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춘덕약수터에 있는 가짜 '의병장박진전승비’ 가짜 의병장 박진의 전승비는 춘덕약수터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소로는 '역곡동 산21번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가짜 의병장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모르면 진짜로 오해할 수 있다. 빨리 이 전승비를 해결해야한다
박종선
전승비 앞에는 '의병장(義兵將) 박진(朴震) 전승비(戰勝碑)'라고 쓰여 있으며, 전승비 뒤에는 박진이 의병장이 되어 이 곳에서 왜군과 싸워 십여 명을 죽이고 삼십리까지 퇴각시켰다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상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곳 둔대산 정상은 임진왜란 때 우리 고장 의병들이 힘을 모아 왜군을 물리친 곳이다. 임진년 구월구일 문서를 우송하던 왜군을 발견하면서 전투는 시작되었다. 결국 왜군 십여명을 죽이고 주력 부대를 삼십리까지 퇴각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이때 의병을 지휘한 장수는 임진왜란 발발 삼년 전에 역곡이동인 사래리(士來里)에 정착한 죽산박씨 진(震)이다. 진(震)은 북상하던 왜군이 총퇴각하여 부천을 재 침략하자 노복과 인근 마을 장정 이백여명을 거느리고 둔대산에서 싸워 형인 헌(憲)은 비록 전사했으나 진(震)은 개가를 올린 것이다."
- 서기 일천구백구십이년 십일원 일단(一檀) 최현수 짓고 정산 김세규 쓰고 의병장 박진 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에서 삼가 이 사업을 추진함
전승비는 1992년 부천시 정관계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는 가운데 '의병장 박진(朴震) 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건립되었다.
하지만 이 전승비와 기념비는 가짜라는 것을 20년이 지난 2012년에 양경직 경기향토문화연구소·부천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밝혀냈다. 양경직 연구위원은 <왜곡된 박진 역사 연구>라는 책을 저술하여 <죽산박씨족보>와 <조선왕조실록>을 통하여 박진의 출생연도를 역추적하여 박진이 의병장을 할 수 없는 나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즉, 박진의 첫째사위인 임복이 1521년생, 세 번째 자녀(큰아들)인 문보(文輔)가 1529년생, 그리고 4세손인 박형하(朴亨夏)가 1592년이므로 박진이 1592년 당시 90세 전후이므로 의병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로 2013년에 지역언론과 지역방송에 공론화되었으며, 그 당시 부천시 문화예술과장은 인터뷰(CJ헬로비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였다
"이런 부분들이 잘못돼 공식화 됐을때 진위여부를 가려서 공식적인 입장이 된다면 저희가 시사편찬이라든지 공식적인 기록을 바꾸는 작업을 할 겁니다."
이후 의병장 박진이 가짜라는 것이 판명되었음에도 부천시 문화예술과는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6년 후인 2019년 다시 공론화 되었다. CJ헬로비전의 김진재 기자가 2회에 걸쳐 취재하여 보도하였으며,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곽내경 시의원과 협력하여 시정질의를 하였다. 그 당시 문화국장이었던 김용범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출처-부천시의회 홈페이지)
"2012년도 부천향토문화연구소의 문제 제기로 왜곡된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실시한 박진의 의병활동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명된 이후 당시 해당 문중(죽산 박 씨 능암공파) 대표를 만나 선조의 의병활동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으므로 자진철거를 권고하였고 문중회의를 거쳐 처리하겠다고 대답하였으나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도 4월 재차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현장 점검 후 당시에 면담했던 죽산 박 씨 능암공파 문중대표를 수소문하였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어 후손을 조사하고 확인을 진행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현재 역곡동 72번지에 설치된 박진 기념비는 박 씨 문중에서 설치한 사유재산으로 현실적으로 강제철거는 어려우므로 문중과 협의하여 부천역사 바로 세우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자진철거를 적극 권고하겠습니다."
부천시가 죽산 박씨 문중과 협의하여 자진 철거를 유도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부천시의 이러한 안일한 행정으로 가짜 의병장 박진의 내용은 계속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2번에 걸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부천시는 어이없게도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편찬한 <부천시사>에 가짜 의병장 박진을 진짜 역사처럼 넣어버렸다.

▲2023년에 편찬된 『부천시사』 중 죽산박씨를 소개하는 내용 부천시사 제1권의 3편 인물관 문화유산 중 제1장 성씨와 인물에서 죽산박씨를 소개하며 가짜 의병장 박진의 내용을 역사적 사실인양 소개하고 있다
박종선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천시 문화정책과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 11월 25일 담당자에게 답변이 왔는데, 전승비는 사유지 내 사유물이므로 죽산박씨 능암공파의 동의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 박진 의병장 전승비 철거 요청 관련
- 귀하께서 언급하신 원미산 춘덕 약수터 인근 박진 의병장 전승비는 죽산박씨 능암공파 종중이 설치한 사유재산(사유물)입니다.
- 부천시는 이미 2019년 종중 대표와 면담하여 자진철거를 적극 권고하였으나, 종중에서는 문중 내 구전되어 오던 문헌에 대한 표시라는 이유로 사유지 내 시설물에 대한 자진철거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본 전승비는 종중 소유의 사유지(춘덕산) 내 위치한 사유재산으로, 법적 강제철거나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 안내판을 세우는 것은 어려움을 알려드립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천에서 '가짜 의병장 박진'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총 두번있었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세번이다. 이전에 부천시는 해결에 미온적이었으며, 책임을 회피하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부천시 문화정책과가 생각 못하는 오류가 있다.
첫번째, 전승비를 부천시가 죽산박씨 능암공파와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다. 1992년 '가짜 의병장 박진' 전승비를 만들때 구성된 '의병장 박진(朴震) 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는 민관합동으로 구성되었다. 부천시장이 명예위원장, 부천시의회 의장은 위원장, 부천시 남구청장과 부천시의회 부의장은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전승비의 주인이 죽산박씨 능암공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번째, 조작된 역사가 아직도 지역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작된 '가짜 의병장 박진'의 내용이 아직도 시민들과 원민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지금도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작된 역사를 부천시가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지역에 역사적 오류가 발견되면 담당부서는 이를 공론화하여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하여 해결해야한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잘못된 역사는 시민들에게 사람들에게 사실처럼 전파되고, 심지어 전문가들조차 인용하게된다. 이번 <부천시사> 사태를 통해 부천시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부천시는 하루 빨리 전승비를 철거하던지 아니면 그 앞에 조작된 역사라는 내용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워야하며, <부천시사>도 수정해야한다. 그리고 전승비가 위치하고 있는 역곡동 주민들에게 바로 알리는 역사교육을 진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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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고 일제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약사로서 한약 처방, 야생화, 한약재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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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산 '가짜 의병장 전승비', 부천시는 언제 바로잡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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