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배치도
백진우
기자는 지난 1월 14일부터 30일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83개 항공사 1만6355개 항공편 탑승구 배치 현황을 인천공항 홈페이지 여객 출발 시간표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공동운항과 결항 항공편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일부 저비용항공사와 아시아계 일반 항공사(FSC) 항공편만 탑승동에 배정되고 있었다.
우선 해외 저비용항공사가 탑승동에 배치됐다. 동남아시아 LCC인 스쿠트항공, 비엣젯항공, 세부퍼시픽항공, 에어아시아 등과 동아시아의 피치항공, 집에어, 춘추항공, 홍콩익스프레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호주 LCC인 젯스타도 탑승동에 배정됐다.
일부 아시아 국가의 일반 항공사도 탑승동을 이용했다. 중국 FSC인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과 베트남의 베트남항공 등이다. 반면 아메리칸항공, 에어캐나다 등 영미권 일반 항공사 중에는 탑승동에 배치된 경우가 없었다.

▲ 인천국제공항 항공사 배치 현황(2026년 1월 14일 ~ 2026년 2월 12일)
백진우
T1을 이용하는 한국 LCC의 경우 메인터미널과 탑승동 둘 다 배치됐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파라타항공 항공편의 절반 가까이가 탑승동에 배치됐다. 에어프레미아는 메인터미널에서, 에어로케이항공은 탑승동에서 모두 출발했다.
반면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는 LCC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제2터미널을 이용해 탑승동에 배치될 일이 없다. 재배치 이전인 1월 13일에도 아시아나항공 항공편은 모두 T1 메인터미널에 배정됐다.
탑승동 이용 승객은 적지 않다. 2025년 인천공항에서 출국한 승객(환승 포함) 약 3676만 명 중 약 1028만 명이 탑승동 출발 항공편을 탔다.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탑승동… 승객 "편의시설 부족해"

▲ 2026년 1월 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메인터미널에서 탑승동으로 향하는 셔틀트레인 타는 곳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백진우
기자는 탑승동을 통해 지난 1월 31일 출국하고 2월 2일 귀국했다. 출국 과정에서는 보안검색 후 탑승게이트로 이동할 때부터 메인터미널 이용객과 차이가 발생했다.
보안검색장과 메인터미널 탑승구는 3층에 있다. 하지만 탑승동 이용객은 3층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 탑승동행 셔틀트레인 정류장으로 가야 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메인)터미널로 다시 돌아오실 수 없습니다'는 안내가 있었다. '만약 잘못 이동할 경우 항공편을 놓칠 수 있습니다'는 영어 경고도 있었다.
"위에 두고 왔나 보네. (셔틀트레인) 타면 못 돌아와. 큰일 날 뻔했어."
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한 4인 가족은 물건을 두고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행 에스컬레이터는 없기에 이들은 급하게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 2026년 1월 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메인터미널에서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셔틀트레인 내부
백진우
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트레인은 승객을 가득 채우고 출발했다. 교통약자석 외에 별도 좌석은 없기에 대부분 서서 갔다. 열차는 약 2분간 운행해 탑승동 지하 1층에 도착했다. 에스컬레이터를 3번 갈아타 게이트가 있는 3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 5시 25분 메인터미널 3층에서 출발해 탑승동 3층 중앙 도착까지 약 10분이 걸렸다. 만약 탑승동 끝 게이트에 가야할 경우 약 8분을 추가로 걸어야 한다.
탑승동은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2월 8일 기준 인천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메인터미널 면세구역 면세점은 약 70개에 달하지만 탑승동은 5개 내외에 불과하다. 탑승동에는 메인터미널과 달리 인기 시설인 스타벅스, 마티나라운지 등도 없다. 탑승동에 있는 유일한 편의점에는 손님 10여 명이 작은 공간에 몰려 북적였다.

▲ 2026년 1월 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출국장
백진우
탑승동 승객도 셔틀트레인을 타기 전 메인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탑승동까지 이동 시간이 적지 않기에 부담일 수 있다. 이날 하노이행 항공편을 이용한 이아무개(남·38)씨는 "메인터미널에서 쇼핑하고 오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다"며 "안그래도 친구와 '우리가 왜 탑승동까지 가야하지' 불평하며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면세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며 "탑승동에도 승객이 많은데 이러한 측면에서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불평했다. 장윤성(남·35)씨는 "탑승구와 흡연실이 굉장히 멀다"며 "면세점과 푸드코트도 부족해 불편하다"고 했다.
긴 이동 거리 때문인지 시간에 쫓기는 승객도 많은 모양새였다. 이날 승무원들은 셔틀트레인 정류장에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탑승 마감합니다, 파이널콜"을 연신 외쳤다. 캐리어를 들고 뛰어 올라오는 승객도 종종 있었다.
2일 귀국할 때도 불편은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메인터미널로 넘어가야 입국심사대와 수하물 수취대가 있기 때문이다. 셔틀트레인을 양방향에서 탈 수 있는 출국 때와 달리 귀국 때는 열차를 1개만 이용할 수 있어 열차 대기 시간이 더 길었다.
공항 사용료 다르지 않아… 탑승동 항공사 "메인터미널 원해"

▲ 2026년 2월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입국장
백진우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만난 모든 승객은 저비용항공사를 예매했기에 탑승동을 이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탑승동을 쓰더라도 승객과 항공사가 인천공항에 지불하는 사용료는 같다. 항공권 가격에 포함된 공항 이용료는 국제선 기준 1만7000원으로 동일하고 항공사가 내는 착륙료, 정류료, 탑승교 사용료, 수하물처리시설 사용료 등도 차이가 없다. 탑승동 승객들이 불편을 감수할 경제적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항공사도 탑승동 이용을 꺼린다. 에어로케이항공은 기자의 서면질의에 "메인터미널과 탑승동 중 한 곳으로 고정이 가능하다면 메인터미널 배치를 선호"한다며 "고객 편의 증대"와 "탑승동 사용에 따른 별도 감면·할인 인센티브 부재로 인해 비용 절감 측면에서 혜택 없음"을 이유로 들었다. 피치항공도 "당사로서는 고객의 이동 거리 감소와 편의성을 위해서는 (메인) 터미널 배정을 희망하는 바"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 저비용항공사 홍보 담당자도 "업무 편의 및 승객 편의를 위해서는 저희를 포함해 대다수 항공사에서 메인터미널을 선호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월 9일 기자의 각 항공사별 배치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각 항공사의 터미널별 배치는 운항편수, 기종, 탑승률, 항공사 선호도에 더불어 항공사 얼라이언스, 체크인카운터 및 라운지 등 공항시설의 운영 효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배정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같은달 21일 내놨다. 반면 구체적인 항공사 배치기준에 대한 내용은 영업상 비밀침해를 이유로 비공개했다.

▲ 2026년 2월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에서 셔틀트레인을 타고 메인터미널에 도착한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줄 서있다.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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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수능 창시자> <당신은 학생인가> 감독 / 前 시민단체 <프로젝트 위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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