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노동조합연맹 송수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잇따라 방문해 교사의 정당 가입 허용 등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만약 이 선택으로 인해 저희가 어떤 책임을 지게 되더라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 50만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저희는 그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현직 교사들이 손으로 직접 쓴 가입신청서를 정당에 접수
이같이 말한 교사노조연맹의 송수연 신임 위원장 등 임원 5명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직접 방문해 각자 직접 손으로 쓴 정당가입신청서를 냈다. 위원장 취임식을 앞둔 4일 오전 벌어진 일이다. 교원단체 차원에서 정당에 가입한 것은 최근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현행법상 현직 교사가 정당에 가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날 오전 11시쯤, 교사노조연맹 소속 30여 명의 임원들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 섰다. 이들은 "민주시민의 기본권리, 교사 정당가입 보장하라"란 펼침막을 들고 있다. 맨 앞에 선 송 위원장은 '민주당 정당가입신청서'를 들었다. 교사노조연맹은 조합원이 13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최대 교원단체다.
송 위원장은 가입신청서 제출 직전 다음 내용이 담긴 '정치기본권 회복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학 교수도, 어린이집 교사도, 방과후 강사도 누리는 기본적 시민권이 초·중등 교사에게만 금지되어 온 현실은 명백한 차별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교사의 정당 가입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이어 송 위원장은 "교육과정과 대입제도, 예산 배분까지 모든 교육정책이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되지만, 정작 교육 전문가인 교사는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라면서 "그 결과는 정책의 혼란과 현장의 피로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학생과 보호자에게 돌아갔다. 이제 교사는 정책의 수동적 집행자를 넘어, 정당과 입법의 장에서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능동적 설계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청서 받은 박홍배 "오늘 위원장 되셨는데, 바로 위법상황 되면 안 되니까"

▲ 교사노동조합연맹 송수연 위원장과 임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교사의 정당 가입 허용 등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정당 가입 신청서를 박홍배 의원에게 제출하고 있다.
유성호
▲ 교사노조연맹 송수연 위원장 등 5명, 민주당·국힘에 당원 가입한 까닭 ⓒ 유성호
송 위원장으로부터 정당가입신청서를 받아 든 민주당 박홍배 의원(교원·공무원 정치기본권 TF 위원)은 <오마이뉴스>에 "저희가 지금 (현직 교사들을) 당원에 가입시키면 위법한 상황이 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감사하지만 마음으로 받고 채찍질로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송 위원장이 오늘 위원장이 되시는데 바로 위법상황이 발생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 국민 다섯 분 중에 한 분이 당원인 이 시대에 교사 공무원에게만 정치기본권을 주지 않는 이 현실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장 등 교사노조연맹 임원들은 국민의힘 당사를 찾았다. 당사 주변에서 태극기를 든 채 농성을 벌이던 이들 가운데엔 "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여기까지 왔느냐. 민주당으로 가라"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교조 소속이 아닌 교사노조연맹 소속 교사들이었다.
송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직자에게도 당원가입신청서를 냈다.

▲ 교사노동조합연맹 송수연 위원장과 임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교사의 정당 가입 허용 등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정당 가입 신청서를 당 관계자에게 제출하고 있다.
유성호
송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원래는 저 혼자 두 당에 당원으로 가입하려고 했는데, 임원들 4명이 동참해주셨다. 책임을 감수하고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앞당기기 위해 이렇게 나서주신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의 행동은 더 헌법에 알맞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다. 권리는 허락받는 것이 아니라 되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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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연맹 송수연 위원장 등 5명, 민주당·국힘에 당원 가입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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