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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대심도 터널 경이로운 속도, 이용 꿀팁 알려드립니다

이동 시간, 안전대책, 환승 동선 등 알고 타면 편리한 GTX-A... 깊은 지하 승강장은 과제

등록 2025.01.02 10:56수정 2025.01.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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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50m 대심도를 달리는 GTX-A 열차.
지하 50m 대심도를 달리는 GTX-A 열차. 고양신문

지난달 28일 개통한 GTX-A 철도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이동의 경험을 이용객들에게 안겨줬다. 고양시 서쪽에 자리한 킨텍스역을 출발해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역까지 단 16분 만에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은 직접 탑승해보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 얘기였다. 때문에 GTX-A 객차 안에서는 인증샷을 찍거나,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안내 화면을 보거나, 동승자와 감탄 섞인 대화를 나누는 승객들의 모습을 한동안 보게 될 것 같다. '교통혁명의 신호탄'이라는 홍보가 과장이 아닌 셈이다.

직선형 지하 터널, 최고시속 180km... 16층 아파트만큼 내려가야 열차 탑승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 준 물리적 기반은 바로 GTX가 지하 50m 이상의 대심도(大深度)에 터널을 뚫고 달리는 열차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공사비를 감내하며 GTX를 대심도에 건설한 이유는 자명하다. 기존 도심의 건물이나 관로 등 기반시설과의 충돌을 회피하며 도심구간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현행 건축법상 지상 건축물이나 시설의 지하 한계심도는 40m를 넘지 못한다.

때문에 기존 건물에 대한 보상비 등을 고려하면 모든 인공적 시설물과의 충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지하 50m 대심도에 GTX 터널을 시공하는 게 오히려 경제적이었다. 아울러 회피할 장애물이 없는 대심도 터널구조는 결과적으로 철로 직선화를 가능케 했고, 덕분에 최고속도 시속 180㎞라는 꿈의 속도가 현실이 됐다.

 GTX-A 열차의 객실.
GTX-A 열차의 객실. 고양신문

하지만 불편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철로가 지하 50m, 건물로 치면 16층 아파트와 맞먹는 깊이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도 같은 깊이에 놓여야 했다. 대심도 역사는 여러 가지 과제를 던졌다.

어떻게 하면 이용객들을 최단 시간에 지하 8~9층 승차위치까지 이동시킬 것인가? 안전대책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각 역마다 서로 다른 환경의 환승 동선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각 역의 구조 설계를 하는 게 터널을 뚫는 일만큼이나 힘들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GTX-A 킨텍스역과 대곡역을 중심으로 그 고민의 결과물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각 역마다 완전히 다른 구조... '안내도' 미리 꼼꼼히 살펴야


수도권 전철역 대합실에 게시된 종합안내판에는 주변지역 지도와 함께 해당 역사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그려놓은 '역 안내도'가 어김없이 부착돼 있다. 이 그림을 보면 GTX 역사가 기존 전철역에 비해 얼마나 복잡한 구조로 설계됐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일례로 일반 지하철역인 주엽역의 안내도를 보면, 지상에서 내려가면 지하 1층에 대합실이 나오고, 지하 2층에 승강장이 나오는 단순한 구조다.

하지만 GTX 역의 구조는 층수부터가 제각각이다. 킨텍스역의 경우 지하 1층에 개찰구가 있는 상부 대합실이 있고, 지하 6층에 하부 대합실이 있고, 승강장은 지하 7층이다. 반면 대곡역과 연신내역은 지하 8층, 운정중앙역은 지하 9층까지 내려가야 승강장을 만날 수 있다.


 복잡한 역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표현한 킨텍스역 안내도.
복잡한 역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표현한 킨텍스역 안내도. 고양신문

층수만 다른 게 아니라, 각 층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위치와 구조도 제각각이다. 지상층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만 이용해 내려가려면 운정중앙역은 8번, 대곡역은 7번의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하지만, 장거리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킨텍스역은 5번만 타면 되는 구조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동선 역시 역마다 위치와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우선 엘리베이터는 지상과 상층대합실, 또는 하층대합실과 승강장 사이 1~2개 층을 오르내리는 일반 엘리베이터가 있고, 상층 대합실에서 하층 대합실까지를 곧바로 연결해주는 고속 엘리베이터가 있다.

