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해병장병 찾는 전우들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특수수색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부터 임 전 사단장 등 채해병 사망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아홉 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문 전 사단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특검팀: 2023년 7월 18일(채해병 순직 전날)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이 VTC(화상회의)에서 '위에서 보지 말고 내려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수색하라'며 바둑판식 수색을 강조한 것이 예하 포병부대에 전파된 사실을 알았나.
증인: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 알게 됐다.
특검팀: 해병대1사단장이 실종자 수색 작전에 관해 구체적인 과업을 수행할 때 지시할 권한이 있나.
증인: 현장에서 임무 수행의 지도 개념으로 언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검팀은 문 전 사단장에게 "본인은 당시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서 (임 전 사단장의 바둑판식 수색을) 지도 개념으로 추측해서 답했나"라고 추궁했는데, 문 전 사단장은 "(사고 당시) 지도인지 지시인지 인지하지 못했으나 나중에 그런 측면(지도 개념, 기자 주)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문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이 실질적인 작전지휘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고 저희는 판단한다"며 "증인은 1사단에서 통상적인 지원 외에 작전 지휘를 주도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문 전 사단장은 "그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호우피해복구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작전통제권을 가진 부대의 장과 원소속 부대의 권한이 (각각)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원소속 부대의 장으로서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하신 것이고 그런 권한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이를 적극 공략했다. 그의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윤석열 정부 법제처장)가 "사단장이 바둑판식 수색을 강조했다고 하더라도 (작전통제권자인) 증인이 기존에 제시한 수색지침을 침해하거나 위반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문 전 사단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문 전 사단장은 '현장에서 1사단장이 무엇을 하는지 몰랐기에 작전통제권 침해를 받았다고 판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특검팀의 추가 질문을 받고 "그렇다"며 "침해됐다고 판단할 그런 게 없었다"고 부연했다.
더해 특검팀은 2023년 7월 18일 작전통제권 전환 후 해병대 1사단이 상륙돌격장갑차(KAVV)와 소형고무보트(IBS)를 호우피해복구작전에 투입한 것을 거론하며 "1사단장에게 권한이 있나"라고 물었는데, 문 전 사단장은 "장비 투입 여부는 작전을 수행하는 7여단장의 권한범위이나 사단이 가진 자원 중 임무수행에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사단장이) 여단장에게 이를 할당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지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임성근 종일 현장지도도 "문제 아니다?"... 재판장 "8시간인데?" 반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순직해병특검 출석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5년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민
문 전 사단장은 임 전 사단장이 채해병 순직 전날 장시간 작전 현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도 "원 소속부대장의 현장지도는 일반적으로 가능하고, 크게 문제 될 상황은 아니"라고 증언해 재판장이 "8시간 현장지도인 것을 아냐"고 되묻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완규 변호사: 특검 쪽은 임 전 사단장이 현장을 와서 박상현 전 7여단장이 수행하느라 작전수행에 굉장히 장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부대장들이 알아서 임무를 수행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 않나.
증인: 원소속 부대장이 현장지도를 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 크게 문제 될 사항은 아니라고 군 내부적으로 본다.
조형우 재판장: 7월 18일 사단장이 8시간 동안 현장에 있었는데, (증인은) 이를 알고 있나?
증인: 원소속 부대장의 현장지도는 일반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 8시간 (현장지도) 했다는 건 인식하지 못했다.
조 재판장은 이 변호사에게 "이 사건의 쟁점은 현장지도를 왔다거나 (7여단장이 사단장을) 수행했다는 것이 아니고, (임 전사단장이)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는데, 이 변호사는 "(원소속 부대장의 현장지도를) 일반적으로 여쭤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증인의 작전통제권 침해했다고 말하려면, 증인의 지시에 반하는 행위 예컨대 1사단 작전지역을 (증인이 할당한) 경북 예천에서 다른 쪽으로 변경하는 정도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문 전 사단장에게 물었다. 이에 그는 "그렇다"면서도 "작전통제권의 침해는 제가 느끼는 것보다 예하 부대장이 어떻게 느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판단을 하급 간부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재판장은 문 전 사단장에게 직접 "증인은 대부분의 권한을 7여단장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들린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작전통제권을 가진 지휘관으로서 7여단장에게 조언했다는 1사단장이 넘으면 안 되는 선은 무엇인가"라고 심문했다. 그럼에도 문 전 사단장은 "제가 책임은 다 지는 것이지만, 안전대책에 관한 사항을 지원해 줄 것이 많지는 않다"며 "현장지휘관에게 맡긴다"는 답을 반복했다.
[임성근 등 공판 기사]
7차 : "인간된 도리를..." 부하 돌직구에 굳은 임성근 https://omn.kr/2gt0e
6차 : "알아서 긴 것 아니냐" 임성근 측이 한 말 https://omn.kr/2gqxw
5차 : 대대장 "바둑판 수색, 물에 들어가야 가능" https://omn.kr/2goel
4차 : 이완규 "임성근이 압박?", 현장 중대장 "네 압박" https://omn.kr/2glmy
3차 : "허리깊이 수중 수색, 상부가 원해야 가능" https://omn.kr/2ggw9
2차 : 임성근에 유리하게 진술 바꾼 해병대 소령 https://omn.kr/2gecv
1차 : 말단 간부도 책임 인정, 임성근은 '전면 부인' https://omn.kr/2ga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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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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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작전통제권 넘겨받은 사단장 "바둑판식 수색, 지시 아닌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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