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자산화 설명을 듣고 있는 주민들
윙윙
정부가 확보해 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주민들이 스스로 확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청년과 상인들은, 부동산 조각투자 기술을 통한 마을자산화라는 참신한 시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또 한 걸음을 고민하게 된다. 지역은 어떻게 고유한 자산을 축적할 수 있을까?
해외에서 답을 살펴보자면 영국 런던의 사례가 있다. 런던의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CSCB)는 대규모 도시개발 과정을 막기 위한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과 주민의 공동자산이 더해져 인상적인 도시재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런던에서 보았듯, 어궁동의 혁신적인 사례도 결국 다양한 부처와 영역의 지원사업과 기금을 어떻게 마을과 동네 중심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창조성과 역동성을 가진 마을 조직과 공동체가 행정의 틀을 벗어나 지역의 자산과 고유한 경험을 축적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주민의 성장과 발맞춰 제도의 발전이 필요
어궁동의 경우, 초기에 청년 기업과 가게들이 입주하면서 비스트리트 동네캠퍼스 골목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마을의 창조적인 역동성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업관을 가진 이들의 창업을 촉진하고, 또 이를 위한 사회적 금융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적 금융은 대규모 대출보다는 소액 대출을 통해 다양한 실험, 비영리활동을 이끌어 낸다.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finance),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 중심의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Social Impact Investment), 지방정부의 주도성과 지역 간 금융 격차를 해소하는 지역개발금융(Community Development Finance) 등이 사회적 금융에 속한다.
지역을 위해 지역에서 축적하는 자산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마을기금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진다. 마을기금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주민공동체는 사회적협동조합 등의 조직을 통해 마을 커뮤니티 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일시적으로 수탁받거나 인건비 지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기금을 마련하여 공간을 운영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아쉽게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회적경제기본법안(사회적금융), 주민자치기본법안(마을기금, 주민공동자산)이 각각 2020년, 2021년에 발의되었다가 폐지된 바 있다. 주민조직이 대표성과 합법성을 갖고 안녕센터와 같은 커뮤니티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기회가 아쉽게 무산된 것이다.
도시재생, 청년창업, 사회적금융, 마을자산 등 다양한 주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전 어궁동에서, 청년들과 주민들이 보여준 새로운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의 성장과 실험의 속도에 발맞추지 못한 법제도의 개선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어궁동의 사례가 그저 '한때의 특이한 사례'로만 남지 않으려면, 제도와 정책이 함께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 주민이 주인공인 안녕거리 성과공유회
권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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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Activist for Politics. 대덕구 송촌동 거주.
로컬 민주주의 기획사 스페이스해킹의 대표이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대변인. 마을공동체 중간지원조직, 주민자치회 자치지원관, 로컬 스타트업 등 지역 사회에서의 오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당 민주주의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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