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 10월 당시 멧 다라 기자의 석방올 촉구하는 캠페인 포스터 이미지. 지난 2023년 미국 국무부로부터 인신매매 척결 영웅으로 선정되었던 그는 현재 보석 상태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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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리 용팟의 '그림자'와 표적 수사
과거 대표적 독립 언론 매체인 <캄보디아 데일리>와 <프놈펜 포스트> 기자 출신인 그는 수년간 캄보디아 거물 재벌이자 상원의원인 리 용팟과 연루된 사기·인신매매 의혹을 집요하게 추적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재무부가 리 용팟과 그의 기업인 L.Y.P. Group에 대해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 연루 혐의 제재를 발표한 이후, 멧 다라 기자는 '사회안전 교란 선동' 혐의로 전격 체포돼 23일간 수감된 적도 있다. 이번 일시 구금 사건 역시 사건 현장이 '꼬꽁주의 제왕'이란 별칭을 가진 리 용팟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그를 겨냥한 표적 수사의 연장선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멧 다라 기자는 현재 캄보디아 형법 494조·495조에 따른 '사회안전 교란 선동' 혐의로 보석 상태에 있다. 지난 2024년 10월 무렵 캄보디아 군경은 그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문제 삼아 체포했는데, 이는 프레이벵 주의 한 석재 채석장 관련 게시물이 발단이었다는 사실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복수 인권단체 보고에서 확인된다. 해당 게시물에는 성지로 여겨지는 바 프놈 사원 인근 산지에서 진행되는 채석 작업 장면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이 포함돼 있었으며, 지역 당국은 이를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언론·교사까지… SNS 한마디에 체포되는 나라
캄보디아에서 표현의 자유 위협은 현지 독립 언론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일(현지시각) 껀달주 중·고교 교사인 누 피아룸( 47) 역시 캄보디아-태국 국경 분쟁과 관련하여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영상 게시 후 체포됐다. 현지 경찰과 검찰은 이를 형법 제494조 및 제495조에 따른 '선동적 ' 발언 혐의로 규정하며 형사 소송 절차에 따라 조사 중이다.
체포 당시 정식 영장 발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캄보디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역사가 깊은 현지 인권 단체인 LICADHO의 운영 이사 암 삼 아트는 <끼리포스트>를 통해 "그의 발언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현재 교사 피아룸의 아내와 남은 가족들도 현재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끼리포스트>에 따르면, 그의 아내 헴 싸모은(35)은 경찰이 영장 없이 집에 찾아와 남편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남편이 그동안 가난한 집안 아이들을 위해 작은 학교를 세우고 무료로 교육을 제공해왔으며, 태국과 국경 분쟁 지역 군인들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남편이 이 비디오를 통해 정부가 국경 문제 해결에 더 노력하도록 촉구하려 했다고 전했다. 아내 싸모은은 법원의 결정이 불공정하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남편의 석방을 허가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용기 있는 현지 언론인인 헴 완나 기자의 체포 사건 역시 최근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 언론단체< 국경없는 기자회, RSF >에 따르면, 완나는 온라인 매체 HHVNN TV 편집장으로, 지난 1월 30일 국경에서 불과 수 백미터 떨어진 온라인 스캠 단지에서 외국인 피해자 폭력 사건을 취재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일로 그는 2월 3일 반떼이 민쩨이주 헌병대에 의해 긴급 체포됐고, 형사소송법 494조·495조 '사회안전 교란 선동'과 301조(사적 대화 도청·녹취) 혐의로 기소됐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최대 3년 징역과 600만 리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RSF는 2월 10일 즉각 헴 완나 기자의 석방과 혐의 취소를 요구하며 본 사건을 "공익을 위한 저널리즘에 대한 명백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RSF 아시아-태평양 지부장은 "기자 헴 완나는 단지 폭력 행위와 사기 단지의 존재를 폭로함으로써 자신의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그의 보도는 명백히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며, 당국이 그를 침묵시키려 하는 것은 충격적이다" 라고 말했다.
LICADHO와 CamboJA(캄보디아언론협회), ADHOC-Cambodia(캄보디아인권개발협회) 등 22개 현지 시민사회 및 언론 단체들도 같은 날 헴 완나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 및 모든 기소 취소를 요구했다. 이 단체들은 정부가 형법을 오용하여 언론을 위협하고 있으며, 분쟁 발생 시 형법이 아닌 '언론법(Press Law)'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멧 다라 기자 체포 사건과 관련해 <끼리포스트>는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꼬꽁주 부지사와 현지 경찰 고위직 등 지역 책임자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상당수가 "당시 현장에 없었다"고 답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건 경위에 대한 공식 설명이 부족한 가운데 서도 캄보디아 정부는 온라인 스캠 범죄 단속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당국은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약 200개의 사이버 사기 단지를 폐쇄하고 173명의 주요 범죄자를 체포했으며, 외국인 약 11만 명을 추방하는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고 밝혔다. 또한 훈 마넷 총리는 최근 열린 내무부 정례 회의에서 올해 4월 이전까지 자국 내 모든 온라인 범죄 조직을 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발표는 치안 성과를 강조하는 메시지이지만, 동시에 언론 자유를 둘러싼 평가와는 큰 간극을 보인다.
"자유 점수 81점"이라는 정부, 국제사회의 '낙제점'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해 연말 공보부가 전국 467명의 언론인·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언론 자유 점수가 81.4%('매우 좋음')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조사 대상 180개국 가운데 161위에 머물러 사실상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이외에도 LICADHO는 지난해 6~7명 이상의 현지 기자가 구금된 사실을 보고하며, 이들이 주로 민감한 사기 사건이나 보안 이슈를 다루다 타깃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미국 국무부는 이미 지난 2024년 인권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Serious restrictions)'이 존재함을 공식화한 바 있다.
범죄 소탕이라는 명분 아래 언론과 시민의 발언까지 억누르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캄보디아가 아무리 대규모 단속과 수사 성과를 내세우더라도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이버 범죄 척결 의지를 강조하는 정부 발표와 달리, 언론의 취재 활동과 비판적 표현이 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이는 법 집행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전문가 역시도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검거 숫자가 아니라 법치의 투명성, 권력 견제 가능성, 그리고 표현의 자유 보장 여부다. 언론을 감시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한, 범죄 대응 성과는 외형적 통계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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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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