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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엘시티' 24억 신고... 처분 약속은 언제쯤?

공직자 재산 신고, 배우자 명의 엘시티 24억 원 신고... "개인 사정" 이유로 보유 지속

등록 2026.03.26 10:08수정 2026.03.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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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엘시티
해운대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엘시티 임병도

박형준 부산시장이 과거 특혜 분양 의혹이 일었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선 직후 처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각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26일 관보에 공개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박 시장은 본인과 배우자의 재산으로 총 55억 2992만 원을 신고했습니다. 지난해 신고액보다 3억 6620만 원 감소한 금액입니다. 박 시장의 재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재산 목록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배우자 명의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입니다.

박 시장 가족의 엘시티는 지난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부터 끊임없는 특혜 분양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당시 박 시장 측은 아내 명의의 아파트는 2020년 4월 정상적인 매매를 통해 구입했다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SBS 보도를 통해 박 시장의 부인 조아무개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했고, 딸 최아무개씨도 같은 동의 바로 아래층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박 시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엘시티를 처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듭된 국감 지적에도 "언제까지 처분하겠다고 약속한 적 없다"

2021년 10월 열린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박 시장의 엘시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지금 살고 있는 엘시티를 선거 때 처분하겠다고 했는데 최근 입장이 바뀐 것 같다"라고 묻자, 박 시장은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라며 "특혜 비리는 없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오영환 의원도 박 시장이 과거 엘시티를 처분하겠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임기 안에 처분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박 시장의 엘시티 미처분 문제는 2024년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해식 의원은 "지난 2021년 국감에서 엘시티 처분을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처분하지 않았다"라며 "시장으로 당선되고 난 뒤 논란이 있었던 엘시티를 처분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박 시장은 "경찰 조사에서도 무혐의가 나왔다"라면서 "엘시티 분양과 관련한 어떤 특혜도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박 시장은 "해당 아파트를 언제까지 처분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라며 "개인 사정 때문에 처분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혜 의혹과 비리로 얼룩진 '엘시티'

 2020년 11월 18일 부산지검 앞에서 열린 엘시티 특헤분양 비리 무혐의 검찰 규탄 기자회견
2020년 11월 18일 부산지검 앞에서 열린 엘시티 특헤분양 비리 무혐의 검찰 규탄 기자회견 부산참여연대

박 시장 가족이 보유한 엘시티가 끊임없이 정치적 논란이 되는 이유는, 이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부산 지역 '토건 비리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엘시티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지어질 수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당초 엘시티 부지는 해변 60m 고도제한 탓에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산시는 고도제한을 풀어주고 환경영향평가도 면제했습니다. 심지어 군인공제회와 부산은행은 자금난을 겪던 시행사에 별다른 담보 없이 수천억 원을 대출해주고 이자까지 면제해 주는 등 상식 밖의 특혜를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특혜 뒤에는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의 전방위적인 정관계 로비가 있었습니다. 이 회장은 부산 지역 기관장과 법조계, 경제인들의 모임인 '부산발전동우회' 소속이었고, 그가 구속되자 해당 모임 출신 법조계 인사들이 구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7년 부산참여연대는 이영복 회장 측으로부터 사전 특혜 분양을 받은 의혹이 있는 43명을 처벌해달라며 부산지검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그러나 부산지검은 공소시효를 불과 3일 앞둔 2020년 10월, 43명 중 41명을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특혜 분양 대상자들의 인적 사항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최종 결정서에는 이들을 '성명불상'으로 기록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사정기관마저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 속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24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시정보고회에서 발언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24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시정보고회에서 발언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

박 시장은 이번 재산 신고에서 배우자 명의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 가액을 24억 3900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사이트에 등록된 매물 가격(194.2㎡)은 최소 30억 원 이상을 호가합니다. 엘시티는 분양 당시부터 '상류층', '슈퍼 리치'를 내세운 초호화 주상복합으로, 2020년 기준 공시가격만 54억 원(244.62㎡)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10번째로 비싼 집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무주택자와 서민, 청년들을 위한 주거 정책을 총괄해야 할 부산시장이 정작 특혜와 비리 논란이 있었던 초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고 비판해왔습니다.

박 시장 관련 기사 댓글에는 언제나 '엘시티'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습니다. 누리꾼들은 그가 2021년 당선 소감에서 "서민 정서에 맞지 않는 집에 사는 것에 대한 도덕적 비판에는 일정 정도 수긍한다"라며 "머지않은 시점에 엘시티 집을 처리하고 만일 남는 수익이 있다면 공익에 쓰겠다"라고 했던 발언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직자의 재산은 합법성을 넘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적 기준을 요구받습니다. 박 시장의 재산 목록에서 엘시티가 언제쯤 사라질지, 실제 처분 의지가 있는 것인지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박형준 #엘시티 #지방선거 #이영복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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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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