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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음성" 한학자 연설... "윤석열로 이해했다"면서 배후는 윤영호라는 통일교 목사

[한학자 7차 공판] 증인 오아무개씨 횡설수설에 재판장도 "추상적 말 그만"... 한 총재는 "화장실서 넘어져" 불출석

등록 2026.01.20 17:29수정 2026.01.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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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통일교 청년 신도들이 천정궁 입구에서 기도와 노래를 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통일교 청년 신도들이 천정궁 입구에서 기도와 노래를 하고 있다. 권우성

"그러면 당연히 (정치에 관한 것으로) 딱 알아들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교인이 횡설수설하자 재판장이 던진 질문이다. 한 총재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5년 연장할 것이냐. 하늘을 더 기다리게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는데, 이 교인은 이를 "종교적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 연설 후 통일교 간부를 통해 받은 1000만 원으로 국민의힘 측을 후원한 이 교인은 "그때 만약 제가 (정치에 관한 것으로) 알아들었다면 더 적극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20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비서실장 등에 대한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통일교 대전충남교구장을 맡고 있는 오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씨는 30여 년간 통일교 목사로 활동했고, 20대 대선을 앞두고는 통일교 대전충남교구장으로 활동했다.

이날 오씨를 대상으로 한 증인신문의 쟁점은 한 총재의 연설(2022년 3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참부모님 특별집회')이었다. 한 총재는 해당 연설 중 "하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는데, 오씨는 이를 "윤석열 당시 후보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0대 대선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은 "한 총재가 아닌 윤 전 본부장의 의사"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의 연설을 윤석열을 위한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통일교의 윤석열 지지는 윤 전 본부장의 의사였다는 것이다.

앞뒤가 다른 오씨의 주장에 윤 전 본부장 측은 한 총재의 연설 중 "5년"이 언급된 점을 제시하며 "이 발언을 정권 교체의 의미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오씨는 즉답 대신 "제가 (한학자) 총재님이 하셨던 그 말씀의 뜻에 부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찾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다소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검서 "선거 지원" 말했던 증인, 법정서 "세계 평화 위해"


 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의 첫 재판에서 법정 촬영 허가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의 첫 재판에서 법정 촬영 허가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성호

오씨는 통일교 간부에게 받은 1000만 원으로 국민의힘 측을 후원한 이유를 두고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서의 조사 때와는 다른 발언을 내놨다. 이날 특검팀과 오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그는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3월 4일 통일교 간부 유아무개씨로부터 "국민의힘 지지를 위한 자금"이라는 설명과 함께 1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그리고 이를 다음날 새벽 당시 UPF(통일교 산하 조직) 간부였던 안아무개씨에게 전달했다.

특검팀이 제시한 진술조사에 따르면, 오씨는 유씨에게 '안씨가 특정 후보(윤석열)님 후보 수행과 선거지원 활동 등을 해 자금을 전달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오씨는 "세계평화 실현을 위한 활동" 등을 위해 쓴 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장이 직접 오씨를 신문했다.


우인성 재판장 : 제가 궁금한 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의 무슨 평화활동, 이런 추상적인 말씀을 하시는데 이렇게 급박하게 빨리 드릴 이유가 없잖아요. 왜 이렇게 급박하게 (1000만 원을) 받자마자 다음날 새벽에 주신 이유가 뭐냐 이거예요.
오씨 : 그때 안○○ 회장님이 여러 활동을 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주는 게) 합당하다는 게 제 판단이었습니다.

우 재판장 : 여기(특검팀 진술조서) 본인 답변에, "안○○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거 지원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을 봤던 것 같다"라고 써 있는데, 유○○씨 말씀도 있고, 안○○씨가 윤석열 후보 선거 지원 활동도 하고 그래서 안○○씨에게 주신 거 아니에요?
오씨 :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그때 제가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분한테 드리면 잘 하시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오씨는 2022년 3월 7일 다른 통일교 간부들과 최민호 당시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측을 만났고, UPF의 간부였던 조아무개씨가 자신의 명의로 300만 원을 세종시당에 후원했다고도 증언했다.

한편 한 총재는 건강상의 사유로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 총재 측은 "지난 16일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통증이 심해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팀에서는 박예주·오정헌·남도현 검사가 출석했고,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송우철·이혁·권오석·류재훈·서동후·김민경(이하 법무법인 태평양)·강찬우·심규홍·이남균(이하 LKB평산) 등 총 9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한학자 공판]
1차 : 10년 통일교 신도, '참어머니'에 불리한 증언 https://omn.kr/2g8nz
2차 : 통일교 직원들 "국힘 외 후원 지시 받은 적 없다" https://omn.kr/2gbmw
3차 : 법정서 벌어진 고위간부와 윤영호의 개싸움 https://omn.kr/2gepc
4차 : 청와대, 공천권, 대선 도전까지... 회의록 공개 https://omn.kr/2gg31
5차 : 교인들 자꾸 감싸자 재판장 "총재가 윤영호냐" https://omn.kr/2gou2
6차 : 윤영호 첫 폭로 "한학자 선물, 윤석열에 전해" https://omn.kr/2gq86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 권우성
#한학자 #통일교 #윤석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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