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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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여일 남았습니다. 윤석열 내란 사태와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입니다. 갑작스런 선거로 차기 정부는 인수위원회도 꾸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기대감은 큽니다.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입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의 바탕에는 '경제 살리기'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실제 경제 상황이 암울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윤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도 부자를 위한 감세를 대대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대규모 세수 결손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넘어섭니다. 2년 동안 세수 결손만 90조 원에 이릅니다. 나라 곳간이 텅텅 비어가는데도,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악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도 정부는 두 손 놓고 있었습니다. 경제연구소와 시민사회, 야당 등에서 추가경정예산이라도 편성해서, 경기 침체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윤석열 내란은 연말 내수마저 위축시켰고,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0.2%)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외 주요 경제 연구소와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습니다. 0%대 성장도 각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여야 대선 후보들이 '경제 성장'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예 '중도보수론'을 들고 나섰고, 기호 1번 숫자와 신발에 빨강색(국민의힘 상징)까지 넣었습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공약에 적극적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을 통한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민간과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합니다. 과거 보수진영의 성장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경기 침체기에는 정부의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민간과 기업 등의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경기를 살리는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재정상황도 최악입니다. 그런데 여야 후보 모두 감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기업 투자에 대한 과감한 법인세 감세뿐 아니라 물가연동에 따른 직장인들의 세금 감면을 내놨습니다. 또 지난 2월에는 "세금 때문에 집 한 채를 팔고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상속세 개편도 약속했습니다. 김 후보는 법인세 뿐 아니라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소득세 감면까지 약속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의 물가연동에 따른 종합소득세 개편이 현실이 되면, 5년 동안 세수만 30조 원이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세금감면으로 기업 투자가 늘고, 고용과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이미 지난 이명박정부 때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오히려 감세에 따른 재정악화, 부의 재분배 축소와 양극화 확대 등의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등을 겪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은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재정 지원 대신 '나라 빚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일관했습니다.
결국 막대한 부자감세로 정부 재정은 나날이 악화됐고, 경기침체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한 현실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같은 현실을 여야 대선후보들이 모를 리 없을 겁니다. 이제 20여일 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섭니다. 사회 통합과 경제 성장, 양극화 해소까지... 기대와 우려로 기다려봅니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사천시 항공정비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격려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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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크게 내렸습니다. KDI는 불과 석 달 전인 2월에 1.6% 성장을 예상했었는데요. 그만큼 현재의 국내 경제 상황이 암중하다는 뜻이겠지요. KDI가 오늘 내놓은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보면, 상반기 성장률은 0.3%에 불과했고 하반기에 1.3%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0.8% 성장인데요.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다음 달 차기 정부는 경제위기와 함께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달 시중 은행 등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4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150조 1000억 원인데요. 이 금액은 3월 말보다 4조 8000억 원이나 늘어난 겁니다. 이유는 올해 초 서울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주택거래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부동산 정책의 오판이 전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학습하지 않았습니까.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공조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공조 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는 분야라고 합니다. 요즘 미세먼지 여파로 각 가정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플랙트는 100년이 넘는 회사인데, 데이터센터나 박물관, 도서관, 공항, 대형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공조설비를 공급한 회사라고 합니다. 기후위기와 친환경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는 시기에, 삼성전자의 2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성공할지 두고봐야할 듯 합니다.
물가가 계속 오릅니다. 특히 국민 먹거리인 김밥, 삼겹살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들이 한 달 새 또 올랐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이 3623원입니다. 전달보다 23원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삼겹살 200그램도 2만 276원에서 2만447원으로 171원 올랐고, 삼계탕도 1만 7346원에서 1만 7500원으로 154원 올랐습니다. '평균 값'이 이렇습니다. 서울 웬만한 유명 삼계탕 한 그릇에 2만 원이 넘습니다. '천원 김밥'은 옛말이 됐지만, 물가가 이렇게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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