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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마저 의심하게 만든 악법.... 국가보안법, 이제는 폐지해야"

국가보안법폐지 월례행동, 덕수궁 돌담길서 열려

등록 2025.09.12 12:21수정 2025.09.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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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에는 시민사회 인사, 청년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발언자들은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폐해를 조목조목 짚으며, 더 이상 이 법을 존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김경민 한국YMCA 사무총장은 발언에서 국가보안법이 단순한 법률을 넘어 한국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음을 지적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일상을 지배하는 내면적 검열 체제로 작동하고 있다"며 "민주시민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것을 제약하는 본질적 한계"라고 규정했다.

그는 어린 시절 기억을 소환했다. "광주민주항쟁 당시 아버지는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해 NHK 단파 방송을 밤마다 몰래 들으셨다. 그때 어린 나는 혹시 아버지가 간첩은 아닌지, 고발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했다"며 "이 경험은 국가보안법이 국민 개개인의 마음속에 어떤 불신과 두려움을 심어 놓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회고했다.

김 사무총장은 평화·통일 교육을 시도하다 해직된 교사들, 전교조가 겪은 탄압의 사례를 언급하며 교육 현장에서조차 국가보안법이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조차 국가보안법은 활용됐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계엄 시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까지 쓰였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단 체제가 한국 사회의 모든 위기의 뿌리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개헌 논의는 있지만 헌법 3조의 영토조항과 4조의 흡수통일 조항 등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헌법 3, 4조 개헌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안유지법의 후예, 분단을 고착화한 악법"

이종원 한국외대 민주동문회 상임부회장은 국가보안법의 역사적 뿌리를 조명했다. 그는 "1925년 제정된 일제 치안유지법은 천황제와 사유재산제를 부정하거나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 독립운동을 억압하기 위한 법이었다"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목숨을 잃은 반민족적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1948년 여순사건 진압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이 제정됐다. 결국 분단 체제를 고착화하고 통일을 향한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목적이었다"며 "이 법은 태생부터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 자주성을 억압하는 악법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도 털어놓았다.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됐을 때, 왜 내가 이 법에 걸렸는지조차 몰랐다. 조사받고 유치장에 갔을 때야 알았다. 그때 밤새 울며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 딱지 하나로 취업도 할 수 없었고, 군 복무마저 막혔다. 이는 단지 내 사례일 뿐이며, 수많은 이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이익을 본 경우는 단 하나도 없다. 오직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억압하는 기능만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청년 세대도 체감하는 억압"

행사에는 청년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대학생 자주평화실천단의 장유진씨는 최근 전국을 돌며 진행한 평화 캠페인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노근리 민간인 학살 현장, 오산 미군 기지, 노동 현장에서의 차별 문제를 접하며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평화와 인권을 외치는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이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면 '빨갱이'로 낙인찍히고, 미군기지의 소음을 문제 삼으면 '불순한 세력'으로 몰린다"며 "이런 낙인과 억압의 논리가 국가보안법을 통해 제도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은 평범한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을 가로막는 법"이라며 "이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문화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진보대학생넷 회원은 김남주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국가보안법 폐지가 진정한 사과이자 화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가수 김명준씨는 노동자들의 삶과 희망을 담은 자작곡 '잔디라네'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잔디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희망"을 노래하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민주화운동은 곧 평화통일운동이었다. 분단 체제를 유지한 채 다음 세대에 넘기는 것은 우리 세대의 과오가 될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의 조속한 폐지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연대를 호소했다.

분단 80년, 선택의 기로

국가보안법 제정 77년을 맞은 지금, 발언자들은 이 법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를 묻는다. 일제 치안유지법의 후예로 태어나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 평화 운동을 가로막아온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 사이 수많은 시민들이 낙인과 차별, 구속과 투옥을 겪었고, 지금도 재판은 계속된다.

이날 행사에서 나온 발언들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선 절박한 문제 제기였다. 국가보안법은 한국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인식, 그리고 이를 폐지하지 않는 한 한국 사회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확신이었다. 또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권력구조 개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근거 조항인 헌법 3조의 영토조항과 헌법 4조의 흡수통일 조항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져야한다는 의견은 주목할 만 하다.

참석자들이 강조했듯이,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의 폐지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될 시대적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외환죄 #개헌 #영토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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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행동하는 청년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입니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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