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급여 수급자도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할 수 있어야"

[르포] 76만 원의 딜레마: "노인일자리에 지원할 기회를..." ③

등록 2025.03.31 15:27수정 2025.03.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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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급여 수급 노인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에서 원천 배제되어 왔다. 일을 하면 급여가 깎이고 일을 안 하면 최저 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 이들에게 공공형 노인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를 그들의 삶에서 찾아보고자 한다.[기자말]
정부, 이중수혜에 대한 우려와 그 진실

그래픽8 보건복지부,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 6.42%로 역대 최대 인상」, 기초생활보장과, 2024.07.25.
▲그래픽8 보건복지부,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 6.42%로 역대 최대 인상」, 기초생활보장과, 2024.07.25.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5년부터 근로소득 20만 원 공제의 혜택을 통해 노인의 경제 활동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펴왔다.

서울시 모 구립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공익형 일자리 참여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되, 생계급여를 받지 않는 대상자로 선정해 소득을 보완한다"라며 제도의 운용 방침을 설명했다.

정부는 노인일자리 규모를 작년 대비 6.8만 개 확대하고 예산을 2조 1847억 원으로 증액하는 등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노인들에게 일자리 혜택을 주기 위해 생계급여 수급자는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일례로, 2025년 중위소득을 6.42% 인상하는 등 수혜의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9 보도자료 재가공 보건복지부. (2024).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 6.42%로 역대 최대 인상
▲그래픽9 보도자료 재가공 보건복지부. (2024).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 6.42%로 역대 최대 인상 이효령

올해부터 직역연금 수급자(공무원, 군인 등)에게는 공공형 일자리 참여가 허용되는 반면, 생계급여 수급자는 여전히 참여가 불가하다. 이는 사회적 역할과 자립을 지원해야 할 노인일자리 제도가 오히려 가장 취약한 계층을 배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중 수혜와 소득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만약 생계급여 산정에서 공익형 일자리 소득이 제외될 경우, 노인 일자리에 참여한 생계급여 수급자가 비수급자보다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의 상당수는 체력적 한계나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근로 시간이 제한적이다. 게다가 단순히 29만 원의 공익형 일자리 참여 대상을 확대한다고 해서 수급자(중위소득 32% 이하)가 비수급자보다 더 높은 소득을 벌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도 종류가 여러 가지예요. 여러 가지인데 제일 많은 거는 공익형이거든요. 지금 100만여 개 되는데 현실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 그러니까 생계급여 수급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역시 공익형 일자리입니다."


지난 1월 21일 인터뷰한 복지전문가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계급여 수급자들에게도 공익형 일자리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이 공공형 일자리에 참여한다면 소득이 약 30만 원 정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제도적 한계로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6 서울시복지재단 대표 및 사회복지학과 남기철 교수 연구실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6 서울시복지재단 대표 및 사회복지학과 남기철 교수 연구실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지혜

또한, "생계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고 해서 현재 100만 명 규모의 참여자가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나는 상황도 아닐 것이다. 여러 (현실적인)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노인 일자리 사업, 특히 공익형 일자리의 경우는 단순히 돈을 버는 일자리가 아닌 사회 참여 활동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공익형 일자리를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정의한다.

공익형 노인일자리는 봉사활동 성격을 가진 사업임에도, 생계급여 수급자는 면접조차 볼 수 없다. 기회는 모든 노인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는 여전히 높은 벽으로 남아 있다.

"(생계급여 수급자를) 원천 배제하는 건 너무 사회적 배제가 아닌가…"

76만 원 딜레마를 깰 수 있도록

남 교수는 OECD 노인빈곤율 1위인 상황에서 당분간 더 많은 노인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순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제안한다.

"(건강 상태가) 조금 비슷한 어르신들도 노인일자리 사업하는 어르신과 안 하는 어르신 보면 이쪽(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이 더 건강해져요. 정기적인 활동을 하니까."

국민연금이 1988년부터 시작되었다 보니, 고령으로 가입을 하지 못하거나 가입 기간이 짧아 연금을 적게 받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기초연금은 생계급여와 중복 수혜가 안 되는 상황이라, 29만 원의 공익형 노인일자리가 빈곤 노인의 자립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공익형 노인일자리는 단순히 소득을 얻는 수단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 생계급여 삭감 없이 공익형 일자리 참여를 허용한다면, 빈곤 노인들이 경제적 자립과 함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7 취재 중에 받은 자두 사탕
▲사진7 취재 중에 받은 자두 사탕 이효령

독서실 같이 좁은 책상에서 빠르게 식사를 마친 한 노인. 짐을 정리하며 자두 사탕 하나를 건넸다. 봉사자에게 사탕 한 알을 건네는 그 손은 우리가 빈곤
노인에게 관심을 가져 잡아야 하는 손이다.

하지만 노인들의 손을 놓아버린 채, 생계급여 수급자들이 노인일자리에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한계 속에서 빈곤 노인들은 더욱 고립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생계급여 수급 노인들에게 추가 소득 획득의 기회를 넘어 삶의 활력을 부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생계급여와 노인일자리사업이 빈곤 노인의 삶에 상호 보완되도록 정책적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관련 기사]
1편 한 끼 먹고 하루 버티는 노인들... 선뜻 일 구하지 못하는 이유
2편 노인일자리에 배제되는 노인들

#생계급여 #공공형노인일자리 #노인 #무료급식소 #노인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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