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0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 민주당,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의원들이 서울 성동구 뚝섬역 부근 ‘21그램’ 사무실 앞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공사와 관련한 국정감사 증인 21그램 김태영, 이승만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 집행에 동참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우성
이처럼 이 책에는 땀내음도 진동한다. 또 다른 제보 전화를 받고 이동해서 21그램이 하도급을 준 업체를 찾아가고, 대통령 경호처 로봇개 사업 수의계약 과정을 추적하다가 현장에서 험악한 말을 듣고, 다른 매체 보도를 보고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또 그 곳을 찾아가고... 그러다 보면 결국 발품을 팔아야 하는 지역은 전국 단위로 넓어진다.
넓어지는 것은 또 있다. 관급공사, 입찰, 낙찰, 국가계약법 등 마주하는 용어들을 파고들다 보면 기자의 세계관 또한 자연스레 확장되기 마련이다. 취재 반경이 넓어진다는 것은 곧 문제의식이 팽창된다는 의미다.
저자의 경우처럼 죄책감과 마주하기도 한다. 2024년 9월 30일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당시 공판에서 '대통령실 이전이 이태원 참사 원인이 됐다'는 증언이 경찰 내부에서 처음 나왔다. 용산 이전으로 인해 경찰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참사 당일 경찰 인력이 예년과 같이 배치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전한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그 날 이후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아무리 되뇌어 봐도 이 사건이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과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중략) 이태원 참사 2∼3달 전 대통령실 공사 비리 의혹을 여러 차례 보도한 기자로서,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숨가쁘다. 문장의 연결 과정이 다소 급한 경우도 눈에 걸린다. 덜 정제된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이 가끔은 부담스럽게도 다가온다. 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은 책 곳곳에 있는 '노트' 덕분이다. 많은 발품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물음표들을 저자는 메모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가시지 않는 냄새에 대한 미련 또는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다.
2024년 10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의원들은 21그램 대표에 대한 국정감사 동행명령장 집행 과정에 함께 했다. 많은 방송 카메라들도 현장에 포진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들었던 소감을 저자는 이렇게 전한다.
"2년 전 홀로 뻗치기 하던 그 현장을, 이제는 대한민국 모두가 지켜보게 된 것이다... (중략)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다."
"이상한 일에는 이유가 있다"

▲ 조선혜 아사진미디어 대표기자가 내놓은 책 '하우스'. 부제는 '용산 대통령 관저 비리 취재 3년의 기록'이다.
이주연
윤석열에게 사형 구형이 된 다음 날(14일), 저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2021년 6월부터 약 1년 간 '윤석열 마크맨'으로 일하다가, 대통령직 인수위 해단식에서 맡았던 '냄새'를 3년 간 추적했던 기자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 제가 맡았던 냄새의 90%? 그 정도는 맞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머지 10%는 규명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아요. 왜, 누구 때문에, 대통령실을 이전했는지, 그 진짜 이유요."
통화를 마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책을 읽었다. 그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상한 일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다음은 저자가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면서 대통령 관저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를 쫓은 흔적들만 따로 모은 것이다.
[단독] 대통령실 16억 3천 수의계약 업체 직접 가보니... '유령 사무실' https://omn.kr/1zium
[단독] 대통령 관저 공사,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 https://omn.kr/202u5
[단독] 관저 공사 '김건희 연관업체', 무면허로 전기 공사 수주 https://omn.kr/20fyw
[단독] '김건희 후원' 연결고리 영세업체, 대통령 관저 공사 2차례 수주 https://omn.kr/29uww
[단독] 한남동 대통령 관저, 신고없이 불법 추가 증축 의혹 https://omn.kr/29vvk
[단독] 대통령 관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출품 정자 설치... 미등기상태 https://omn.kr/29wzs
[단독] 대통령 관저 '13평' 증축 공사, 드레스룸·사우나였다 https://omn.kr/29y5d
김건희 관련 업체 수의계약 경위 못밝힌 감사원... "위법 아냐" https://omn.kr/2a61k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없었다? 정점식이 꺼낸 '수상한' 공문 https://omn.kr/2a6ch
대통령관저 의혹 회의록 요구에, 한 감사위원의 '황당' 답변 https://omn.kr/2aozd
지극히 주관적인 추천 평점
매너리즘을 앓고 있는 5년차 이상 기자라면 ★★★★☆
윤석열 웃음에 아직도 '딥빡'이 가시지 않는다면 ★★★★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이유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싶다면 ★★★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 있는 기자에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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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마크맨의 소감 "인수위 해단식 때 그 냄새, 90%는 맞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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