안내도의 또 한 가지 중요한 기능은 화재나 사고 등 뜻하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안전시설과 대피경로가 상세히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주 이용하게 될 GTX역이라면 한번쯤 안내도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역의 구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위치, 긴급대피로 등을 미리 숙지하는 게 좋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곡역 종합안내판에는 안내도가 들어가야 할 자리가 아직 빈 채로 있다.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 기존 3개 노선에 새로 추가된 GTX-A, 여기에 1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교외선까지, 무려 5개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의 구조를 한 화면에 담아내는 그림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모양이다. 이 복잡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낼지, 조만간 등장하게 될 대곡역 안내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선과 비상대피로를 간결하게 표현한 킨텍스역 약식 안내도.
동선과 비상대피로를 간결하게 표현한 킨텍스역 약식 안내도.고양신문

에스컬레이터보다 2~3분 단축... 기다리더라도 '엘리베이터'가 답

GTX역 대합실에 처음 들어선 이용객들은 대개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역사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이동 약자들을 위한 시설이었기 때문에, 몸에 밴 습관에 따라 눈에 띄는 곳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배치된 안내원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라는 안내를 반복하며 승객들의 동선을 고속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유도한다. 두말할 것 없이 휠씬 빠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에스컬레이터는 최소 5번, 최대 8번을 갈아타야만 지하 깊은 곳 승강장에 도착한다. 깊이 내려간다고 해서 속도를 높일 수도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도대체 얼마나 더 가는 거야?'를 되뇌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반면 에스컬레이터는 5개 층, 내지 7개 층을 단번에 연결해준다. 그것도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말이다. 때문에 숫자판 표기가 'B1'에서 'B7'로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GTX가 선사해주는 또 하나의 신선한 놀라움이다.

 승강장 곳곳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탈 것인가? 좀 더 걸어가 고속 엘리베이터를 탈 것인가? 시간을 아끼려면 정답은 고속 엘리베이터다.
승강장 곳곳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탈 것인가? 좀 더 걸어가 고속 엘리베이터를 탈 것인가? 시간을 아끼려면 정답은 고속 엘리베이터다. 고양신문

실제 시간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스마트폰 스톱워치 기능을 이용해 직접 측정해봤다. 킨텍스역 6-3 승강장에서 하차한 후 에스컬레이터만을 이용해 개찰구까지 도착하기까지는 4분 25초가 걸렸다. 이번에는 동일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지하 6층 대합실에서 지하1층 대합실까지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개찰구 앞에 다다랐다. 2분 22초, 2분 가까이 단축됐다.

대곡역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해봤다. 7번을 갈아타야 하는 대곡역의 에스컬레이터 동선은 무려 5분28초가 걸린 반면, 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2분24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곡역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에스컬레이터보다 무려 3분이나 빠른 셈이다.

 고속 엘리베이터는 한 번에 20명의 이용객을 빠른 속도로 이동시켜준다.
고속 엘리베이터는 한 번에 20명의 이용객을 빠른 속도로 이동시켜준다. 고양신문

물론 소요시간 측정은 다른 이용객들이 많지 않은 낮 시간대에 진행됐다. 이용객이 일시에 몰리는 출퇴근시간대라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추가될 거라는 얘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고속 엘리베이터가 에스컬레이터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 같다. 고속 엘리베이터에는 한 번에 20명이 동시 탑승할 수 있는데 킨텍스역에는 6대, 대곡역에는 8대가 가동 중이라 러시아워에도 속도감 있게 이용객들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위치를 찾기 위해서는 바닥에 그려진 에스컬레이터, 또는 엘리베이터 표시선을 따라가야 한다. 단, 표시선의 색깔은 역마다 다르다. 환승역이 아닌 킨텍스역은 각각 파란색과 녹색으로 그려놓았지만, 환승역인 대곡역은 무채색인 회색 선으로 유도해놓았다. 상징색이 하늘색인 경의중앙선, 연두색인 서해선 환승 유도선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소화전·대피로 승강장에 집중 설치... 대합실에 각종 인명구조장비 갖춰

 승강장 양쪽 끝에 있는 특별피난계단. 평소에는 잠겨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이 개방된다.
승강장 양쪽 끝에 있는 특별피난계단. 평소에는 잠겨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이 개방된다.고양신문

이번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한 안전설비, 그리고 장애인이나 노약자, 유아차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이동시설을 살펴보자.

