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해설 앱 '싱크로' 화면. 3월 6일 기준 '왕과 사는 남자' 화면 해설은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조현대
기자는 6일 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부에 연락해, 화면 해설에 대해 문의했다. 담당자는 예산 부족 및 여러 가지 사정을 말하며 <왕과 사는 남자> 화면 해설 제공은 특정 시간 및 요일에 한해 개방형으로 이뤄진다고 답변했다. 일종의 행사처럼, 특정한 날짜와 시간에 정해진 영화관을 찾아야 상영관 자체에서 화면 해설을 들으며 관람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농아인협회 측은 예산 상의 이유로 개봉 중인 모든 영화에 화면 해설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을 종합해 보면, <왕과 사는 남자>의 화면 해설이 싱크로에 업로드 될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천만 영화' 축제에, 소외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 영화가 위기라고들 하는데, 간만에 관객 수 천 만을 넘긴 영화의 등장에 여기저기 축제 분위기다. 기자도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해, 이제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만약 활동지원사가 없었다면, 모두가 <왕과 사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침묵해야 했을 것이다.
천만 관객 영화들이 나온 지도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시각 장애인은 상영관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영화관에서 다른 관람객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시각 장애인도 편히 영화를 관람하려면 폐쇄형 화면 해설 제공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문화적인 측면에서 시각 장애인은 점점 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극장엔 많은 영화들이 상영될 것이다. 그때에도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화면 해설이 어렵다고 한다면, 시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은 계속 요원할 것이다. 이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 극장 산업 관계자는 중증 장애인 및 취약 계층들의 원활한 영화 관람을 위해 인프라를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이를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시각 장애인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영화관에 방문해, 어떤 영화든 이어폰을 꽂고 해설을 들으며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나는 어둠 속에서도 색채있는 삶을 살아온 시각장애인이다.
공유하기
시각 장애인도 '왕사남'을 관람했습니다, 그런데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