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5월 국립공원에서 해제된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내 지역에 나대지역임에도 보전산지로 되어 있어 국립공원시절보다 더 심한 개발 제한을 받고 있다.
신문웅
태안군, 전국 최초로 자체 예산 2억 투입
이렇듯 국립공원 해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태안군은 문제 해결을 위해 2023년 8월부터 '보전산지 특성 평가 용역'을 진행했다. 해당 용역을 위해 태안군은 예산 2억원을 투입했다. 산림청의 보전산지 구분 기준은 원칙적으로 토지 소유자가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하지만, 태안군은 주민들의 불편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3년 해제된 303개 필지(약 78.7ha)를 대상으로 일괄 용역을 시행했다.
2년여의 용역 끝에 국립공원 구역에서 해제된 임야를 대상으로 지난 8월 연 '보전산지 특성 평가 용역 주민설명회'에는 100여 명이 넘는 주민과 외지 토지주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국립공원 해제 이후 공시지가만 10배 올랐고, 세금 부담만 늘었지 실질적 자유는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서 윤현돈 전 국립공원운동연합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립공원 해제의 근본 목적은 지역 정상화인데 현재의 산지관리법은 오히려 해제 이전보다 더 큰 규제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안군 역시 이 자리에서 "해제지역의 개발 목적이 아닌,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국토 이용을 위해 산림청 심의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민들은 왜 '이중 규제'라고 말하는가?
문제의 핵심은 해제지역 대부분이 '임야'라는 이유로 산지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데 있다. 공익용 보전산지로 분류되면 건축물 설치가 거의 불가능하고, 해변과 해수욕장 운영 역시 제한된다. 특히 태안 지역은 마을해수욕장과 사유지 해변이 많아, '해변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조차 허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결과 불법 야영장, 무허가 편의시설, 임의 숙박시설 등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윤현돈 회장은 "국립공원 해제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산림청 규제로 더 큰 피해를 받게 생겼다"며 "국가가 나서서 47년간의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협의회는 2023-2024년 국회를 잇달아 방문해 자연공원법·산지관리법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고, 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 국민의 힘 성일종 국회의원 등 여야 의원들에게 제도 개선과 관심을 요청했다. 또한 지난 2월 산림청·문체부·해수부·충남도·태안군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포럼도 추진했으나 게엄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난항으로 무산됐다. 결국 미뤄진 포럼은 오는 15일 진행된다.
주민협의회는 그동안 꾸준히 관계 부처와 정치권에 ▲국립공원 해제지역의 실제 현실을 반영한 용도지역 조정 ▲산지관리법이 가로막는 태안군 해수욕장·해변 운영 문제 해결 ▲주민 재산권 회복과 공공 개발 기반 마련 ▲부처 간 이원화된 규제의 통합 조정을 요구해 왔다.
'해제지역 합리적 용도지역 지정' 포럼, 왜 중요한가?
오는 15일 열리는 공개 포럼은 해제 이후 처음으로 주민·전문가·정부가 공식적으로 마주앉는 자리로 좌장에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토론자로 서종철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김종협 서울시립대 교수, 윤현돈 주민협의회 회장 등이 나선다. 이 포럼의 핵심의제는 ▲환경부·산림청의 규제 중첩 문제 ▲해제지역의 현실적 이용 가능성 ▲법·제도 개선 방향 ▲지역 지속가능성 회복 등이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해제의 실질적 효과"다. 해제됐는데도 집 한 채 짓지 못하고, 해변에 그늘막 하나 만들지 못한다면 '정상화'는 요원하다. 이번 포럼은 그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다.
포럼 준비에 정신없는 지난 5일 만난 윤현돈 회장은 "이번 포럼은 47년 규제를 끝내기 위한 첫 공식 논의"라며 "태안군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정부 부처를 움직일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회장은 "태안해안국립공원 해제지역은 단순히 용도지역 지정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지역의 미래, 주민의 권리, 국가 정책의 정당성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태안군의 과감한 선제 조치, 주민들의 조직적 목소리, 그리고 정부의 책임 있는 참여가 맞물릴 때 비로소 47년의 불합리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은 오는 15일 열리는 공개 포럼이 그 변화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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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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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에서 벗어났지만, 현실은 더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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