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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다이소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다양한 K-뷰티 상품부터, 최신 유행 아이템까지... MZ세대의 '가성비 개미지옥'이 된 다이소

등록 2026.03.13 11:55수정 2026.03.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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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살 때 가끔 한국에서 소포를 부쳐주는 친구가 있었다. 대부분 캐나다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한국 물건들을 담아 보냈고, 그중 가장 반가운 것은 한국 화장품이었다. 물론 캐나다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번은 '리들O 앰플'이라는 스틱형으로 소포장된 화장품을 보내준 적이 있었다. '리들O'이라는 이름처럼 바르면 피부가 살짝 따끔따끔했는데, 그 독특한 사용감 때문인지 괜히 피부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음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앰플을 몇 개 사가려고 친구에게 구입처를 물었는데 돌아온 답이 뜻밖이었다. 다름 아닌 다이소였다.

"다이소라고?"

내가 의아해하자 친구가 말했다.

"다이소가 옛날의 다이소가 아냐. 지금은 MZ들의 성지라고."

내가 사려는 앰플은 다이소에서도 일명 '품절템'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알고 있던 다이소의 이미지는 밥주걱이나 감자깎이 같은 물건을 일이천 원에 살 수 있는 생활잡화점에 불과했다. 화장품을 살 만한 매장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게 품절될 만큼 인기라니. 도대체 다이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실제로 최근 들른 다이소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매장 규모도 훨씬 커졌고 캠핑, 여행, 반려동물, 의류 등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코너들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시선을 끈 것은 뷰티 코너였다. 매장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고, 다른 코너에 비해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진열된 제품 구성도 웬만한 화장품 전문 매장에 뒤지지 않았다. 기초화장품뿐만 아니라 쿠션, 아이섀도, 립글로스, 향수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그 앞은 젊은 여성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유독 붐볐다.


 다이소 강남역점의 뷰티 코너
다이소 강남역점의 뷰티 코너 박민희

중심에는 화장품이 있다

다이소는 최근 몇 년 사이 상품 구성을 재편하고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했다. 과거 주방용품과 청소도구 같은 생활잡화를 주로 판매하던 매장은 이제 뷰티, 패션, 인테리어, 캠핑,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한 매장 안에서 일상생활의 여러 영역을 둘러볼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상품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화장품이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의 제조사를 살펴보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같은 국내 주요 ODM·OEM 화장품 제조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뷰티 브랜드 정샘물과 협업한 전용 라인 '줌 바이 정샘물'과 토니모리와 함께 선보인 '본셉' 같은 제품도 눈에 띈다.

이 대목에서 다이소 화장품의 인기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천 원에서 오천 원 사이의 낮은 가격대는 유지하면서도 국내 유명 화장품 제조사 및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이소 화장품은 이제 단순히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믿고 써볼 수 있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이소와 협업한 토니모리의 ‘본셉’과 정샘물의 ‘줌 바이 정샘물’
다이소와 협업한 토니모리의 ‘본셉’과 정샘물의 ‘줌 바이 정샘물’ 박민희

다꾸와 캐릭터 굿즈까지

문구와 취미용품도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분야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이른바 '다꾸' 문화가 확산되자 다이소도 이에 맞춰 스티커와 마스킹테이프 같은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캐릭터 상품이나 한정판 굿즈처럼 취향을 반영한 아이템도 인기를 끈다. 실제로 '산리오캐릭터즈' 협업 상품 등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절과 기념일에 맞춰 나오는 시즌 한정판도 다이소의 또 다른 인기 상품이다. 봄에는 벚꽃 테마의 '봄봄 시리즈', 가을에는 '헬로어텀 시리즈',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관련 굿즈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처럼 다이소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이소에서 출시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
다이소에서 출시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 박민희

신상품 출시와 SNS가 키운 다이소 열풍

다이소의 빠른 상품 회전도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소는 매달 6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출시한다. 시즌 상품과 시리즈 상품도 꾸준히 등장해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게 만든다. 이런 구조 덕분에 온라인에서 소개할 콘텐츠 소재도 끊이지 않는다.

SNS에는 '다이소 추천템'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온다. 소비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만들어진다.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아도 신상품이 빠르게 알려지는 구조다. 특히 SNS 이용자가 많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런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다이소는 자연스럽게 MZ세대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공간이 됐다.

 다이소 추천템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들
다이소 추천템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들 유튜브 갈무리

생필품 가게에서 '구경하는 곳'으로... '디깅'의 성지

사실 다이소의 저렴한 가격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천 원에서 오천 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저가' 전략은 다이소의 가장 오래된 경쟁력이기도 하다. 가격대가 낮으니 구매 문턱이 낮고, 새로운 제품을 시험 삼아 구입할 때도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필요한 물건만 사려다 예상보다 여러 개를 집어 들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MZ세대에게도 이러한 가격대는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해서 항상 선택받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비용뿐 아니라 품질까지 함께 따지는, 이른바 '가성비'를 중시하는 똑똑한 소비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이소의 인기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상품군 확대, 빠른 신상품 공급, SNS 콘텐츠 확산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면서 매장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 다이소가 '필요한 물건을 싸게 파는 곳'이었다면 지금의 다이소는 매대를 둘러보다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디깅(digging)'의 장소로 변모한 것이다. 다양한 상품을 부담 없이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종의 '가성비 백화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다이소는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MZ들의 개미지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다이소유행 #유행분석 #트랜드분석 #MZ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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