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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 중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 범인 지목 여성 혐의 부인

"도박사이트 운영 딸 탈취 증거 없다... 600억 추징 파기" 항소심 뒤 사건 '소용돌이'

등록 2025.04.25 15:16수정 2025.04.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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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지방법원.
광주지방법원. 김형호

2021년 경찰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익금 압수 중 벌어진 비트코인 1476개 증발 사건과 관련해 범인으로 지목된 30대 여성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10단독 조용희 판사는 25일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아무개(36)씨 등 7명의 두 번째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씨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아버지(61·별건 수감 중)와 공모해 국외에서 비트코인을 매개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 들인 수익금에 대한 압수 절차를 여러 날에 걸쳐 진행 중이었다.

이때 이씨 명의 블록체인 지갑엔 비트코인 1798개가 있었는데, 다량의 코인 전송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이용해 그녀가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씨는 2021~2022년 사이 두 차례에 걸쳐 "당시 수사 경찰관 7명이 비트코인을 탈취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정을 넣고 수사를 촉구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탈취 범인은 이씨"라며 경찰관 무고 혐의도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이날 이씨 측은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장 물음에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압수 절차 중에 사라진 비트코인을 가져간 것은 자신이 아니며, 이 사건 수사 경찰관들을 탈취범으로 지목하며 검찰에 수사를 촉구한 것 또한 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씨 부친 측은 문제의 비트코인 도박사이트에 대해 "도박장이 아닌 마진거래 사이트다"며 도박공간 개설 혐의를 부인했다.


딸 이씨가 먼저 이 사건 도박공간 개설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 상고심에서 도박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투고 있으므로 대법원 판단을 지켜보자는 주장도 했다.

딸 이씨 2심 재판부 "비트코인 탈취 증거 없다" 600억 추징 파기 뒤 사건 '소용돌이'

 비트코인을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의 엇박자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을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의 엇박자가 발생했다. pexels

비트코인 증발사건은 지난해 2월 도박공간 개설 혐의로 앞서 기소됐던 딸 이씨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탈취된 비트코인에 해당하는 추징금을 부과한 1심 판단을 뒤집으면서 소용돌이쳤다.

1심 재판부는 압수 절차 중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대해서도 딸 이씨 책임을 인정하고 변론종결 당시 시세 기준 600억 원대의 추징금을 이씨에게 부과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딸 이씨가 연루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압수 중 사라진 비트코인 관련 추징 책임을 부과했던 1심 판결을 깨버렸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딸 이씨는 1·2심에서는 모두 도박공간 개설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수 백억 원대 추징금 부과를 취소한 항소심 판결이 나온 뒤, 뒤늦게 수사에 나서 지난해 12월 30일 딸 이씨를 비트코인 탈취 혐의와 경찰관 무고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부친 이씨와 나머지 공범 5명의 경우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기소됐으나 사건이 병합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6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열린다.

도박 자금세탁에 사건브로커 연루, 수사 기밀 유출 정황... 관련 수사 '올스톱'

 검찰에 구속된 ‘사건 브로커’ A(62·사진)씨는 자신의 SNS에 고위 경찰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시해왔으나 최근 돌연 사진을 삭제했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경 관계자들은 대체로 골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해왔다. 2023. 8. 17
검찰에 구속된 ‘사건 브로커’ A(62·사진)씨는 자신의 SNS에 고위 경찰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시해왔으나 최근 돌연 사진을 삭제했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경 관계자들은 대체로 골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지속해왔다. 2023. 8. 17 독자 제공

한편 이씨 부녀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비트코인을 환전하는 작업에는 2023~2024년 광주·전남지역 정관계를 뒤흔든 형사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4·수감 중)씨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성씨는 경찰관 승진 인사 비리와 코인 사기 혐의로 검경에 쫓기던 피의자 측으로부터 수사기관 로비 자금 명목으로 18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성씨는 수감되기 전엔 도박 사이트 운영자 이씨 부녀 측 자금 세탁을 돕는가 하면, 이씨 부녀의 범행을 파헤치는 경찰의 수사 정보를 입수해 알려주는 등 비호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지검은 지난해 4월 브로커 성씨를 통한 이씨 부녀 수사 정보 유출에 경찰관이 연루됐다는 단서를 잡고 광주경찰청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이후 관련 수사는 중단됐다.

[관련기사]
압수 중 사라진 '1천억대 코인'...법원 "증거 없이 추징 못해" https://omn.kr/27eur
[단독] 검찰, '도박사이트' 수사정보 유출 의혹 광주경찰 압수수색 https://omn.kr/289n9
'검경 사건 브로커' 연속보도 https://omn.kr/26mgy
#비트코인 #도박사이트 #추징금 #압수수색 #광주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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