3만 호 달성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추정치에는 신통기획으로 현재 짓고 있는 물량도 이미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추후에 국토부와 서울시의 자료를 교차 검증해서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즉, 이 수치를 신통기획 준공량에 그대로 더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한 서울시의 해명이 의미심장합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해명자료는 '신통기획은 순감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12.6만 호 감소한다는 주장은
'연도별 정비사업 준공-철거 물량'에 대한 것으로,
'해당 정비사업 준공-철거물량(순증)'과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사진).
네, 이건 서울시 말이 맞습니다. 당연히 둘은 다른 개념이지요. 그런데 좀 허탈합니다. 지금 우리는 "
A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 '연도별 정비사업 준공-철거 물량'이 -12.6만호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
A와 B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B가 줄어든다는 말은 거짓이다"라고 합니다. 아니, 우리가 언제 B가 줄어든다고 했습니까? 해당 정비사업 자체의 순증 효과야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지금 대한민국에서 애초 철거 물량보다 준공 물량이 더 적은 정비사업이 없을 텐데 말입니다.

▲신통기획 순감효과 지적에 대한 서울시 해명 내지는 시인 자료 서울시가 '팩트브리핑'이라며 내놓은 해명자료(2026.3.16). 신통기획만으로는 순감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있다(글씨 아래의 희미한 빨간 줄들은 서울시가 한글파일 화면을 캡처할 때 포함된 조판 부호로 보인다. 필자가 무성의하게 캡처한 것이 아니다.
최경호 (서울시 홈페이지 갈무리)
허탈함을 뒤로 하고 살펴보면, 서울시의 해명에는 두 가지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신통기획만으로는 철거 물량이 더 많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정비사업이 아닌 타 주택사업 등으로 준공되는 아파트 물량 등을 포함하면 연도별 신축 물량이 철거 물량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라는 해명이 그렇습니다.
두번째로, 서울시는 향후 준공물량을 잘 모른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신축물량이 철거물량보다 많
을 수 있다'
(강조는 필자)라면서 서울시가 가져온 근거는 지난 3년간의 평균 물량입니다. 최근 급감한 인허가나 착공 수치 또는 현재 건설 공정의 진도를 반영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저런 통계자료를 다 가지고 있는 서울시가 왜 굳이 '지난 3년 평균'과 같은, 과잉 추정의 우려가 높은 지표를 내세우는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걱정스럽습니다.
전쟁이 난 것도, 지진이 난 것도 아닌데
일단 2회차와 3회차 연재에서는 당장의 재고 감소 사태에 대한 단기 대책, 우선의 급한 불을 끌 방법은 없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런 '대규모 주택 감소'를 걱정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는지, 어떻게 이런 무책임한 기획이 가능해졌는지에 대해서는 4회차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마지막 5회차에서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 계속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
사회연대경제 방식으로 전세피해를 회복한 탄탄주택협동조합 감사.
"좋은 세상이 좋은 집을, 좋은 집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
"우리는 여기서 집을 설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삶을 설계하였다!"
공유하기
큰일입니다, 6년 내 서울 주택 십수만채가 줄어들 판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