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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7년 전 여러 사람에게 천만 원씩 빌렸던 이유

'채무 아닌 불법 후원' 의혹 제기에 증여세 납부 현황 등 공개... "그분들에겐 지금도 눈물 나게 고마워"

등록 2025.06.17 12:32수정 2025.06.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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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받은 김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받은 김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희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민의힘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사적 채무' 논란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추징금과 그에 따른 중가산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빌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당시 어떠한 정치적 미래도 없던 제게 오직 인간적 연민으로 천만 원씩을 빌려준 분들에게 지금도 눈물 나게 절절히 고맙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표적사정으로 시작된 제 경제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면서 2011년 고지된 약 1억 2689만 원의 증여세 내역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36번에 걸쳐서 납부한 약 2억 1117만 원의 증여세 분납 내역을 공개했다. 자신이 2018년 같은 형식의 차용증을 쓰고 11명으로부터 1억 4천만 원을 빌린 것을 두고 "사적 채무가 아닌 불법 정치자금 후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해명이다.

그는 먼저 "제가 요청하지도 않은 중앙당 지원금 성격 기업 후원금(2002년 당시는 기업 후원이 법적으로 가능했습니다)의 영수증 미발급으로 인한 추징금 2억을 당시 전세금을 털어가며 갚았다"며 "표적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두 번째 표적사정은 추징금에 더해 숨막히는 중가산 증여세의 압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달 평균 140만 원씩 세금이 늘어나는 혹독한 압박을 피하고자 어머니 명의의 집을 국가에 담보하여 분납 시도를 해 보았지만 세무 당국의 답은 냉정했다"라며 "결국 1억 2천여만 원의 첫 고지 금액을 훌쩍 넘는 2억 1천여만 원을 최종 납부한 중가산세의 압박 앞에서 신용불량 상태에 있던 저는 지인들의 사적채무를 통해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2012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낸 증여세 납부 현황을 공개하면서 "결국 2017년 7월경 치솟는 압박에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을 한 저는 문제 없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천만 원씩 일시에 빌리기로 결심했다. 당시 제 신용상태로는 그 방법 외에 없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2018년 4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에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천만 원씩 채무를 일으킨 이유다. 차용증 형식이 똑같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처음부터 이분들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추징금을 완납한 후 원금을 상환할 생각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근 10억 원의 추징금과 그에 더한 중가산 증여세를 다 납부할 수 있었고 최근에야 은행대출을 일으켜 사적채무를 청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비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만큼 세비 외 소득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요구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추징금 납부 등에 사용된, 세비 외의 소득에 대해서 다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삶 살고 있는 전처까지 부르겠단 냉혹함 앞에서 한 사내로서 무기력"

다만,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한 불만도 토해냈다.


그는 "세비 소득보다 지출이 많고, 지난 5년간 교회에 낸 헌금이 근 2억 원이라는 걸 비난한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 말씀 드린다"라며 "저는 지금까지 살아내고 버텨온 것을 제가 믿는 하나님과 국민의 은혜로 생각한다. 저나 제 아내나 그런 마음으로 살아오고 헌금도 했습니다. 그런 것까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다 발가벗겨진 것 같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아이들의 교육을 전담해주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애들 엄마까지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냉혹함 앞에서 한 사내로서 참 무기력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특히 김 후보자는 "저도 놀랄 정도로 독립적으로 성장해온 제 아이에 대해 관련 교수가 이미 공개적으로 언론에 답장까지 했는데, 왜 (제 아들이 입법활동을 대학진학 원서에 사용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들은 입을 닫고 있나? 그런 것이 언론이나"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앙당의 요청에 따라 제게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지원금을 전달했던 기업의 대표를 부르건, 저를 표적사정한 검사들을 부르건 상관 없다. 저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그러나 그간의 고통을 그저 함께 나눠 준 제 주변사람들에게 무슨 죄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하다하다 제 학력까지 시비 당하니 황당무계하지만, 남아 있는 모든 궁금증에 성실히 답하고 생산적인 정책청문을 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하겠다"며 "다시 한 번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 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적었다.
#김민석 #사적채무 #인사청문회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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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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