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누구를 위한 선교방송인가

[주장] '자원봉사'라는 이름의 착취, 극동방송의 민낯

등록 2025.08.04 10:22수정 2025.08.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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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동부극동방송 전남동부 극동방송사가 입주한 빌딩의 출입구
▲전남동부극동방송 전남동부 극동방송사가 입주한 빌딩의 출입구 정병진

나는 극동방송이 오랜 세월 프로그램 담당 목회자와 찬양사역자 등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자원봉사'를 요구해 왔다는 사실을 최근 취재해 보도했다(관련기사: 출연료 없다는 '극동방송'... "기쁜 마음으로 재능 나누라"?). 이후 이 보도를 접한 여러 목회자들에게서 추가 제보가 이어졌고, 그 내용은 극동방송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할 만했다.

A 목사는 한 개척교회를 섬기고 있다. 교회 형편상 사례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주중에는 생계를 위해 부업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던 중 지역 극동방송에서 '직원 예배 인도'를 요청받았다. 처음엔 바쁜 일정 탓에 정중히 거절했으나, 재차 간청을 받아 결국 시간을 내어 예배를 인도하러 갔다고 한다.

하지만 도착해 보니, 놀랍게도 예배를 인도한 목회자에게 거마비조차 지급되지 않았고, 오히려 헌금을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개척교회를 돕지는 못할망정, 거대 방송사가 지역 목회자를 불러 놓고는 선교 헌금까지 요구하는 상황에 A 목사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B 목사도 과거 몇 차례 극동방송 예배를 인도한 경험이 있다. 그는 사전에 '자원봉사'로 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갔다. 당시에는 극동방송이 광고 없이 운영되는 방송사이며, 뚜렷한 수익원이 없다는 점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복음의 열정으로 섬겼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극동방송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김장환 목사가 '채 해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을 위해 로비했다는 의혹과, 50년 넘게 극동방송을 마치 사유화하듯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접한 뒤였다. 그는 "김장환 목사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구조를 끊어내지 않는 한, 극동방송은 결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며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목사 체제에서 '노조 불허' 방침을 고수하고 노조 설립을 원천봉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민주국가에서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강하게 분개했다.

C 목사는 극동방송으로부터 예배 인도 요청을 받은 적이 있으나 "김장환 목사가 사주로 있는 한 가지 않는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김장환 목사는 전두환의 친구로 살았고, 늘 권력자들과 가까이 지내며 한국교회를 망가뜨린 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 유튜브 방송에서 "극동방송은 정규직 직원은 최소한으로 두고, 대부분을 자원봉사자로 운영한다"는 의혹을 접하고 더욱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C 목사의 이 말을 듣고 나니, 출연료 문제로 극동방송 본사에 여러 차례 연락했던 일이 떠올랐다. 편성국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은 '직원'이 아니라 자신을 '자원봉사자'라고 소개했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았는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을 '자원봉사자'라고 말했다.


자산이 6천억 원에 달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이렇게 다수의 '자원봉사자'에 의존해 운영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이 구조가 사실이라면, 방송 운영비에서 인건비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결국 순수익이 많을 수밖에 없다.

'복음'과 '선교'를 외치면서도, 정작 복음의 일꾼들에게 정당한 대가조차 지급하지 않는 현실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 구조적 모순은 더 이상 '값싼 은혜'로 포장되어선 안 된다. 선교는 헌신을 요구할 수 있어도, 착취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극동방송이 지금이라도 자성하고, 구조적 개혁에 나서길 바란다.


이에 대해 여러 차례 극동방송 본사 측에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극동방송 #자원봉사 #김장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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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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