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도서관의 작은 도서 모음. 시애틀의 긴 겨울을 어떻게 날 지에 대한 마음의 태도로 휘게를 제안하고 있다.
이안수
워싱턴 대학교의 앨런 도서관(Allen Library) 한 코너에는 'LET'S GET HYGGE!'라는 타이틀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주제로 '휘게(Hygge)' 관련 책과 소재들을 전시했다.
보드게임 출판사 Fireside Games의 보드게임과 벤자민 프랭클린이 발명한 프랭클린 스토브에 관한 책, 오래된 벽난로 사진 모음집, 어둠 속에서 작업하기, 미스터리한 운명 그리고 태평양 북서부의 유령 이야기들, 행복한 삶을 위한 덴마크의 비밀, 동지를 기념하는 가장 짧은 낮 등의 도서와 미시간 호수에서 퓨젯 사운드까지의 풍경이 담긴 53장의 기념품 카드, 뜨개 장갑과 손뜨개 책 등이 소담하게 진열되어 있다. 찬찬히 눈길을 주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전해온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비밀로 꼽히는 휘게에 대한 개념도 상세히 설명해두었다.
"겨울이 찾아오고 해가 저물면서 전 세계 사람들은 어두운 달들에 따뜻함과 빛을 가져오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이러한 느낌을 휘게('후가'라고 발음)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휘게는 단순한 아늑함을 넘어 편안함, 단순함, 그리고 함께함의 철학입니다. 촛불이 켜진 방, 친구들과 나누는 핫초코 한 잔, 또는 담요를 덮은 조용한 저녁 시간에서 휘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휘게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며, 추위와 어둠 속에서도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어둠을 빛, 사랑, 감사로 채우는 방법으로서의 휘게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태평양 북서부, '빅 다크'로 알려진 어둡고 비 오는 겨울을 동지가 지나 태양이 돌아오고 자연이 점진적으로 부활할 때까지 매일 소박하고 아늑한 휘게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지를 묻는다.
골목마다 기다리고 있는 커피향, 코미디 공연장의 웃음, 작은 음악회에서 눈을 감고 선율을 따라가는 잔잔한 첼로 연주는 시애틀의 겨울이 주는 휘게이다. 이미 어둠이 가득한 낮의 시간에 아내에게 고운 말을 했을 때 돌아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소는 내게 휘게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