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수록 만경강의 기러기 무리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이미 마음은 고향 땅 북쪽 하늘을 향해 있을지 모른다. 떠나기 전까지 이곳은 그들에게 마지막 안식처다. 강 위에서 물방울을 흩날리며 몸을 터는 기러기들의 모습은, 수만 번의 날갯짓을 앞둔 비장한 출정식과도 같다.
만경강은 이제 다시 조용해질 것이다. 하지만 내년 겨울, 이 강을 기억하는 기러기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 그들이 마음 놓고 내려앉을 논습지와 깨끗한 강물이 그대로 남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수천 km 이동 전 마지막 준비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만경강에서 겨울을 보낸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무리를 만났습니다. 봄이 다가오면서 이 철새들은 북쪽 번식지로 떠날 준비를 시작합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와 북극권 툰드라까지 이어지는 이동 거리는 수천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이동을 앞둔 기러기들은 집단적으로 목욕을 하고 깃털을 정리합니다. 이 행동은 단순한 몸단장이 아니라 장거리 비행을 위한 중요한 준비 과정입니다. 깃털이 정돈되어 있어야 방수 기능과 체온 유지가 가능하고, 긴 비행을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경강에서 만난 기러기들의 마지막 단장. 곧 이들은 북쪽 번식지로 긴 여정을 떠날 것입니다. ⓒ 새와 사람의 이야기 / 새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