안전시설이 집중된 곳은 아무래도 승강장이다. 우선 승강장에서 불시의 재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최단대피경로, 특별피난경로, 터널대피경로 등을 마련해놓았다. 승강장 양쪽 끝에 마련된 피난계단의 경우, 평소에는 출입문에 잠금장치가 되어 있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려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킨텍스역의 경우 승강장 양쪽에 6개의 소화기와 11개의 소화전을 설치했고, 손이 닿기 쉬운 곳에는 휴대용비상조명등과 투척용소화용구를 배치해 누구든지 화재의 초기 진화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상부와 하부 대합실에 공기호흡기, 자동제세동기, 인명구조기구함 등을 적절히 배치해 놓았다. 비상대피경로와 소방시설, 응급구조설비 역시 역 안내도에 상세한 위치가 표시돼 있다.

 승강장 곳곳에는 소화전, 소화기, 비상용 조명등이 설치돼 있다.
승강장 곳곳에는 소화전, 소화기, 비상용 조명등이 설치돼 있다. 고양신문

교통약자를 위한 가장 확실한 이동 시설은 엘리베이터다. 앞서 언급했듯, GTX 역에는 대심도 연결을 위한 고속 엘리베이터와 함께, 가까운 층을 연결하는 일반 엘리베이터가 공존한다. 따라서 지상층부터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만을 이용해 이동이 가능하다.

킨텍스역의 경우 일반 엘리베이터 2번, 고속 엘리베이터 1번을 이용하면 승강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다. 대합실이 지상층에 있는 대곡역의 경우는 일반 엘리베이터 1번, 고속 엘리베이터 1번으로 동선이 더 단순해진다. 다만, 역사 전체의 규모가 워낙 크고 구조가 복잡한 만큼, 이동약자들이 한 번에 최단 동선의 방향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 표시를 더 눈에 띄게 개선하면 좋을 것 같다.

3~5개 노선 교차, 복잡한 환승 동선... 대곡역에서의 환승, 5분 이상 소요

GTX-A 정차역 선정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의 거점이 되는 지점에만 정차역을 배정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역들이 환승역이거나, 향후 환승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역들이다. 이번에 개통한 GTX-A 2단계 노선 5개 역 중 대곡역과 연신내역, 서울역이 최소 3개 이상의 열차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다.

 GTX-A 대곡역 투시도. 지상 2층 대합실에서 일산선, 경의중앙선, 서해선과 환승하도록 동선을 연결했다.
GTX-A 대곡역 투시도. 지상 2층 대합실에서 일산선, 경의중앙선, 서해선과 환승하도록 동선을 연결했다. 고양신문

앞서 살펴보았듯 대곡역에는 일산선(3호선) 전철이 지상 위에 솟은 고가철로를 지나고, 지상에는 경의중앙선과 서해선이 평행선을 이루며 달리고, 1월 중 개통이 예고된 교외선이 동북쪽 방향에서 달려와 경의중앙선 라인에 합류한다.

이처럼 복잡한 지상 철로 아래로 GTX-A가 관통한다. 이러한 역 구조의 특성을 감안해 GTX-A 대곡역은 다른 역들과 달리 지상 1층 대합실에 개찰구를 두고, 지상 2층 대합실에서 다른 열차들과 환승할 수 있도록 동선을 연결했다. 또한 지하에서 올라온 고속 엘리베이터도 다른 역들과 달리 지상 1층과 2층, 두 층에 모두 정차한다.

하지만 대곡역은 각각의 노선들이 시기를 달리해 개통하는 바람에 역 전체의 환승 동선이 효율적으로 설계되지는 못했다. 환승 동선의 소요시간을 측정해보니 GTX-A 승강장에서 출발해 지하철 3호선 승강장까지는 4분30초, 경의중앙선 승강장까지는 5분20초가 걸렸다(※고속 엘리베이터 이용, 평일 낮 기준).

연신내역에서는 3호선과 6호선 전철을 환승할 수 있는데, 역 구조도를 보면 지하 1층에 3호선 대합실, 지하 4층에 6호선 대합실, 지하 7층에 GTA-A 대합실까지 3개 철도 노선이 수직으로 중첩돼 있다. 또한 서울역에서는 1호선, 4호선 전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을 환승할 수 있는데, 노선이 많은 만큼 환승 구조와 동선도 매우 복잡하다. GTX-A를 이용한 환승이 처음이라면,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넌다는 심정으로 이정표와 안내도를 차분히 살펴보며 이동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GTX-A 서울역 대합실에 그려진 환승 안내선.
GTX-A 서울역 대합실에 그려진 환승 안내선.고양신문

 GTX-A 서울역 투시도.
GTX-A 서울역 투시도.고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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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킨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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