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이, 존엄하게 ‘잘 죽기’ 위해 ‘잘 살기’의 고민도 더 깊어진다.
김은경
2024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4.43세로 여성은 87.2세, 남성은 81.32세라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작년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이 90.7세, 남성 86.3세로 여성의 경우 처음으로 90세를 돌파했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러니 이른바 '백세시대'를 넘어 인간의 최대 수명이 금세기 안에 130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나온다는 것도 허황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이런 '장수' 이슈에 기대나 소망 같은 호의적인 반응보다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는 거다. "헐, 말도 안 돼. 난 아니야!", "으악, 진짜 싫어!", "와, 정말 그렇게 되는 거 아니야? 무섭다, 무서워", "말만 들어도 끔찍해!"
영생이나 장수가 인간의 염원처럼 취급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지인' 장수를 누리기엔 따라와야 할 조건도 많고, 삶도 녹록지 않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아는 나이라서일까. 저마다 손을 내저으며 눈살을 찌푸린다.
<가디언> 기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버크먼은 <뉴필로소퍼> 9호에서 '인생은 너무 짧다'라는 에세이를 통해 인간의 평균 수명이 약 4,000주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후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게 되었다"라고 한 바 있다.
1년은 52주! 통계청의 평균 기대수명인 약 84세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약 4,368주다. 기대수명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니 나의 경우는 이미 써 버린 시간을 제외하면 약 1,600주 정도 남은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도 "이전과 같은 삶"을 살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몽테뉴는 "철학한다는 것은 어떻게 죽을지를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살다가 깨끗하게" 가는 것에 관한 저마다의 바람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다.
죽음이라는 미래를 생각하면 자연히 삶이라는 현재에 눈이 가고, 그렇게 나의 '지금'을 살피다 보면 현타와 성찰이 뒤따르기 마련인가 보다. 막 살고 잘 죽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이고 터무니없는 일이긴 하다.
누구나 난생처음 겪는 일이니 공부할 수밖에 없고,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아주 큰코다칠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이런 공부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겨울, 스산한 산책길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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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비혼들의 대화에서 자주 나오는 단골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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