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의 얼굴에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조정훈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한 날, 시민단체들은 홍 시장의 사진에 소금을 뿌리며 "Bye Bye~(바이 바이~)"를 외쳤다. 반면 홍 시장 지지자들은 현수막을 들고 응원했다.
홍 시장 퇴임식이 열리기 전인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는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 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의 2년 8개월 대구시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홍 시장의 임기 동안 불통행정·반인권·반민주·반시민적 행정의 연속이었다"며 "그동안의 행적에 대한 반성도 없을 뿐 아니라 대통령 후보의 자격도 없다는 것이 우리 지역 시민사회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라는 자신의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대구를 헌신짝처럼 버려둔 채 떠나간다는 사실에 탄식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제는 후안무치하고 철면피 같은 사람이 망쳐놓은 대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사람이 얼마나 시를 망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
▲ 대구 떠나는 홍준표... 소금 뿌리는 대구시민들 [현장영상] ⓒ 조정훈
이들 단체는 부채 감축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예산 삭감과 각종 위원회 폐지 등으로 민주적 거버넌스가 무너진 점, 각종 주민참여제도를 무시하고 지방자치의 근본 훼손, 생태환경 훼손 등을 들며 "한 사람이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라고 홍 시장을 비판했다.
또 경찰과 법원도 보장해온 퀴어축제를 공무원을 동원해 막아서는 반인권적 행정과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폐지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요금 인상, 장애인 가족의 사회적 참사 방치, 제2 대구의료원 설립 취소 등의 사례를 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관심조자 없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양성평등기금 폐지와 성평등 정책 퇴행,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와 고소·고발,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고소하는 등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 '군대만 동원하지 않았을 뿐 독재와 다를 바 없었다'라고 규정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11일 오전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시장의 사진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
조정훈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홍 시장은 전 시장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이룬 신청사 이전과 취수원 이전,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하지 않겠다면서 갈등만 야기했다"며 "이제 홍준표와의 굿바이는 낡은 정치의 종말임을 선언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정권에서 스스로 거수기임을 자임한 대구시의회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받기 전에 이제라도 대구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해 시정을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주문했다.
이건희 대구경북대학생시국회의 대표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탄핵 기각을 예측한다면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던 홍 시장이 결국 윤석열이 파면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사표를 던지고 대구를 떠난다"라고 짚었다. 이어 "본인이 벌여놓은 대형 사업들과 시정은 버려둔 채 도대체 어디를 간단 말인가"라며 "더는 대구를 마음 편하게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는 당신의 정치적 둥지로 여기지 말라"고 비판했다.
"잘 가라 홍준표, 대구 민주주의 회복하자"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홍준표가 재임했던 3년 동안 지역총생산은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고 자영업 폐업률은 전국 최고가 됐다"며 "경제를 좀 살리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했던 시민들은 홍준표에게 등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명태균 게이트에 홍 시장은 이제까지 거짓말로 얼버무려 왔지만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홍 시장이야말로 명태균 게이트의 몸통으로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홍 시장의 사진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잘 가라 홍준표, 대구 민주주의 회복하자"고 외쳤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대구시장에서 사퇴한 가운데 퇴임식이 열린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홍 시장 지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조정훈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홍준표 시장을 지지하는 일부 지지자들은 시민단체 회원들을 향해 소금을 뿌리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이 막아서자 건너편에서 홍 시장의 사진이 들어간 현수막을 들고 "당랑의 꿈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당랑의 꿈'은 2018년에 나온 홍준표 시장의 책으로, 여기서 당랑은 사마귀로, 제나라 장공의 고사 '당랑거철'에 등장하는 사마귀다. 용기와 기백을 지닌 이를 지칭한다.
한편 대구시는 오전 11시부터 열리는 홍 시장의 퇴임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퇴임식은 당초 공개하기로 했으나 대구시는 홍 시장의 지시로 전날 저녁 급하게 비공개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을 사퇴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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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홍준표 대구시장 퇴임식에 소금 뿌린 시민들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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