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확실하냐" 국힘 당직자에 쏟아진 재판부 질문

[권성동 4차 공판] 송곳 질문에 진술 강도 후퇴... 지폐 스무 다발 담긴 쇼핑백 실물 요청

등록 2025.12.15 21:09수정 2025.12.15 21:21
5
원고료로 응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확실히 못 봤다는 거예요, 못 본 거 같다는 거예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1억 원을 받았다고 지목되는 날, 그가 돈 봉투 등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한 국민의힘 당직자에게 재판부는 거듭 캐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5일 오후 3시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4차 공판을 열어 증인신문과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서는 김경호 특검보와 조도준·신의호·남도현 검사가 출석했고, 권 의원 측 변호인으로는 강훈(법무법인 바른)·임성근·임재훈(법무법인 해광)·김주선·김숙정·홍세욱 변호사가 출석했다.

권 의원은 남색 코트와 남색 정장을 입고 재판 시작 14분 전 입정했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그는 양 옆에 앉은 임성근·김주선 변호사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며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했다.

이날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받았다고 지목된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을 약속 장소인 중식당(여의도 소재)까지 수행한 국민의힘 당직자 곽아무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그는 지난 9월 1일 법원에 아래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오전 11시 30분에서 12시경 여의도에 소재한 중식당 ○○○에 의원님(권성동)을 모셔드리고, 인근에 위치한 식당에서 12시 20분경까지 식사를 한 후, 중식당으로 돌아가 의원님을 기다렸음. 의원님께서 오찬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13시에서 13시 30분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함. 오찬장에서 나오실 때 현금다발이나 돈봉투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나오신 것을 본 적 없음. 또한, 의원님이 박스나 짐을 들고 나오셨다면 대신 들어드렸을 테지만 그런 기억은 없음.

단정적인 어투를 쓴 진술서와 다르게, 증인석에 앉은 곽씨는 "통상적", "추측", "같다" 등 유보적인 단어를 쓰며 증인신문에 임했다.

- 임성근 변호사 "증인이 피고인(권성동) 모시고 내려올 때, 중식당으로 들어갈 때와 다르게 쇼핑백이나 봉투를 들고 나오셨나요?"


- 곽씨 "들고 나오셨다, 아니셨다 기억이 난다기보다는 보통 오찬장에서 짐을 들고 나오시는 경우가 없습니다. 쇼핑백을 들고 나오신 기억은 제가 기억한 바로는 없습니다."

지켜보던 재판부가 직접 나섰다.


- 재판부 "그럼 이날 (권 의원이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확실히 못 봤다는 거예요, 못 본 거 같다는 거예요?"

- 곽씨 "추측입니다. 통상적으로 (권 의원이)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면 다른 비서관이 그 짐을 어떻게 했을 텐데,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

- 재판부 "그런 기억이 없는 것 같다는 거죠?"

- 곽씨 "네."

이밖에도 재판부가 "처음에는 1월 5일 피고인이 오찬을 마치고 윤영호라는 사람과 함께 나왔는지, 혼자 나왔는지 '기억이 불분명하다'고 진술했는데, 검사님이 물었을 때는 '혼자 나온 것 같다'고 진술하셨다"라고 짚자, 곽씨는 "윤영호라는 사람을 모른다"라고 답했다. 재판부가 "모르는데 누구와 함께 나오는지, 혼자 나오는지 알 수 있나"라고 캐묻자, 곽씨는 "정확히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특이한 일이 있었다면 기억했을 텐데, 기억을 못하는 거 보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하는 곽씨에 재판부는 "증인의 진술 취지는 (그날 권 의원의 행태가) 특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기억은 없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만약 쇼핑백·종이봉투 등 늘상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들고 나왔어도 기억이 나지 않았을 것 같냐"라고 물었다. 이에 곽씨는 "쇼핑백 자체를 들고 나오는 경우가 흔한 경우가 아니라 그랬다면 기억을 했었을 것"이라면서도 "말씀하신대로 다른 일상적인 물건이었다면 기억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또 재판부는 "진술서에 '쇼핑백'이라는 단어를 안 쓴 이유가 특별히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곽씨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쇼핑백이라는 개념이 박스나 짐에 해당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적었다"라며 "쇼핑백이라는 단어를 회피하려고 적은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2022년 1월 5일, 여의도 소재 중식당에서 권 의원에게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 "다음 기일 때 지폐 스무 다발을 쇼핑백 담아서 가져오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권성동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 첫 공판에서 법정 내부 촬영 관련 유의사항을 고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권성동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 첫 공판에서 법정 내부 촬영 관련 유의사항을 고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증인신문을 마친 우인성 부장판사는 "다음 기일 때 검사님이든, 변호인 측에서든 부피 파악을 위해 지폐 스무 다발을 쇼핑백에 담아서 가져와보실 수 있냐"라고 요청했다. 권 의원이 이 쇼핑백을 들고 나왔을 경우, 이를 목격한 자들이 특이하다고 여기며 기억할 만한 사안인지 판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7일에는 권 의원의 결심 공판과 보석 심문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애초 15일 출석이 예정됐던 김아무개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있을 예정이다. 김씨는 권 의원의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며 2022년 1월 5일 권 의원과 곽씨를 여의도 소재 중식당까지 데려다준 인물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권 의원은 여러 차례 윤 전 본부장과 통화를 했는데, 이때 권 의원이 사용한 핸드폰의 실제 명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삼전·하이닉스 비켜! 우리 가족의 엄청난 '성과급' 삼전·하이닉스 비켜! 우리 가족의 엄청난 '성과급'
  2. 2 니카라과 '백마 탄 여인'의 감동 스토리... 한국인이었다 니카라과 '백마 탄 여인'의 감동 스토리... 한국인이었다
  3. 3 대학 교직원 관두고 택한 이 직업 "나만의 해답을 찾았어요" 대학 교직원 관두고 택한 이 직업 "나만의 해답을 찾았어요"
  4. 4 수양대군 후손들도 칭송한, 단종의 시신 수습한 남자 수양대군 후손들도 칭송한, 단종의 시신 수습한 남자
  5. 5 이 대통령 입에서 끝내 나오지 않은 말, '위험한 신호'다 이 대통령 입에서 끝내 나오지 않은 말, '위험한 신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