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프리랜서 연말파티(DUTY FREE DAY) 행사
청년유니온
그런 이유로 청년유니온은 이들과 3년째 커뮤니티를 만들고 만나고 있다. 접촉면을 늘려가기 위해 고민한 결과 처음의 시작은 단순했다. '함께 밥을 먹는 모임', 이야기 나누고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자고 제안했다. 여러 분야의 프리랜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밥을 먹으며 각자의 일을 이야기했다. 공통된 질문을 던졌지만, 직종마다 서로 다른 고민과 경험이 쏟아져 나왔고, 그 대화는 몇 시간이고 이어졌다.
그렇게 알음알음 연결된 사람들이 30명 가까이 되었다. 만났던 프리랜서들과 함께 고민하며 프리랜서 자기돌봄 워크숍을 기획했고, 정기적인 인스타툰 모임도 함께 만들었다. D씨는 이런 경험을 통해 변화를 느꼈다.
"항해툰 활동에 참여하면서, 매주 그 시간에 갈 곳이 있고 만날 사람들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게 설레는 일이었어요. 총 6주간의 과정을 끝내고 발간 파티를 하면서 느낀 소속감, 작가와의 토크라는 코너를 마련해주셔서 느낀 쑥스럽지만 뿌듯했던 인생 첫 북토크 경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매년 연말파티(DUTY FREE DAY)에서 송년회를 하거나 주기적인 프리랜서 수다회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이어왔다. 그 자리에서 프리랜서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지, 어떤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공유했다. 함께 웃고, 공감하며, 그들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했다.
지금은 모임에 참여했던 프리랜서들이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프리랜서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각자도생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일상 이야기뿐만 아니라 종합소득세 신고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단가 설정 팁이나 하루 루틴 관리법을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꼈던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임을 알게 되면서 일부의 참여자들은 청년유니온에 가입하고 함께 활동하기도 한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근로자 추정 규정', '일하는 사람 권리 보장법'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지금처럼 일부 직종에만 적용하거나 자율규제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프리랜서들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인 제도가 공백인 지금, 프리랜서 스스로 노동의 주체가 되어 노동환경을 바꿔나가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버겁다. 계약서를 쓰지 않는 관행, 저가 경쟁을 부추기는 플랫폼 구조, 가입할 수 없는 사회보험 제도는 위험이 온전히 개인에게로 넘어온다. 프리랜서를 위한 정책은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그들의 전문성을 지키면서도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표준계약서 확산과 계약 교육, 적정 단가 가이드라인 마련, 사회보험 적용 확대, 대출·금융 지원 개선 등이 필요하다.
다음 세대의 노동운동

▲ 2025년 프리랜서 항해툰 발간 파티
청년유니온
프리랜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보니 법적 지위가 모호해진다.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와 다르지 않은 형태로 일한다. 그들을 '노동자'로 볼 것인지, '자영업자'로 볼 것인지 정의하지 못한 채 멈춰있다. 또한 프리랜서 문제는 노동, 복지, 산업 등 여러 부처의 관할이 겹치는 사안이지만, 부처 간 협의는 더디고, 기존 제도 틀 안에서만 해결하려는 접근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프리랜서는 '혼자' 일하기 때문에,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노동조합과 같은 집단을 꾸리기 어렵고 프리랜서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남아 있다. 프리랜서가 몇 명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현실에서 정책의 근거도 취약하다.
사회적 제도가 공백인 지금, 프리랜서 스스로 노동의 주체로 서서 자신의 환경을 바꿔나가는 일은 더욱 절실하다. 청년유니온이 지난 3년간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며 함께 목소리를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리랜서의 권리 보장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변화하는 지금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되어 있다.
프리랜서의 '자유'와 '불안'이라는 양가적인 현실을 확인하고, 일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과제이다. 프리랜서도 노동자다. 그들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지난 3년간의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 프리랜서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첫 시도였다. 그 만남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밥을 함께 먹고, 서로의 단가와 루틴을 공유하며, 때로는 세금과 계약 문제로 머리를 맞댄 경험들은 '연대'의 새로운 형태였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른 자신만의 일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어떤 형태일지 모르겠다. 우리가 보고 알았던 형태의 유니온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청년유니온이 세대로 묶어진 노동조합인 것처럼 그들의 '프리랜서'라는 정체성으로 묶인다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홀로 일했던 사람들이 프리랜서 수다회, 자기돌봄 워크숍, 연말파티 등 대화 속에서 노하우도 경험하고 서로의 경험을 축척시켰다. 청년유니온이 주도했던 커뮤니티에서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공통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남아있다. 그 과정을 함께 만들고 함께 한 경험을 통해서 함께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것이 우리가 상상하는 프리랜서유니온, 그리고 다음 세대의 노동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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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밥을 먹는 모임'을 아십니까? 인생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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