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워지기 위해 접시가 된 마음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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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가 어두워지는 시간, 나는 저녁을 짓고,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날것의 비릿한 냄새는 늘 생경해서 둥근 접시가 음식을 먹는 풍경이 이상하지 않다. 각자의 욕망이 어둠과 함께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간. 대를 잇는 고달픈 노동도,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 허기도, 접시들이 많아지면 즐겁고 유쾌해진다. 파프리카를 담은 접시를 접시가 먹고, 빈 접시들이 떠오르면, 급기야 나는 접시를 뒤집어쓴다. 둥근 접시는 순환하는 생과 죽음이자, 나를 닮은 얼굴들이고, 기괴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본능의 민낯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불현듯 발견한 낯선 감각이 나에게 묻는다. 당신의 다문 입은 언제 다시 열리는가. (정미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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