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만 기다렸는데... 희망은 언제 오나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호소문 ③] 김태욱 경기대책위 부위원장

등록 2025.12.12 15:52수정 2025.12.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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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없는 사회'를 국정과제로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전세사기 피해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실효성 있는 특별법 개정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야 합의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전세사기 피해자 최소지원금 예산 증액안이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피해자 요구를 담은 전세사기특별법 또한 정부의 협조 없이는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릴레이 호소문을 전달합니다.[기자말]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욱 부위원장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욱 부위원장 전세사기 시민대책위

저는 경기도 광주 다가주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입니다. 해당 임대인 건물에 거주하던 30가구는 모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전세사기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님께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같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자 전세사기특별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원래 전세사기특별법은 6개월마다 보완하기로 하고 급하게 만들어진 법입니다. 그러나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LH 피해주택 매입방안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 기한 연장만 이루어졌을 뿐입니다. 특별법 개정은 내용만큼 시기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희 건물의 피해자 중 8가구는 LH 매입방안이 마련되기 전에 경매가 완료되어 버렸고 그 결과, 3가구는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늦어지고 있는 특별법 개정이 피해자들의 절망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부디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 피해 최소보장이 간절한 이들의 사연

또한, 현행 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다양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합니다. 저희 건물 피해자 분들의 사연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드러납니다. 생애최초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후 일정 기간 거주하기 위해 전세 주택을 구한 A씨. 전세사기 피해자이지만 1주택자로 분류되어 저리대환 대출도 받지 못하고, 아파트 중도금으로 활용하려던 전세보증금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임신한 상태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신혼부부 B씨. 태아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으려고 집을 떠나고 싶지만 LH의 피해주택 매입이 끝날 때까지는 피해주택을 떠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이 부부는 둘째 갖기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암 판정을 받은 큰 언니와 장애가 있는 여동생에게 전셋집을 얻어주고 외국으로 돈을 벌러 나간 C씨. 안타깝게도 여동생이 사망하고, 큰 언니의 병세는 악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보증금조차 잃어버릴 위기에 놓였습니다.

더 절망적인 사연들도 많습니다. 이미 스스로 생을 마감한 분들, 개인회생과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분들,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까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이 피해자들에게 간절한 것은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을 수 있는 지원대책입니다.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는 이들, 직장·결혼·출산 등의 이유로 피해주택을 떠나야 하는 이들, 경매차익이 없어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이들이 삶의 끝에서 절망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님이 과거 당대표 시절 약속해주셨던 피해 최소보장이 그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했기에 너무도 막막합니다. 그나마 20년 무이자 특례대출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정년까지 5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얼마나 더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임대인이 갚지 않은 보증금을 20년에 걸쳐서 빚으로 갚아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조속히 전세사기특별법이 개정되어 최소보장 방안이 마련된다면 파산과 개인회생에 내몰리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대체 그 희망은 언제 찾아올 수 있을까요.

 지난 12월 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하라'는 대형 피켓을 들고 있다.
지난 12월 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하라'는 대형 피켓을 들고 있다. 참여연대

이미 피해자들은 2년을 기다려 왔습니다. 그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에 금이 가고, 옥상에서 비가 새고, 누수로 천장에 곰팡이가 피고, 엘리베이터는 멈춰 섰습니다. 건물관리업체도 잠적하여 공동전기세 체납으로 인한 전기공급 중단 경고도 2차례 받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어두운 절망의 시간을 겨우겨우 버텨낼 수 있는 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이재명 정부와 국회,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호소드립니다. 수많은 서민과 청년들이 하루아침에 전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쫒겨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절망스러운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사회적 재난'이라는 규정에 맞게 재난을 당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 민주당이 일년 전 피해자들에게 약속했던 '최소보장' 이 포함된 특별법 개정안을 우리 피해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들어주시고 피해 최소보장 방안을 비롯하여 피해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특별법 개정안을 올해 꼭 통과시켜주시기를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더는 시간이 없습니다. 부디 기다림이 절망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릴레이 호소문]
이재명 대통령님, 전세사기 피해자와의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https://omn.kr/2gbjh
전세사기로 1억 빚 떠안은 97년생입니다, 제발 이 '겨울'을 끝내주세요 https://omn.kr/2gcgo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김태욱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전세사기 #전세사기특별법 #이재명 #이재명대통령 #다가구전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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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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