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2 쿠데타에 맞섰다 사망한 참군인 김오랑 중령 묘.
김종훈
서울현충원 29묘역 2923호. 그곳에 가면 '육군 중령 김오랑의 묘'라고 새겨진 무덤이 있다. 2023년 11월 개봉해 10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본,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의 묘다.
참군인 김오랑, 전두환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 당시 상관인 정병주 육군특수전사령관을 보호하다 반란군 총탄에 맞아 전사한 군인이다. 하지만 반란군은 사건 직후 김 중령이 선제 사격해 3공수 측이 응사했다고 왜곡했고, 사망 원인 역시 '직무 수행이나 훈련 중에 사망'을 뜻하는 순직으로 기록했다. 이후 국립서울현충원 김 중령의 묘비에 '순직'이라고 새겨졌다.
2022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의 조사로 반란군이 정 사령관을 체포하려고 총기를 먼저 사용했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김 중령이 권총으로 응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진상규명위는 "망인의 죽음을 개인적 죽음으로 축소하고 불법적 살상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신군부의 기만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국방부에 재심사를 요청했고,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김 중령의 죽음을 '전사'로 인정했다.
군 인사법은 적과의 교전이나 반란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경우를 '전사'로 규정한다. 김 중령이 12.12 군사반란에 대항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전사가 타당하다는 의미다.
<서울의 봄> 개봉 이후 김 중령의 죽음이 재조명되면서 '1979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순직'이라고만 기재됐던 고인의 묘비는 새 묘비로 교체됐다. '12.12 군사반란 중 전사'했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부인 고 백영옥 여사의 이름도 함께 새겨졌다. 백 여사는 남편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명했고, 전두환·노태우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던 중 1991년 부산에서 실족사했다.
지난 3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014년 김 중령에게 추서된 보국훈장 삼일장 취소안을 의결했다. 김 중령에게 무공훈장을 새로 수여하기 위해서다. 보국훈장은 전투 이외 공적을, 무공훈장은 전투 중 세운 공적을 대상으로 하는 훈장이다. 상훈법상 '중복 수여의 금지'에 따라 동일한 공적에 대해 훈장을 거듭 수여할 수 없는 법적 제약이 있다. 기존 보국훈장을 취소하고 무공훈장을 재추서하는 방안이 유일하다.
"참군인 김오랑 정신을 알리는 것이..."

▲ 김오랑 중령
김준철
김오랑 중령의 묘 앞에 설 때마다 시민들은 여러 질문을 한다. 그중 하나가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군인들에 대한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르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후보생 시절을 포함해 위관 장교로 4년 가까이 군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김오랑, 정선엽 등 12.12 당시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럴 것이 대한민국 국군은 참군인 김오랑 중령의 추모비 건립조차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2013년 국회에서 김 중령에 대한 무공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안이 발의돼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국방부가 제동을 걸었다. 추모비를 세울 정도의 업적을 세웠냐는 이유였다. 결국 김 중령이 나온 육사나 특전사령부 어디에도 추모비는 세워지지 않았다. 대신 김 중령의 고향인 김해시 삼정동 삼성초등학교와 삼정중학교 사이의 산책로에 김해시민의 뜻을 모은 흉상이 세워졌다. 2014년 6월의 일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무공훈장이 재추서되고, 그가 사망한 특전사령부와 그가 나온 육군사관학교에 동상이 세워지는 길이 열렸다.
김 회장은 동상 건립의 의미를 <오마이뉴스>에 아래와 같이 말했다.
"'안이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육사 생도 신조에 김오랑 중령만큼 어울리는 군인이 있을까. 만약 김 중령 흉상이 육사 내에 세워져 있었다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때 육사 출신 사령관들이 그렇게 쉽게 불법행위에 동조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
참군인 김오랑 중령의 동상이 특전사와 육사에 세워지길 바란다. 오는 6월 6일 현충일, 참군인 김오랑에게 술 한잔 올리며 말하고 싶다. 당신을 기억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이 전국에서 마음을 모았다고. 기금 마련을 위한 계좌는 현충원투어 신청 링크에 들어가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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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얼마가 필요합니까?"... 참군인 김오랑 동상 세우려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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