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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위적이고 정치적으로 조장된 굶주림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인 집단 구금·학대 보고... 식량과 물, 의약품 다시 차단해 인도적 위기 심화

등록 2025.04.28 15:59수정 2025.04.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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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88년 1월 29일 체포되었고, 당시 저는 14살의 어린 소녀였습니다…그들은 저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문했어요. 머리 위로 손을 들고 몇 시간 동안 서 있게 했고, 제가 지쳐서 조금만 움직이면 군화로 제 다리를 걷어찼습니다. 그들이 저를 작은 방에 가두고 밤새 수도꼭지에서 물이 떨어지도록 한 끔찍한 밤을 기억합니다. 심문 중에 제가 계속 그들이 씌우는 혐의를 부인하자, 화가 난 한 이스라엘 병사가 제 귀를 힘껏 때렸고 그렇게 청력의 일부를 잃었습니다. - 아디, <선을 넘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수감자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지원하는 단체 앗다미르(Addameer)에 따르면 2025년 4월 현재 1만 명가량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의 각종 수감 시설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이들 수감자 가운데는 400여 명의 미성년자도 포함됩니다.

국제앰네스티 등에 따르면 2015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서 당시 13세였던 아흐마드 마나스라(Ahmad Manasra)를 체포합니다. 2016년 아흐마드는 살해 미수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아흐마드가 살인하려 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습니다. 올해 4월, 9년 넘게 갇혀 있던 아흐마드는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한 채로 23살의 나이가 되어서야 석방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가운데 약 3,500명은 '행정 구금(Administrative Detention)'된 상태입니다.

행정 구금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혐의를 제기하거나 재판을 거치지 않은 채, 비밀 정보를 근거로 수감자를 무기한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입니다. 수감자와 변호인은 비공개 정보나 증거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 앗다미르

1967년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를 점령한 이후 지금까지, 1백만 명가량의 팔레스타인인이 체포되었습니다. 이는 전체 팔레스타인인 가운데 20%가량이 체포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자 지구, 전쟁과 고문

 서안 지구 나블루스 인근 발라타 난민 캠프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이스라엘 군인이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도망가는 팔레스타인인. 2025.4.9
서안 지구 나블루스 인근 발라타 난민 캠프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이스라엘 군인이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도망가는 팔레스타인인. 2025.4.9 EPA=연합뉴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을 시작한 이후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수가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수감자에 대한 가혹 행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16일 OHCHR(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가자 지구 북부에서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는 팔레스타인인이 집단 구금, 학대, 강제 실종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전해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였고,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됩니다.


12월 12일 아침,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 위치한 카말 아드완 병원을 수일간 포위하고 포격한 끝에 급습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의료진, 환자, 난민을 포함해 대부분이 16~65세 사이의 남성과 소년인 팔레스타인인 1,000~1,200명을 구금했습니다.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장소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NRWA(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도 2024년 4월 16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가자에서 수감된 사람들에 대한 구금 및 학대 의혹'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고, 거기에는 이스라엘에 감금되었다 풀려난 한 41세 남성의 증언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뜨거운 금속 막대기 같은 것 위에 앉게 했고, 그것은 불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항문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군인들은 신발을 신은 채로 제 가슴을 걷어차고, 옆면에 작은 못이 박힌 금속 막대기 같은 것으로 때렸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변기 물을 마시라고 했고, 개들을 풀어 공격하게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성 수감자에게 성적, 심리적 학대를 가하고 있습니다. 위 UNRWA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군인 앞에서 남녀 수감자 모두 알몸으로 벗겨졌으며, 이스라엘 군인은 그 상태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한 34세 여성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습니다.

이동 중에 그들은 우리를 때렸고, 민감한 부위(성기)에 고춧가루를 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남성 군인이 우리의 히잡을 벗기고, 우리를 꼬집고 몸을 더듬었으며 가슴까지 만졌습니다. 우리는 눈이 가려진 채로 그들이 우리 몸을 만지는 걸 느껴야 했습니다. 그들이 만지는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몸을 바짝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년' '-년'이라고 했습니다.

2024년 8월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첼렘(B'Tselem)은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 고문 수용소 네트워크로서의 이스라엘 감옥 시스템'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이 보고서에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에 끌려갔다 풀려난 팔레스타인인 55명의 증언이 담겨있습니다. 가자 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출신의 한 여성(19세)은 이렇게 말합니다.

심문은 한 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대부분의 시간 동안 심문관은 질문을 하기보다는 저에게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는 우리를 더러운 놈들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살아 있을 자격조차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폭격으로 죽은 제 남동생을 저주했고, 가자의 아이들은 모두 몰살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 추방되어야 하고, 우리의 집은 파괴되어야 하며, 우리는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을 쓰레기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얼마나 많은 가자 주민을 어디로 이송하였는지, 또 어떤 가혹 행위를 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스라엘이 모든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인권 단체 등의 수감 시설 방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굶주림과 폭격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 외곽 무와시에 있는 가족 텐트에서 12살의 모하마드 아부 제이드가 식사를 위해 준비된 음식을 맛보고 있다. 2025.4.24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 외곽 무와시에 있는 가족 텐트에서 12살의 모하마드 아부 제이드가 식사를 위해 준비된 음식을 맛보고 있다. 2025.4.24 AP =연합뉴스


지난 1월 19일 하마스-이스라엘 휴전이 시작되었고, 휴전 조건에는 가자 지구로 구호품 반입을 재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3월 2일부터 이스라엘은 식량과 물, 의약품 등의 반입을 전면 차단하고 있습니다.

4월 26일 UNRWA 사무총장 필립 라자리니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가자 지구 어린이들이 구호 식량을 얻기 위해 빈 그릇을 들고 배급소 앞에 몰려 있는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가자의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식량과 다른 생필품의 반입을 계속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이고 정치적으로 조장된 굶주림입니다.

3월 18일에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깨고 가자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재개했습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월 25일 80여 명, 26일 40여 명, 27일 50여 명이 사망했으며, 이로써 3월 18일 이후 누적 사망자는 2천 명이 넘습니다. 같은 기간 약 5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또다시 난민이 되었습니다.

- 평화운동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가자지구 #수감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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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이 있는 곳에 자유가,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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