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하지만 우인성 재판장은 "통일교 내부에서 총재 말고 그 밑에 있는 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게 가능하냐"라며 "(설령) 통일교 조직이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한 총재에) 보고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통일교 내에서 직책을 맡을 필요가 없는 당연한 존재"라며 "만일 총재 의사와 다르게 무언가 이뤄졌다면 내부에서 (교인들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도들에 의해 책임자로 지목된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 또한 "(과거) 통일교가 직접 정당을 창당하고 소속 목회자들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점 등을 비추어 본다면 A씨가 앞서 말한 (한 총재가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이 사실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공판에 나온 교인 B씨도 "한 총재는 세계평화, 남북통일 등 본질적인 말씀만 하시는 분"이라며 앞선 증인과 비슷하게 주장했다. 그러자 한 총재 측 변호인은 "저도 총재를 (변호인) 접견할 때 뵈면 항상 독생녀, 남북통일, 신령에 관한 말씀을 하신다"라고 맞장구쳤다. 또한 B씨는 국민의힘 정치자금 후원을 인정하면서도 "윤 전 본부장의 지시에 따랐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 재판장은 "발언 취지가 무엇이냐"라며 B씨와 질의응답을 이어가다 "허위로 진술하면 위증죄"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 재판장 : 한학자 총재님은 아무 상관 없고 윤영호 피고인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했고 (B씨는) 그런데 따랐다는 거예요?
B씨 :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 재판장: 그러면 한학자 총재님 의사에 반하는데 윤영호 본부장이 지시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른다?
B씨: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렇습니다, 재판장님.
우 재판장: 순종을 총재님한테 하는 거지, 본부장한테 하는 게 아니잖아요.
B씨: 본부장의 여러 가지 지위라든지 그 당시,
우 재판장: 종교 단체(통일교) 최고 지도자가 누구예요? 그럼 총재가 윤영호씨인가요?
B씨: 모든 권한을 윤영호가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사권이라든지 경제권이라든지.
우 재판장: 증인, 모두(발언)에 제가 말씀 드렸는데 허위로 진술하면 위증죄입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이러한 교인들의 주장을 옹호하며 윤 전 본부장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거나 정치적인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인으로 나온 교인과 달리 피고인(한 총재) 뜻에 거스를 수 있지 않냐"라고 윤 전 본부장을 겨냥했다. 또 증인신문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외제 차를 타고 다니는 걸 몰랐냐", "윤 전 본부장이 평소 고급 호텔 가서 스파를 하고 아내와 룸 서비스를 받는 것을 알았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우 재판장은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 질문이냐"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조용해진 법정 출입구, 공판 내내 눈 감은 한학자
이날 법정에는 공판마다 자리했던 문연아(한 총재 며느리)씨를 비롯한 일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 공판부터 법원 질서 유지를 위해 재판 방청 추첨제가 도입된 탓에 법정 출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던 통일교 신도들도 줄어들었다. 현장에 있던 신도들은 오전 재판을 마치고 잠시 퇴정하는 한 총재를 향해 인사하기도 했다.
구속 중인 한 총재는 베이지색 니트 차림에 휠체어를 탄 채 재판에 참석했다. 희끗한 머리의 한 총재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체로 눈을 감고 있었다.
이날 공판에 특검팀 측은 권영우·박기태·박예주 검사가 출석했다.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송우철·이혁·권오석·류재훈·윤화랑·김태균(이하 법무법인 태평양)·강찬우·심규홍·이남균(이하 법무법인 LBK 평산) 등 총 9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한학자 공판]
1차 : 10년 통일교 신도, '참어머니'에 불리한 증언 https://omn.kr/2g8nz
2차 : 통일교 직원들 "국힘 외 후원 지시 받은 적 없다" https://omn.kr/2gbmw
3차 : 법정서 벌어진 고위간부와 윤영호의 개싸움 https://omn.kr/2gepc
4차 : 청와대, 공천권, 대선 도전까지... 회의록 공개 https://omn.kr/2gg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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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이진민 기자입니다 really@ohmynews.com 모든 제보를 다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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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는 영적 말씀만", 교인들 자꾸 감싸자 재판장 "총재가 윤영호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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