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시바 발표문과 윤석열-기시다 회견문 비교해보니

등록 2025.08.26 10:46수정 2025.08.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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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언론발표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17년 만의 이번 공동 언론 발표문 내용에 대해 시민 사회 단체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고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일변도의 성명의 내용은 친일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석열 정권의 그것과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3월 6일 일제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해법을 발표한 후 일본을 방문해 진행한 한일정상회담의 공동기자회견 전문과 이번 이재명 - 이시바 공동언론발표문을 비교 분석해 보면서 문제점을 집어 보자.

'김대중-오부치 선언' 언급은 했지만 한일 과거사 문제 언급 없어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2025 한일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

이번 회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을 여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2023 한일정상회담 윤석열 기자회견 전문)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2023 한일정상회담 기시다 기자회견 전문)

두 정상회담 모두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에 대해 사과를 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지만 이를 포함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모호성을 견지했다. 이를테면 식민 지배 사실 자체를 부정했던 아베 내각의 입장이라든가 강제징용과 종군 위안부같은 용어가 강제성이 함축된 부적절한 용어라고 한 2015년 스가 내각 담화 등도 역대 내각의 입장에 포함된다.

윤석열 정권 시기 2018년 대법원판결을 포함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배상 권리가 정부의 제3자변제안 등으로 인해 심대하게 훼손됐고 '위안부'피해자들의 승소 판결 및 2015한일위안부합의 파기와 같은 과거 청산 문제들이 무시당해 왔다. 파면된 이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역할이 주목받았으나 오히려 이 대통령은 회담 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 간 합의를 뒤집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과 위안부합의 유지 견해를 밝혔다.

특히 2015년 위안부합의는 합의문 없이 양국 외교 장관이 구두 발표했고 2023년 일제 강제동원 제3자변제안은 일본과의 합의 없이 한국 외교 장관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었음에도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이를 국가 간 합의로 격상한 격이 되었다. 과거사 피해자들 처지에서 본다면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의 실타래만 더욱 얽히게 된 것이다.

이밖에 두 발표문 모두에 한일 국교 정상화 하에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올해 한일 협정 60년을 맞아 협정 2조 해석(일본 측은 식민 지배의 합법성을 주장)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 마련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2023년과 2025년 한일정상회담 내용 비교
2023년과 2025년 한일정상회담 내용 비교 챗GPT생성

북핵 문제 등 대북 공조와 한미일 군사협력도 연속성 보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중략)......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함을 확인했다. 또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나 러북 간 군사협력의 심화에 대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2025 한일정상회담 공동발표문)

저와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또한 날로 고도화 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공조가 매우 중요
(2023 한일정상회담 윤석열 전문)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일, 한미일군사협력을 완성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었던 한일 과거사 문제를 봉합하려 시도했다. 특히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판결 이행 과정에 따라 일본 제철(옛 신일철주금) 등 국내에 있는 전범 기업의 주식 강제 현금화 및 압류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이 문제를 봉합시키려 '제3자 변제안'을 서둘러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제3자 변제안 발표 후 열렸던 당시 한일정상회담에서의 핵심 의제는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 문제였고 양 정상은 이를 주요하게 언급했다.


이 기간 일본은 북핵 위협을 과장해 군사 대국화 과정을 급속하게 밟을 수 있었다. 2022년 국가안보전략 문서 개정을 통해 선제공격이 가능한 '반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해 평화헌법 9조 '전수방위'원칙을 깼다. 또 2027년까지 GDP의 2% 수준까지 국방비를 2배 증액하고 이 비용 중 반격 능력 보유를 현실화하는 미국산 토마호크 장거리 미사일 구매를 진행하는 등 군사대국화로 나아가고 있다. 또 미국 중심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흐름은 소위 '다케시마의 날'에 한미일 3국이 독도 인근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벌어는 등 독도가 3국 공동 군사훈련장화 되는 수준까지 발전하며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에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바로 잡기는커녕 대북제재와 같은 과거 실패했던 적대정책 공조를 반복하는 수준을 보였다. 소위 비핵화 문제도 선언문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이시바 총리의 발언에서는 '북한 비핵화'로 언급되는 차이는 있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 전 가진 인터뷰에서 비핵화 방안으로 동결 - 축소 - 비핵화의 3단계론을 제시한 것으로 보아 실질적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는 북미 대결 역사의 산물이라는 점이 명확해졌음에도 반복되는 북한 비핵화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명문 제공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특히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을 다루는 부분은 오히려 2025년 이재명-이시바 공동선언문이 북러협력과 사이버 문제에 대한 대응 등을 언급하며 2023년의 그것보다 훨씬 구체적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년 여간 한미일안보협력이 정례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그리고 한미일사무국 설치 등을 토대로 군사동맹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중이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도 한미일군사협력 강화 흐름을 멈출 의도가 현재는 없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국민으로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난 정부의 합의이기는 하지만 국가적 약속이기 때문에 번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결국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을 위해 과거사 문제를 봉합했던 윤석열 식 해법을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비추어 볼 수 있다.

양 정상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도 이어지는 선순환을 계속 만들어 나가자고 하였다.
(2025 한일정상회담 공동발표문)

한국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과'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도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2023 한일정상회담 윤석열 전문)

역사의 전환기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는 중요성에 대해 확인했고,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힘을 합쳐 나갈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2023 한일정상회담 기시다 전문)

동시에 한미일군사협력이 이미 북한에 대한 적대적 대응을 넘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인 인도태평양전략의 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3년에 이어 이번 한일정상회담 발표문에도 국제 정세 속 한미일협력 강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현재 한미 동맹은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국방비 5%증액, 주한미군 주둔비 9배 인상에 이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 국무부도 "한반도에서 미국과 한국 군대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주한미군이 더이상 북한에 대한 방어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대중국 압박 전략에 동원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한국군 역시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략에 특정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한미일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장소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로 집중되고 있는 사실은 한미일군사협력이 대중국 압박 전략을 위한 군사 블럭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동발표문을 통해 한미일 공조 강화 입장을 밝힌 것은 향후 한국의 외교적 자주성은 물론 주권과 평화의 측면에서도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환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 단체 비판 성명처럼 이번 한일 정상회담 결과가 윤석열 정부 시절 대일본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선언문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표현만 약간 달라졌을 뿐 한일과거사 문제 봉합 및 언급 없음, 적대적 대북 공조, 한미일군사협력 강화의 입장은 변함없거나 오히려 구체화하는 부분까지 확인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년 전 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권의 일제 강제 동원 제3자 변제안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 매국 행위로 규정하고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제3자변제안 반대부터 빛의 광장까지 윤석열 식 친일 역사 쿠데타를 반대했던 시민들의 목소리는 윤석열 파면의 도화선이 되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 동참과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역사 왜곡 등이 심화하는 이 때,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정책이 주권과 평화의 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한일정상회담 #이재명 #이시바 #윤석열 #한미일군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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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행동하는 청년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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