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 단속으로 죽은 뚜안을 살려내라"

개신교계, '고 뚜안 님 추모 그리스도인 기도회' 개최하고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등록 2025.12.23 09:36수정 2025.12.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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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신교 진영이 22일 저녁 '故 뚜안 님을 추모하며 동행하는 그리스도인 기도회'를 개최하고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개신교 진영이 22일 저녁 '故 뚜안 님을 추모하며 동행하는 그리스도인 기도회'를 개최하고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임석규

지난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에서 출입국 단속 중 추락사한 베트남 청년 이주노동자 고 뚜안씨를 추모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대통령실 앞에서 올려졌다.

'고 뚜안 님을 추모하며 동행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이란 이름으로 모인 개신교 진영이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건너편에 있는 농성장에서 '고 뚜안 님을 추모하며 동행하는 그리스도인 기도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기도회는 APEC 진행 중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합동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고 뚜안씨의 죽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구조적 비극"임을 고발하고, 법무부의 무리한 강제단속을 규탄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구약성서 레위기를 인용한 홍천행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는 "이집트에서 나그네였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우리는 나그네를 억누르지 말고, 토박이처럼 여기며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차별과 배제의 고리를 끊고 이주노동자를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는 세상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뚜안씨의 가족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밝힌 김헌주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장은 "공식 통계만 35명의 이주노동자가 단속 등으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고, 드러나지 않은 희생은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성서에서 말하는 디아스포라이기에 한국교회와 시민들이 이들의 시민권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진우 서울디아스포라교회 담임목사는 강제단속, 비자제도, 고용허가제 등 정부의 폭력으로 인해 뚜안 등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현실을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서울디아스포라교회 담임목사는 강제단속, 비자제도, 고용허가제 등 정부의 폭력으로 인해 뚜안 등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현실을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석규

신약성경 누가복음 7장 나인성 과부의 아들 이야기를 본문으로 설교에 나선 정진우 서울디아스포라교회 담임목사는 "뚜안씨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조적 폭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예수님이 율법과 관행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행동을 하셨듯, 오늘날 법과 제도가 생명을 죽이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면서 "강제단속, 비자제도, 고용허가제 등 이주노동자를 옥죄는 구조의 폐기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농성장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희정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뚜안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나 전공 관련 취업이 어려워 불법 취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3시간의 고통과 두려움 끝에 추락사했다"며 사망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희정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은 지난 윤석열 정권의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목숨을 앗아간 강경 정책을 이재명 정부가 파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희정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장은 지난 윤석열 정권의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목숨을 앗아간 강경 정책을 이재명 정부가 파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석규

김 지회장은 매년 수천 명의 이주민이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사과, 책임자 처벌, 단속 할당량 지침 철회, 미등록 이주노동자 발생 구조 개선"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추방당하는 이들의 보호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언급하며 "뚜안 씨의 영혼과 유가족,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미등록 노동자와 연대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하길", "다시는 미등록 노동자들이 쫓기거나 죽임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노동자 뚜안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다음날인 23일 오전 11시 금속노조 4층에서 '뚜안 사망 진상조사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천주교계도 성탄전야인 오는 24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고 뚜안 씨 천주교 추모미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도회 전체실황 : https://youtu.be/r5X_FADLd7U)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에도 실립니다.
#이주노동자 #뚜안 #개신교 #추모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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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전공한 (전)경기신문·(현)에큐메니안 취재기자. 노동·시민사회·사회적 참사·개신교계 등을 전담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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